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객들 전라도 사찰음식 드시러 오세요”
사찰음식 세계화 앞장서는 장성 백양사 정관스님
인도 여행업계 등 참여 특별한 사찰 음식 체험 행사 개최
프랑스 요리 컨퍼런스·우즈벡 비엔날레서 퍼포먼스 예정
2025년 05월 13일(화) 19:25
11일 백양사에서 열린 사찰 음식 팸투어에 참여한 인도 여행업계 및 미디어 관계자들과 차담을 나누고 있는 정관스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에 출연했던 정관스님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사찰음식 명장이다. 장성 백양사 천진암 주지인 그는 단순한 채식 요리를 넘어 몸과 마음을 맑게 하는 수행의 하나로 사찰 음식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1일 장성 백양사에서 정관스님이 참여한 특별한 사찰 음식 체험 행사가 열렸다. 전남관광재단이 세계 여행객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차별화된 지역 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인도 여행업계 관계자와 언론인들이 함께했다.

정관스님이 준비한 식사.
이날 체험에서 정관 스님은 시그니처 음식인 표고버섯 조청 조림, 가지 무침을 비롯해 야채 튀김, 장떡, 도토리묵 전, 두부전, 아욱국, 무 들깨찜, 미나리 콩가루 무침 등 다양한 음식과 차를 제공하고 삶에 대한 가르침도 전했다.

“우리가 사찰 음식을 먹을 때는 수행하는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 보고 내가 이 음식을 받을 수 있는 마음이 돼 있는지 생각해 보는 거죠. 마음의 온갖 욕심을 다 버리고, 이 음식은 내가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먹겠다는 그런 자부심이 있어야 합니다. 또 이 음식을 내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여겨 배불리 먹지 않는다는 마음가짐도 가져야 하고요. 내가 깨달음을 이루고자 음식을 먹는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스님은 특히 한국의 음식 문화가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상황에서, 전라도 장성 백양사에 외국인들이 왔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경상도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출가 후 백양사 천진암에 머물러 온 정관스님은 경상도와 전라도 방식을 섞어 음식을 만든다.

백양사에서 열린 사찰 음식 팸투어에 참여한 정관스님과 인도 여행업계와 미디어 관계자들.
“전라도라는 지형 자체가 굉장히 편안해요. 전라도의 묘미는 바다도 있고, 산도 있고, 또 거기에 들도 있고 밭도 있다는 겁니다. 당연히 거기서 나오는 식재료가 굉장히 다양하죠. 또 한식과 사찰 음식의 식재료를 빨리 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그런 식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하면 그 음식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맛도 굉장하죠. 이 전라도를 찾아오시는 분들과 전라도의 편안한 마음, 행복한 마음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정관 스님은 배달문화, 자극적 음식에 치우친 현대인들의 식문화에 대한 생각도 들려줬다. 그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 먹는 사람의 생각과 생각이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음식은 나의 정신적인 에너지와 육체적인 에너지를 연결해 주는 고리입니다. 내 몸이 있어야 모든 일체의 행위를 할 수 있는데 기왕이면 자연에서 나오는 식재료로 음식을 해 먹으면 나를 더 발견할 수 있어요. 또 내가 하는 행동이나 하고 있는 모든 몸짓, 마음짓이 더 자유롭고 더 좋은 인연으로 갈 수 있죠. 패스트푸드나 요식업을 하는 대기업이 ‘내가 먹는 음식’이라 생각하고 좀 건강하고 튼튼한,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음식을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관 스님은 내년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맞아 프랑스인들이 전라도를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이번 달 파리를 방문, 현지의 셰프와 학생들300명을 대상으로 요리 컨퍼런스를 연다. 또 연말에는 우즈베키스탄 최초의 예술 비엔날레에 작가로 참여, 음식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장성 글·사진=박연수 기자 training@kwangju.co.kr

/설혜경 기자 si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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