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박성천 문화부장
2025년 04월 27일(일) 20:27
가톨릭 교회 수장인 교황은 성모 마리아, 사도와 같은 성인들 다음으로 존경을 받는다. 교리적 관점에서 교황은 사도들의 대표였던 성 베드로의 계승자로 추앙받으며, 로마의 주교로서 신앙과 교회 통치에 대한 최고 사법권을 갖는다. 교황청 연감(Annuario Pontificio)에 따르면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자, 바티칸 시국의 국가원수, 하느님의 종들의 종과 같은 호칭으로 불린다.

그러나 일부 교황들은 권력을 사유화하거나 부패를 일삼기도 했다. 16세기 교황 레오 10세는 교황청의 부채와 성당 건립을 위해 면죄부를 발매했다. 반강제적으로 판매된 면제부는 각종 세금에 짓눌려 있던 신도들을 억압하는 수단이 됐다. 마틴 루터는 면죄부는 성서적 진리에 반한다고 주장하며 대규모 개혁운동에 불을 지폈으며 당시 종교개혁은 기독교 역사뿐 아니라 유럽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됐다.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의 주례로 전 세계에서 모인 추기경과 주교들이 공동 집전했다. 장례를 마친 교황의 시신은 생전에 애정이 깊었던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묻혔다.

최초의 남미 출신이자 예수회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후 줄곧 개혁의 목소리를 내왔다. 사회적 소수자를 포용하고 교계 권위를 탈피하기 위한 개혁적 주장을 펼쳤다. 정치, 종교 간 분쟁 지역을 찾아 평화적 해결을 위해 헌신했으며 2014년 한국 방문 당시에는 세월호 유족을 만나는 등 희생자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가난한 이들의 성자’인 교황 프란치스코가 이 땅에 남긴 메시지는 ‘희망’이었다. 광주가톨릭 사회복지회 부국장인 황성호 신부는 최근 칼럼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의 말씀을 기억하며 우리는 슬픔을 딛고 일어나 희망을 품고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비록 삶은 힘들고 세상은 불의할지라도 교황의 말씀처럼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갔으면 한다.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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