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많이 봤지만 방역의 소중함 깨달은 계기 됐어요”
구제역 충격 회복…49일만에 문 연 보성 가축시장 가보니
사룟값은 들어가는데, 내다팔 수도 없고…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백신접종 소홀 목소리…모처럼만의 우시장 농가 경제 활력 기대
사룟값은 들어가는데, 내다팔 수도 없고…말도 못하고 속앓이만
백신접종 소홀 목소리…모처럼만의 우시장 농가 경제 활력 기대
![]() 28일 오전 보성군 보성가축시장에서 우시장이 열려 송아지 318마리가 출하됐다. 축산 농가 농민들이 경매에 참여해 소를 살펴보고 있다. |
“구제역 때문에 우시장이 안 열렸잖아요. 한 달 반 동안 갑갑했죠, 계속 사룟값은 들어가는데, 내다팔 수도 없고. 방역을 제대로 하지 않아 구제역이 걸렸으니 뭐라 항의할수도 없고…. 이제 정신이 바짝 들었습니다. ”
28일 오전 8시 보성군 보성가축시장은 49일 만에 문을 연 탓인지 북적북적했다. 농민들이 끌고 온 트럭들이 차례로 시장에 들어서면서 송아지 울음소리가 장터를 가득 채웠고 모처럼 문을 연 시장을 찾은 농민들의 표정도 들떠있었다.
밧줄에 묶인 송아지들이 싫은 듯 축협 직원의 손에 이끌려 고정대에 묶였고 농민들 표정엔 시원함과 섭섭함이 묻어났다.
지난달 3월 11일 이후 7주 만에 열린 경매장에서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축산농가 농민들은 짧은 악수와 인사를 서로 주고받으며, 다시 열린 장에 안도감을 내비쳤다.
경매가 진행될 때만 해도 매주 출하되는 송아지나 비육우(고기 생산을 위한 소)가 보통 기본 250마리에서 300마리 정도에 달했던 만큼 다시 열리니 기대감이 컸다.
본격적인 경매는 오전 9시 30분부터 진행됐다. 송아지 318마리(암소 54마리, 수소 264마리)가 출하됐고 낙찰 최고가격은 555만원이었다. 최저가격은 176만원이었다. 구제역 여파로 중단됐던 우시장이 이날 보성을 비롯, 고흥(252마리), 순천(188마리), 담양(360마리) 등 4곳에서 열렸다.
송아지는 보통 5~8개월이 경매에 나오지만 이번 경매 대부분은 9개월이 넘은 소들이었다. 구제역 여파로 전남지역의 우시장이 일시 중단되면서다. 거세 시기도 덩달아 늦어졌다.
농민들은 간만에 장이 열려서 다행이라면서도 “지금은 팔아도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그동안의 피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농민은 “사룟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소를 키우는 거 자체가 부담이 많은데, 정상 시기에 팔았다면 송아지 한 마리당 60만원에서 100만원은 더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구제역 때문에 출하 시기를 놓쳐 손해가 컸다는 것이다.
보성군 득량면에서 소 500마리를 키우고 있는 박기훈(39)씨는 “이전 송아지 시장에서는 뿔이 이처럼 10cm 이상 자란 경우도 없었다. 송아지가 나가야 사료값이라도 해결하는데 그동안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서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면서 “환율 인상으로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사룟값도 계속 올라 운영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구제역 여파가 워낙 컸던 만큼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농민은 “일부 농가가 백신 접종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해 그동안 열심히 방역을 했던 농가들도 피해를 입었다”며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농가 자체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매가 다시 열리니 지역 경제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이춘항 보성축산업협동조합장은 “구제역 여파로 경매장이 문을 닫으니 보성 경제가 다 안돌아갔고 식당에 농민들이 거의 안오더라”며 “ 이제 정상적으로 유통이 되고 물 흐르듯 시장이 흘러가서 숨통이 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매는 기존 장날인 화요일보다 하루 앞당겨 ‘송아지 경매’만 별도로 열렸다. 29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비육우까지 포함한 전체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보성축협 관계자는 “시장 과밀을 막고, 물량 분산을 위해 경매 일정을 이틀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28일부터 구제역 ‘주의’ 단계인 순천·담양·곡성·고흥·보성·영광·장성 등 7개 시·군의 가축시장을 재개장했다. 무안·영암 등 심각 단계 8개 시·군에서 사육 중인 소는 거래 할 수 없다.
/글·사진=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28일 오전 8시 보성군 보성가축시장은 49일 만에 문을 연 탓인지 북적북적했다. 농민들이 끌고 온 트럭들이 차례로 시장에 들어서면서 송아지 울음소리가 장터를 가득 채웠고 모처럼 문을 연 시장을 찾은 농민들의 표정도 들떠있었다.
지난달 3월 11일 이후 7주 만에 열린 경매장에서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축산농가 농민들은 짧은 악수와 인사를 서로 주고받으며, 다시 열린 장에 안도감을 내비쳤다.
경매가 진행될 때만 해도 매주 출하되는 송아지나 비육우(고기 생산을 위한 소)가 보통 기본 250마리에서 300마리 정도에 달했던 만큼 다시 열리니 기대감이 컸다.
송아지는 보통 5~8개월이 경매에 나오지만 이번 경매 대부분은 9개월이 넘은 소들이었다. 구제역 여파로 전남지역의 우시장이 일시 중단되면서다. 거세 시기도 덩달아 늦어졌다.
농민들은 간만에 장이 열려서 다행이라면서도 “지금은 팔아도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그동안의 피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농민은 “사룟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소를 키우는 거 자체가 부담이 많은데, 정상 시기에 팔았다면 송아지 한 마리당 60만원에서 100만원은 더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구제역 때문에 출하 시기를 놓쳐 손해가 컸다는 것이다.
보성군 득량면에서 소 500마리를 키우고 있는 박기훈(39)씨는 “이전 송아지 시장에서는 뿔이 이처럼 10cm 이상 자란 경우도 없었다. 송아지가 나가야 사료값이라도 해결하는데 그동안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서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면서 “환율 인상으로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사룟값도 계속 올라 운영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구제역 여파가 워낙 컸던 만큼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농민은 “일부 농가가 백신 접종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해 그동안 열심히 방역을 했던 농가들도 피해를 입었다”며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농가 자체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매가 다시 열리니 지역 경제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이춘항 보성축산업협동조합장은 “구제역 여파로 경매장이 문을 닫으니 보성 경제가 다 안돌아갔고 식당에 농민들이 거의 안오더라”며 “ 이제 정상적으로 유통이 되고 물 흐르듯 시장이 흘러가서 숨통이 트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매는 기존 장날인 화요일보다 하루 앞당겨 ‘송아지 경매’만 별도로 열렸다. 29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비육우까지 포함한 전체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보성축협 관계자는 “시장 과밀을 막고, 물량 분산을 위해 경매 일정을 이틀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28일부터 구제역 ‘주의’ 단계인 순천·담양·곡성·고흥·보성·영광·장성 등 7개 시·군의 가축시장을 재개장했다. 무안·영암 등 심각 단계 8개 시·군에서 사육 중인 소는 거래 할 수 없다.
/글·사진=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