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헌법 수록’ 약속 없었다
이주호 대행 5·18 기념사에 헌법 전문·내란 반성 언급 없어 ‘허탈’
기념식 2500여명 참석 엄수 …전야제 5만여명 모여 ‘민주 축제’로
2025년 05월 18일(일) 20:15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준석 개혁신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등이 18일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단>
‘12·3 계엄사태’로 전국적인 관심 속에 치러진 제4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계엄사태로 대통령이 파면되고 총리마저 퇴임한 기념식에서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5·18 정신 헌법수록은 차치하고라도 내란 사태에 대한 공식 사과 한마디 없는 기념사를 낭독했다.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등 3개 정당 대선 후보만 참석, 소통과 화합의 무대를 기다렸던 국민기대를 저버렸다.

제4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엄수됐다.

‘함께, 오월을 쓰다’를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는 5·18 민주유공자와 유족,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 각계 대표, 학생 등 2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1997년 이후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자리에 없는 상태에서 치러지는 첫 행사로 남았다.

이 권한대행은 기념사에서 “우리 모두의 삶 속에 끊임없이 오월의 정신을 되살려 대화와 타협으로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이 권한대행은 이어 “1980년 5월, 광주는 평범한 학생과 시민들이 민주·정의·인권의 가치를 목숨 바쳐 지켜낸 역사의 현장이었다. 자신의 안위보다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며 망설임 없이 거리로 나온 우리의 부모·형제·자매들은 부정과 불의에 맞서 온몸을 던져 싸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주시민은 물론 국민이 원하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5·18기념재단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주호 권한대행 기념사는 5·18 헌법전문 수록 등 5·18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그 어떤 내용도 없었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이주호 권한대행의 기념사는 아쉽다. 계엄에 대한 사과도 재발방지 약속도 없고 5·18정신을 헌법전문에 담겠다는 다짐도 없었다”면서 “기념사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오늘도 여지없이 빗나갔다”고 썼다.

12·3 계엄사태 이후 맞이한 이번 5·18 기념행사에는 전국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날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5·18전야제에는 전국에서 5만여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국립5·18민주묘지와 전일빌딩을 비롯한 5월 유적지에도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 기념 영상에서는 518번 시내버스를 따라가며 시민들이 바라보는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공유했다.

기념식의 마무리 식순인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서 참석자들은 각자 옆 사람의 손을 맞잡고 앞뒤로 흔들거나, 주먹을 흔들며 한 목소리로 오월의 노래를 불렀다.

이 권한대행과 김형두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정부 인사, 3명의 대선 후보,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등 각 정당 지도부 인사 모두 제창을 함께했다. 한편 전날 5·18 묘역을 참배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이날 기념식에는 불참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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