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최경록 “알 힐랄전은 ‘잘 차려진 밥상’…광주 알리겠다”
비셀 고베 16강 2차전 승리의 숨은 주역 최경록
강적과의 승부 “오히려 즐거워…광주 축구하겠다”
2025년 04월 25일(금) 20:20
광주FC의 최경록이 26일 알힐랄과의 ACLE 8강전 선전을 다짐하며 광주 엠블럼을 보여주고 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잘 차려진 밥상 맛있게 먹겠습니다.”

광주FC의 ‘베테랑’ 최경록이 전 세계에 광주를 알리겠다는 각오로 그라운드에 오른다.

광주는 한국시간으로 26일 오전 1시 30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알힐랄(사우디)을 상대로 8강 경기를 갖는다.

알힐랄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 리그 19번의 우승을 이루고 ACLE의 전신인 ACL 최다 우승팀(4번) 타이틀도 가지고 있는 강호다. 안방인 사우디에서 경기가 진행되는 만큼 6만 관중의 운집도 예상된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되지만 최경록은 ‘이길 생각’만 하고 있다. 강호를 만날 생각에 즐겁기도 하다.

최경록은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선수들 피곤한 상황에서 왔는데, 회복에 전념했고 감독님이랑 트레이닝 선생님들이 일정에 최대한 신경 많이 써주셨다.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고 시차 적응도 끝났다”며 “우리가 준비를 너무 잘했기 때문에 우리 축구를 잘 보여주면 좋은 경기가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상대를 확실하게 이길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잃을 게 없는’ 광주의 도전 정신이 최경록의 ‘믿는 구석’이다.

최경록은 “우리 것에 집중하다 보면 분명히 우리 축구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전 세계에 우리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나와 선수들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그리고 사실 우리는 잃을 게 없다”며 “재미있게 하면 될 것 같다. 관중이 6만 명 이상이 꽉 찼다고 하는데 우리에게 너무나 좋은 무대다. 어떻게 보면 정말 잘 차려진 밥상 그런 느낌이다. 용감하게, 우리 축구에 집중하다 보면 좋은 결과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최경록과 선수들에게는 강적과 좋은 기억도 있다.

비셀 고베와의 16강전 2차전을 앞두고 광주의 8강행을 점치는 이는 거의 없었다. 1차전에서 0-2패를 기록했고, 앞선 리그 스테이지에서도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만들지 못하고 패배를 당했었다. 그런 난적을 상대로 광주는 3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 했었다. ‘바늘구멍’ 같던 확률을 뚫었던 광주, 그 뒤집기쇼의 중요한 순간에 최경록이 있었다.

합계 스코어 2-2로 맞선 연장 후반 13분 중원에서 최경록의 크로스에서 광주의 공격이 시작됐다. 헤이스-박인혁-박태준에 이어 다시 최경록에게 공이 연결됐다. 최경록은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아사니에게 마지막 패스를 했다.

아사니는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잠시 뒤 광주의 8강행을 알리는 골이 터졌다.

당시 경기에 대해 최경록은 “우선 긴 시간 몸을 풀었다. 몸 푸는 데 많이 힘들다(웃음)”며 “2-2 상황에서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준 덕분이다. 감독님께서 나중에 하신 말씀이 승부차기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기용하시기도 했고, 혹시나 하는 마음도 있으셨다고 하셨다. 당시 밖에 있었지만 선수들하고 다 같이 경기하는 느낌이 들었다. 들어가서도 내 것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술 안에서 틀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고, 그런 상황이 잘 만들어졌다”며 “기본에 충실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 훈련에 집중하고 있고, 전술틀 안에서 잘할 수 있는 게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그런 플레이를 좋아하기도 하고, 베테랑이니까 선수들에게 경기장에서 그런 좋은 기운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넓은 시야와 침착함으로 사우디행을 이끌었던 최경록은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가브리엘을 주목하고 있다.

최경록은 “가브리엘이 오랜 부상 끝에 복귀를 했고 또 복귀하자마자 코리아컵경기에서 1골 1도움을 해줬다. 또 스스로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체중에 조금 변화가 있었는데 그 부분을 인지하고 아침마다 운동을 한다고 들었다. 그 선수가 노력한 것에서 좋은 모습 기대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밥상은 차려졌다. 최경록과 광주 선수들은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광주답게 뛰면서 맛있는 식사를 할 생각이다.

최경록은 “항상 팬들에게 진짜 감사하다. 어떻게 보면 힘든 환경 속에서 해왔는데 팬분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동기부여적인 측면에서도 팬분들의 응원 덕분에 우리가 힘을 더 많이 낼 수 있었다”며 “팬분들의 응원과 성원에 힘입어서 좋은, 재미있는, 우리만의 축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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