모두가 반기진 않았다… ‘학식먹자 이준석’ 전남대학교 행보
“213명 신청했지만, 식당 분위기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정치인 방문보다 대자보 철거가 더 이슈였다”
“정치인 방문보다 대자보 철거가 더 이슈였다”
![]() 전남대학교 광주캠퍼스 용봉마루 제1학생회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 이준석 후보의 모습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기억’> |
“본래 화요일은 학생식당에 사람이 많은 날입니다. 이준석 후보가 온다고 해서 특별히 인파가 몰리거나 환호가 일어난 것은 아니었어요. 평소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난 20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전남대학교 제1학생회관 학생식당을 찾았다.
‘학식먹자 이준석’ 플랫폼을 통해 전남대를 방문한 것으로 해당 플랫폼은 대학생들이 정치인을 초청해 학식을 함께하며 정책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초청 인원이 많은 캠퍼스부터 순차적으로 방문이 이루어지며 전남대학교는 총 213명의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신청자 수와는 다르게 전남대 내부의 분위기는 일방적인 환영과 거리가 있었다. 이 후보를 초청한 일부 학생들을 제외한 다수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이 후보는 오전 11시 10분경 짧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제1학생회관 식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학생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청년 민심을 청취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전남대 특수교육과 신우준(22) 씨는 “자유로운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어디서 섭외한 사람들인지 모르겠지만 이준석 후보 측에서 미리 질문할 학생을 정해놓은 것처럼 보였다. 또 경호원들이 주변 통제를 심하게 해 상황을 제대로 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후보 방문을 두고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이 지방 거점 국립대를 찾는 전형적인 일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남대 철학과에 재학 중인 A씨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지지 기반이 약하니 ‘청년 정치인’이라는 슬로건으로 청년층에게 어필하려고 전남대에 온 것 같다”며 “(이 후보의) 공약이 빈약하다고 느껴 방문 사실을 알고도 굳이 찾아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들의 반응도 미온적이었다.
제1학생회관 식당을 운영하는 김영규(62)씨는 “작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한산한 편이었다”며 “정치인들이 종종 들르는 곳이라 올해도 그냥 또 누가 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은 누가 온다고 미리 전달이 되는데 이번엔 너무 갑작스러워 당황스러웠다”면서도 “정말 조용한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간 수업을 듣고 있던 학생들 사이에서도 ‘왜 굳이 이곳을 찾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전남대 국제학부 영어학과 조소라(25)씨는 “11시 30분쯤 인문대 1호관에서 수업 중이었는데 (이 후보의)방문 소식이 다소 뜬금없게 느껴졌다”며 “커뮤니티 앱을 통해 소식을 접하긴 했지만 주변에 (이 후보를)직접 보러 가는 친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자율적인 의견 교환을 목표로 한다는 ‘학식먹자 이준석’ 프로그램의 취지와 달리 식당 앞 분위기는 이와 상반된 모습이었다.
행사 당일 식당 앞에는 ‘경축, 윤석열 파면’이라는 대자보와 함께 ‘이준석, 당신은 혐오의 이름이다’라는 문구의 대자보가 나란히 붙어 있었으나 다음날인 21일 현장을 찾았을 때는 모두 철거된 상태였다.
학생회관 앞에서 청소를 하던 김순덕(63)씨는 “이준석 후보를 좋아하지 않아 대자보를 떼려는 사람이 있으면 필사적으로 말렸지만 이 후보가 도착하기 전 학교 담당자와 한 학생 사이에 실랑이가 있었고 대자보는 결국 떼어졌다”고 전했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후보 측의 취지와는 달리 현장은 다소 어색한 공기와 거리감이 흐르고 있었다.
한편 일부 학생들은 청년 정치에 대한 관심을 넘어 실질적인 정책 방향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남대학교 한문고전번역협동과정 대학원생 B씨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정말 청년을 생각한다면 인문계를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며 “자본의 흐름이 문화나 과학 쪽에 치우쳐 있다고 해도 인문계는 한국의 정신적 기반인데 너무 소외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글·사진 = 정경선 인턴기자 redvelvet2761@naver.com
지난 20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전남대학교 제1학생회관 학생식당을 찾았다.
‘학식먹자 이준석’ 플랫폼을 통해 전남대를 방문한 것으로 해당 플랫폼은 대학생들이 정치인을 초청해 학식을 함께하며 정책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후보는 오전 11시 10분경 짧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제1학생회관 식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학생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청년 민심을 청취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였다.
후보 방문을 두고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이 지방 거점 국립대를 찾는 전형적인 일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남대 철학과에 재학 중인 A씨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지지 기반이 약하니 ‘청년 정치인’이라는 슬로건으로 청년층에게 어필하려고 전남대에 온 것 같다”며 “(이 후보의) 공약이 빈약하다고 느껴 방문 사실을 알고도 굳이 찾아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 이준석 후보가 20일 방문했던 제1학생회관의 모습 |
제1학생회관 식당을 운영하는 김영규(62)씨는 “작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한산한 편이었다”며 “정치인들이 종종 들르는 곳이라 올해도 그냥 또 누가 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은 누가 온다고 미리 전달이 되는데 이번엔 너무 갑작스러워 당황스러웠다”면서도 “정말 조용한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간 수업을 듣고 있던 학생들 사이에서도 ‘왜 굳이 이곳을 찾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전남대 국제학부 영어학과 조소라(25)씨는 “11시 30분쯤 인문대 1호관에서 수업 중이었는데 (이 후보의)방문 소식이 다소 뜬금없게 느껴졌다”며 “커뮤니티 앱을 통해 소식을 접하긴 했지만 주변에 (이 후보를)직접 보러 가는 친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자율적인 의견 교환을 목표로 한다는 ‘학식먹자 이준석’ 프로그램의 취지와 달리 식당 앞 분위기는 이와 상반된 모습이었다.
행사 당일 식당 앞에는 ‘경축, 윤석열 파면’이라는 대자보와 함께 ‘이준석, 당신은 혐오의 이름이다’라는 문구의 대자보가 나란히 붙어 있었으나 다음날인 21일 현장을 찾았을 때는 모두 철거된 상태였다.
![]() ‘경축, 윤석열 파면’ 대자보 옆 찢겨진 대자보들의 흔적 |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후보 측의 취지와는 달리 현장은 다소 어색한 공기와 거리감이 흐르고 있었다.
한편 일부 학생들은 청년 정치에 대한 관심을 넘어 실질적인 정책 방향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남대학교 한문고전번역협동과정 대학원생 B씨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정말 청년을 생각한다면 인문계를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며 “자본의 흐름이 문화나 과학 쪽에 치우쳐 있다고 해도 인문계는 한국의 정신적 기반인데 너무 소외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글·사진 = 정경선 인턴기자 redvelvet276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