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덮친 금호타이어 화재 … 광주 제조업 ‘경고등’
금호타이어 2공장 절반 이상 전소…광주공장 생산라인 전면 중단
기아·GGM 등 완성차 업계 생산 차질 없지만 지역경제 위축 우려
2025년 05월 18일(일) 19:20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이틀째인 18일 소방 헬기가 상공을 돌며 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대표 3대 기업 중 하나인 금호타이어의 광주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제조업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타이어 원재료인 고무의 특성상 화재 발생 이틀째인 18일 오후에야 겨우 주불이 잡힌 데다, 서쪽 공장 절반 이상이 전소돼 당분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호타이어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광주공장은 편의상 서쪽 공장(2공장)과 남쪽 공장(1공장) 등 2개 구획으로 구분하는데, 2공장의 상당 부분이 탄 것으로 파악됐다.

금호타이어는 현장 수습이 끝날 때까지 광주공장 타이어 생산 공정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전소된 구역은 금호타이어의 주력 생산라인 중 하나이며, 생산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지역 관련 업체를 포함한 제조업 생태계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화재가 난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의 국내 생산 물량 중 58%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하루 평균 생산량 3만3000개, 연간 1600만개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차량용 타이어를 중심으로 국내외 완성차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공장 가동 중단으로 주요 고객사에 대한 납품 지연은 물론, 수출 차질 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타이어 생산 중단과 더불어 문제는 지역경제의 연쇄 반응이다. 우선 광주공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완성차 업체나 공장 노동자에 대한 고용 불안 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광주 산업계의 경영 여건이 국내외 경기침체, 미국발 관세 전쟁, 전방산업 침체 및 외주화 확산 등으로 이미 악화된 상황에서, 지역 대표 대형 제조업 공장의 장기 생산 중단까지 겹친다면 추가적인 일자리 감소와 유동성 위기, 시민과 투자자의 불안감 등을 키울 수 있다는 공포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번 화재로 올해 자신했던 매출 5조원 달성 목표도 버겁게 됐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4조5381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 기록을 쓴 뒤, 올해 이를 뛰어넘는 ‘5조원 매출 달성’ 목표를 내놓은 상태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광주 제조업 기반 중 하나인 금호타이어 공장이 장기간 멈춰선다면, 단순한 개별 기업의 피해에 그치지 않는다”며 “완성차·운송·정비 등 연쇄적으로 얽힌 산업군 전반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타이어 생산이 일시 중단되더라도, 광주지역 완성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광주에 공장을 둔 기아와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금호타이어 외에도 한국·금호·넥센타이어 등 다른 공급망을 가지고 있어 자동차 생산 차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설명이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를 각각 50% 비율로 사용하는 GGM의 전기차 역시 금호타이어의 재고가 충분하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이 아닌 곡성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경우 협력 업체가 없는 운영 시스템이어서, 하청업체 부분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일단 전소된 설비 복구 등에만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또 불이 완전히 진압되면 현장 확인 절차를 거쳐 생산 재개 시점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에 따라 금호타이어의 중장기 경영 안정성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만큼 기업 복구를 위한 행정적 지원과 지역 고용 안전망 강화, 제조 시설의 화재 대응 시스템 점검 등 광주시와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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