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갈아타자”…SKT 정보유출 우려 가입자 대거 이탈
고용정보·법인보험대리점 해킹 사고 발생 불안감 키워
5000만원 고객 금융 피해까지 발생…이용자 해약 사태
2025년 04월 28일(월) 19:28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광주시 북구 문흥동 SKT 대리점에서 시민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나명주 기자mjna@kwangju.co.kr
SK텔레콤(SKT)의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가 광주를 비롯한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이용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광주 주요 대리점마다 유심칩을 교체하려는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개인정보 추가 유출 우려에 따른 가입자 이탈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예약도 먹통…개인정보 추가 유출 불안=이날 광주지역 이용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온라인 예약을 시도했지만 오전 한때 대기 인원이 12만명에 이르면서 접속 자체가 불가능했다. 고객들이 유심칩 교체를 서두르는 것은 유심칩 정보 유출과 함께 추가 개인정보 노출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콜센터 운영업체 KS한국고용정보와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에서도 개인정보 해킹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KS한국고용정보에서는 3만6000명의 인사정보가 유출됐고, 다크웹에서는 이 데이터가 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도 대형 GA 두 곳에서 해킹 정황을 확인하고 고객정보 유출 여부를 조사 중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유심 정보 단독으로는 금융사고 가능성이 낮지만,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정보와 결합할 경우 또다른 금융 피해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광주·전남 등 가입자 이탈 가속화=유심 사태로 인해 광주·전남에서도 SK텔레콤 가입자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1665명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했으며, 광주·전남권에서도 번호 이동 문의가 평소 대비 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이탈을 막기 위해 번호이동 고객 대상 갤럭시 S25 모델을 5만원대에 판매하는 긴급 판촉에 나섰지만,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마음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5000만원 인출…고객 금융 피해까지 발생=SKT 고객의 금융 피해 역시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부산에서는 이날 SKT사용자인 60대 A씨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알뜰폰이 추가 개통되고, 5000만원이 인출되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에 따르면 SKT 휴대전화가 갑자기 해지된 뒤 KT 계열 알뜰폰이 자신의 명의로 개통됐고, 은행 계좌에서 1000만원씩 5차례 송금이 이뤄졌다. 경찰은 무단 개통 과정과 자금 흐름을 조사하고 있다.

SKT 관계자는 “현재까지 유심 유출로 인한 금융피해 사례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이용자들은 “내 정보는 내가 지켜야 한다”며 SKT 해약에 나서는 등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SKT “유심 교체 외 SW 초기화 도입 검토”= SKT는 이날 오전 유영상 대표 등이 참가하는 임직원 대상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 설명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무상 유심 교체 서비스와 함께 소프트웨어 초기화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방침 등도 발표됐다.

SKT 측은 이날 설명회에 대해 “구성원 대상으로 아직 외부에 공개하기 어려운 기술 검토 사항이나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한 자리였다”며 설명회 내용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745836080783285005
프린트 시간 : 2025년 04월 30일 14: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