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농협…벼 공동육묘장 운영
2025년까지 3차례 증설 과정
올 500농가 15만여 종묘 공급
찹쌀·가루쌀 육묘 공급 영역 확대
농업의 변화와 혁신 농협이 이끈다
5 영농 경영비 절감
2025년 05월 21일(수) 20:35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이 공동육묘장 내 육묘온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
국민 한 명이 먹는 하루 쌀 소비량은 152.9g(2024년).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지면서 즉석밥(210g) 한 개도 하루에 먹지 않는 수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래도 여전히 밥에 진심이고 ‘밥심’으로 사는 게 한국인이다. “밥은 하늘”이라고도 했다.

파종부터 수확·생산까지 무려 88번(米)의 농민 손이 들어가야 식탁에 오른다는 게 쌀이라고 하지 않은가. 한 해 농사이니 종자도 좋은 것을 쓰고 싶고 제대로 키워내 모내기를 하고 싶은 게 농민들 심정이다.

그런데, 우리 농촌은 88번의 손길을 줄 농민이 없다. 농번기철마다 농촌은 일손 부족으로 허덕인다. 일할 젊은이는 도심으로 떠나고 머물러 있는 농민들은 고령화가 심각하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이라도 쓰려는데, 인건비는 매년 올라 애를 먹는다.

농민들이 모판을 만들고 흙을 담아 볍씨를 뿌린 뒤 싹을 틔워 12~13㎝가량 키워내 논에다가 모내기를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지난해 보성지역 배 재배면적은 6870㏊로, 전남에서 7번째로 많았다.

이 같은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보성농협이 지난 2021년 보성군 보성읍에 벼 공동육묘장을 조성했다.

보성농협은 지난 2023년까지 2차례의 증설 과정을 거쳐 6553㎡(1982평)의 부지에 3개 온실(2305㎡)과 발아동(130.5㎡), 작업동(218.5㎡)을 갖췄다. 사흘 간 발화시켜 싹 트윈 볍씨를 물을 뿌려주면서 튼튼하게 자라도록 경화 작업을 거쳐 키워내 논에 공급하는 게 보성농협 육묘장 역할이다.

“좋은 종자를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키워내 싹을 틔워 이앙 가능한 모로 키워내 공급하죠. 모판 제작 과정에서 병해충 예방을 위한 약제도 뿌려주는 서비스도 해주니 농민들이 좋아하죠.”

문병완 조합장은 농협이 농민들 노동력을 덜어주는데다, 우량 육묘로 수확량도 늘어나니 인기가 좋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문 조합장은 농협RPC전국협의회 회장이기도 하다.

4년 전만 해도 106개 농가에 2만 1177개 모판을 공급했지만 2년 만인 지난 2023년 350개 농가에 10만 4000개 모판을 보급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올해는 500농가에 무려 15만 1000개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농번기 철만 되면 바쁘다. 임정모 상임이사는 “4명의 직원들과 일용직을 포함해 20여명이 오전 7시부터 휴일 없이 모판을 날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찾았을 때도 농가에 공급할 모판이 육묘장에 가득 채워져 있었다.

수요가 늘면서 올해 2188평의 토지를 추가로 구입해 온실(660㎡)과 모를 튼튼하게 키워낼 경화장을 늘리는 계획도 진행중이다. 지금까지 시설 비용만 44억 2400만원이 들었다. 이렇게되면 1만 3785㎡(4170평)의 부지에 4개 온실과 발아동 등 5개 건물(3314㎡) 규모로 안정적 생산 기반을 갖추게 된다는 게 문 조합장 설명이다.

지역특산물인 보성 ‘웅치 올벼쌀’을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면서 쌀 소비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찹쌀, 가루쌀 육묘로도 공급 영역을 확대했다.

웅치 올벼쌀은 찰벼만을 사용, 전통방식의 가마솥에 수증기로 쪄 햇볕에 건조하고 현미로 도정한 쌀이다. 2010년도에 지리적 표시 제71호로 등록, 전국적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병완 조합장은 “벼농사는 무엇보다 모를 잘 키워야 한다. 보성농협이 우량 육묘 작업을 통해 튼튼한 모를 공급해 일손이 부족한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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