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풍력발전소 안전담보 법적 장치 없다니
2025년 04월 24일(목) 00:00
지난 21일 화순군 도암면 화학산 인근 금성산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 타워가 엿가락처럼 휘는 사고가 발생했다. 127m 높이의 타워가 맥없이 구부러져 절반으로 접힌 사진이 공개돼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었다.

새벽 2시 50분께로 추정되는 사고 당시 그 지역에는 초속 2m의 바람이 불었는데 강철 구조물이 엿가락처럼 꺾인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 풍력단지는 2023년 6월 상업 운전을 시작했는데 채 2년이 안돼 타워가 꺾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미스터리이지만 당시 기상 상황을 볼 때 구조적 결함 가능성이 크다.

독일 제작사 기술진이 들어와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지만 자사 제품의 결함을 인정할 가능성은 낮다. 2016년 3월 강원도 태백시에서도 비슷한 풍력발전기 꺾임 사고가 발생했는데 해외 제작사가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탓에 아직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남은 육상풍력에서도 전국에서 세번째로 시설이 많은 곳이다. 현재 화순·영광·신안 등 19곳에서 상업 운전중이고 37곳에서 1.4GW 규모의 시설이 준비중이다. 더 큰 문제는 안전을 담보한 법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현행 ‘한국전기설비규정 제8차 개정안’에는 풍력 터빈을 지지하는 구조물의 구조와 적재하중 등을 고려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설계 단계에 한정돼 있다. 설치 후 실제 운전 과정에서 하중 누적이나 피로 손상에 대한 정량적 점검 기준은 아예 없다.

풍력발전기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데 법적 장치가 현실을 따르지 못한다니 개탄스럽다. 구조물의 강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반복되는 진동과 하중 누적 등의 세부 기준을 만드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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