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헌혈 인파 몰린 ‘옛 적십자 병원’
5.18 45주년, 여기는 꼭!
한강 ‘소년이 온다’ 속 배경
뜨거운 광주 정신의 상징
이달 말까지 오전부터 개방
2025년 05월 08일(목) 20:02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속 배경인 ‘옛 적십자병원’(5·18 사적지 11호·사진)도 5·18 기간 꼭 둘러봐야 할 장소로 꼽힌다.

광주시 동구 천변우로 415번지에 있는 옛 적십자병원은 오는 31일까지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 시민들에게 임시 개방된다.

이 곳은 5·18민중항쟁 당시 부상당했던 시민군과 시민을 치료하고 돌봤던 곳이다. 당시 긴박했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의료진들이 부상자를 돌보면서 헌신과 사랑, 민주 인권과 평화의 정신을 몸소 실현한 공간이다.

시민군 환자가 쏟아지면서 수혈할 피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뿐 아니라 인근 유흥업소 종업원까지 헌혈에 참여하는 등, 옛 적십자병원은 뜨거운 광주 시민정신의 상징과도 같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은 1974년 광주적십자병원 부설 혈액원으로 처음 시작됐다. 5·18 당시 적십자 소식지에는 광주적십자병원에서 “5월 21일과 22일 광주시민들의 참여로 411병을 채혈, 부상자를 치료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옛 적십자병원은 서남학원이 1996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매입, 서남대 부속병원으로 운영하다 2014년 폐쇄된 이후 11년 만에 임시 개방됐다. 광주시는 2020년 건물과 부지를 매입한 뒤 활용 방도를 찾던 중 이번 임시 개방을 결정했다. 관람객 안전과 관람 효율을 고려해 주차장·응급실·복도·중앙현관·뒷마당 등을 공개한다.

‘소년이 온다’ 배경 중 한 곳으로서 광주관광공사의 관광상품인 ‘소년의 길’과 5·18기념재단의 ‘오월길’ 해설 프로그램도 연계(오후 1시 30분부터 무료)된다.

내부에서는 ‘멈춘 공간의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로 오는 31일까지 한 달가량 전시회도 열린다. 5·18 당시 헌혈 장면, 부상자 치료 모습을 담은 사진과 증언, 영상자료 등을 선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적십자병원이 정밀안전진단 등급이 낮고(D등급) 2~3층 내부가 아직 정비되지 않았기에 전면 개방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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