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 오타니’ 김성준 “이도류 꿈 위해 미국 갑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130만달러에 계약…‘이도류 프로젝트’에 결정
153㎞ 강속구·투타 뛰어난 ‘5툴 플레이어’…황금사자기 후 미국행
2025년 05월 12일(월) 21:45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행을 확정한 광주일고 ‘이도류’ 김성준이 선배들을 잇는 빅리거를 다짐하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더 큰 선수가 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주일고 ‘주장’ 김성준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이도류’의 꿈을 이어간다. 최근 텍사스와 계약을 맺은 그는 황금사자기 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미국으로 건너가 입단식을 갖는다.

올 시즌 마운드에서 최고 153㎞의 구속을 기록한 그는 빠른 발까지 겸비한 5툴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수창초를 거쳐 충장중 시절 특급 타자로 통했던 그는 지난해 청룡기 8강에서 150㎞의 강속구로 ‘우승후보’ 덕수고를 잡아내면서 이도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다음 야구 무대를 미국으로 정했다. 텍사스가 제시한 계약금은 예상을 뛰어넘는 130만달러로 알려졌다. 텍사스가 그만큼 김성준의 ‘재능’에 높은 점수를 줬다.

텍사스행 소식이 알려지면서 화제의 인물이 된 김성준은 “주변에서 축하한다고 가서 열심히 잘하라고 응원 많이 받았다. 그 전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선택을 하니까 속이 후련하다”며 “텍사스 관계자들과 미팅을 하면서 마음이 정해졌다. 제안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안 가면 후회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김성준의 고민을 끝낸 제안은 ‘이도류 프로젝트’다.

투타에서 모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그는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꿈꾸고 있다. 자신의 능력과 꿈을 알아준 텍사스는 투타를 모두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해 김성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성준은 “투수로서는 위기 상황에서 긴장하지 않고 자신 있게 승부하는 게 매력이다. 변화구는 슬라이더가 가장 자신이 있다. 빠른 변화구와 함께 느린 변화구도 던질 수 있다”며 “타자로서는 5툴 플레이어다. 배트 스피드에 자신 있다. 뛰는 것도 학교에서 제일 빨라서 자신 있다. 야구장에서는 성격이 안 좋다. 그만큼 승부욕있게 한다”고 웃었다.

광주일고 조윤채 감독과 김성준.
누구나 인정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KBO라는 프로 적응을 거치지 않고 바로 미국 무대에 도전하는 만큼 우려의 시선은 있다. LG 스카우트로 활약했던 광주일고 조윤채 감독도 이런 과정을 잘 알고 있기에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김성준의 재능과 성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지금은 제자의 꿈을 가장 열심히 응원해 주고 있다.

미국 적응이라는 과정도 있고, 이도류로 투타를 겸하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김성준은 ‘기회가 더 많다’라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메이저리그를 향해 걸어가겠다는 각오다.

김성준은 “감독님께서 투타 믿어주시고 시켜주셔서 감사하다. 1학년 때부터 몸상태 챙겨주시고, 중요한 순간에 믿고 투타를 맡겨주셨다”며 “부모님도 처음에는 너무 걱정하셨다. 텍사스와 미팅을 계속하고 믿음을 얻으셨다. 가면 더 한국에서보다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금은 걱정보다 기대를 많이 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오타니 보면 만화 같다고 생각을 한다(웃음). 다른 선수보다 하나를 더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고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할 것 같다. 전력 분석할 때도 남들보다 한 번 더 보고 공부를 해서 시합에 나간다. 또 트레이닝 센터에서 체력 보강하거나 러닝 등을 하면서 보완을 많이 하고 있다”며 “투수로서든 타자로서든 미국에서는 피지컬이 중요하다. 피지컬을 키우면 스피드도 올라가고 파워도 늘어날 것 같아서 가장 신경 쓰고 있다. 타자로서는 컨택 부문에서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준에 앞서 서재응, 김병현, 최희섭, 강정호가 빅리거로 활약하면서 광주일고는 국내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소문난 야구 명문이다. 김성준은 선배들에 이어 모교를 다시 한번 널리 알리겠다는 각오다. 우선 13일 열리는 경북고와의 황금사자기 16강전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할 생각이다.

김성준은 “부담을 가지면 못할 것 같아서 신경 안 쓰고 내 야구해야 하겠다”며 “아직 내가 그 정도의 선수는 아닌데 선배님들과 같이 언급해 주셔서 감사하고,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 3년 안에 메이저리그 가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 잘 준비하고 노력해서 그 꿈을 이룬 뒤에는 오타니처럼 50-50도 하고, 월드시리즈 우승도 하고 싶다”고 빛나는 순간을 그렸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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