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호’ 놀라웠던 여정…도전은 계속된다
이 감독 “선수들 확신이 의문으로 바뀌지 않게 앞으로 나갈 것”
2025년 04월 27일(일) 20:25
“작은 꿈에서 시작했다. 확신이 의문으로 바뀌지 않게 앞으로 나아가겠다”

광주FC의 위대한 여정이 8강에서 마무리됐다. 광주는 지난 2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에서 알 힐랄(사우디)을 상대로 0-7 대패를 당했다.

‘유럽연합팀’이라고 불릴 정도로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한 알 힐랄은 5만 명에 가까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광주에 쓴 패배를 안겼다.

경기를 앞두고 ‘모 아니면 도’를 이야기했던 이정효<사진> 감독은 7골 차 경기의 패장이 됐다. 상대의 공세에 속절없이 무너졌지만 광주의 위대한 여정이었다.

2023시즌 K리그1 3위라는 구단 최고 순위를 장식하면서 ACLE 티켓을 거머쥔 광주는 처음 출전한 아시아 무대에서 연일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요코하마(일본)전 7-3 대승으로 리그 스테이지 일정을 시작했고, 3연승 질주도 했다. 16강 승부에서는 두 번의 만남에서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남기지 못했던 비셀 고베(일본)을 상대로 3골 차 뒤집기 승리를 거두며 기적 같은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와 함께 광주는 K리그 시도민 구단이 이루지 못했던 ‘8강꿈’을 이뤘다.

매 시즌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온 이정효 감독. 계란으로 바위를 깨면서 올라온 무대, 기대는 컸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도전 정신으로 ‘정효볼’로 벽을 넘어 온 이정효 감독은 실패 앞에서 또 다른 도전을 이야기했다.

ACLE 긴 여정의 시작은 작은 꿈이었지만, 대패로 끝난 마지막 순간 이정효 감독은 더 큰 꿈을 꾸게 됐다.

이정효 감독은 “처음 시작했을 때는 선수들이 어떤 작은 꿈에서 시작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이번 경기로 또 큰 벽에 부딪힌 것 같아서 우리 선수들이 또 확신에서 다시 의문으로 바뀔까 봐 조금 걱정은 된다. 내가 그 의문을 풀어내야 할 숙제가 생긴 것 같다. 내가 선수들을 잘 이끌어서 작은 의심이 들지 않도록 정말 잘했다고 앞으로 확신이 들 수 있게끔, 제가 더 다독여서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아찔한 대패지만 이정효 감독은 광주답게 물러서지 않았다. 어려운 상대와의 대결, 최소 실점이 목표가 아니라 ‘이기기 위해’ 광주답게 라인을 내리지 않고 공세를 벌였다. 기적 같던 여정의 끝에서도 끝까지 광주답게 한계에 도전한 이정효 감독과 선수들에게 광주 팬들은 물론 많은 축구팬들의 따뜻한 박수가 쏟아졌다.

이정효 감독은 “지금 우리 광주FC는 그래도 많은 K리그 팬분들, 축구팬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 처음에는 진짜 변방에서부터 작은 도시로 대중들에게 관심 밖이었는데 지금은 걱정해 주시고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다”며 “광주FC를 알리고 광주시를 알리는 데 있어서는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ACLE 여정의 성과를 이야기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광주와 광주 축구를 아시아에 알린 이정효 감독은 또 다른 응원을 기대했다. 시민구단의 한계를 넘어 광주의 축구 바람을 키우고 싶은 바람.

그는 “사우디에 오면서 과연 얼마만큼 더해야 우리에게도 좋은 기업에서 후원을 해줄까 생각했다. 이 이야기를 우승하고 나서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 칭찬해 주시고 좋은 기업에서 후원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뿐이다”고 여정을 끝낸 소감을 밝혔다 .

/사우디아라비아 제다=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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