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 통기타 거리, 세대 아우르는 골목상권 육성
시 ‘지역특화 예비 우수상권’ 선정
X세대 감성·MZ세대 콘텐츠 결합
야외 버스킹 공연장·청년 점포 유치
2025년 05월 14일(수) 20:00
광주시 남구 사직동 통기타거리 골목이 오가는 시민 없이 휑하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시 남구가 쇠락한 사직동 통기타 거리를 음악과 청년이 어우러진 복합문화 골목상권으로 육성한다.

영업을 중단한 점포들이 속출하고 거리에는 수년째 붙어 있는 포스터가 그대로 방치돼있는 등 거리가 쇠락했다는 지적<2024년 3월 13일자 광주일보 7면>에 따라 상권 재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14일 남구에 따르면 최근 광주시가 실시한 ‘지역특화 예비 우수상권 발굴·육성 공모사업’에서 사직동 통기타 거리가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올해 말까지 시비와 구비 등 총 8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특화 상권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이번에 추진되는 상권 특화 사업은 세대 간 협업을 통해 X세대의 음악 감성과 MZ세대의 콘텐츠 기획력을 결합하는 ‘음악기반 골목상권 모델’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단기 정비나 간판 교체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상인과 주민, 음악인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함께 기획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우선 골목 내 야외 버스킹 공연장을 조성해, 통기타 거리 음악협회 소속 가수와 통기타 그룹, 아마추어 동호회 등 다양한 음악인이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상시로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다. 비어 있는 상가 2곳에는 청년 점포를 유치하고, 연간 임대료의 50%를 지원한다. 청년 창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행정적·경제적 기반을 제공해 골목상권의 연령대와 기능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마케팅 요소도 강화된다. 남구는 사직동 통기타 거리 대학생 서포터즈를 모집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골목 소식을 전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확산시킬 예정이다. 스탬프 투어 앱 운영, 야간 경관조명 개선, 거리 내 음식점 메뉴 가격 인하 등 소비 유도 프로그램도 함께 추진된다.

시간우체국 건립과 살롱 드 사직 프로젝트 등 현재 사직동 일대에서 진행 중인 문화재생 사업과도 연계해, 거리를 중심으로 한 체류형 관광 코스를 구축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사직동 통기타 거리는 1970~1980년대 포크 음악 열풍을 이끌며, 싱어송라이터 김정호를 비롯한 많은 음악인들의 발자취가 담긴 거리다.

2000년대 이후 급격하게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던 통기타 거리는 2017년에는 골목경제 활성화 공모사업을 통해 리모델링이 추진되며 활기를 되찾기도 했다. 당시 24곳이었던 점포는 32곳으로 늘었고, 연간 방문객은 900여명에서 4만5000명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후 관리 주체가 불분명해지고, 상권 유지에 대한 행정적 지원이 끊기면서 점포 수와 유동인구 모두 급감했다.

남구는 이번 사업을 통해 단기적인 분위기 반전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골목상권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옛 거리 복원이 아닌, 새로운 세대가 경험할 수 있는 도시형 문화공간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남구 관계자는 “사직동 통기타 거리는 광주 포크 음악의 정체성을 품은 공간”이라며 “통기타 거리 상점가의 매출 증대와 신구 음악인이 상생하는 골목상권을 만들어 사직동 일대가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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