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운IC 하이패스 앞 횡단보도…예상대로 ‘슬로우패스’
신호 걸리면 10여대 늘어서…‘현금 차로’ 차량과 엉켜 사고 위험도
“요금소 앞 정지선 등 도로 개설 목적에 맞지 않은 부실 도로” 지적
광주시 “표지판 추가 등 개선방안 논의”…경찰, 11일까지 교통지도
“요금소 앞 정지선 등 도로 개설 목적에 맞지 않은 부실 도로” 지적
광주시 “표지판 추가 등 개선방안 논의”…경찰, 11일까지 교통지도
![]() 7일 오전 광주시 동구 소태동 제2순환도로 학운교차로 방면에 하이패스 전용 도로가 설치돼 있다. 오른쪽은 하이패스 요금소로부터 20여m 떨어진 곳에서 신호 대기중인 차량들. |
“하이패스(Hi-Pass)요? ‘슬로우 패스(Slow-Pass)’ 아닌가요?”
7일 광주시 동구 소태동 제2순환도로 학운IC 진출로(A램프, 두암·각화→학운교차로 방면) 하이패스 차로는 길게 늘어선 차들로 북적댔다.
지난달 31일 개통 당시만해도 출·퇴근시간이면 극심했던 일대 교통체증을 줄여줄 것이라는 광주시 등의 기대는 개통 일주일도 못돼 무너졌다.
이날 IC 일대에서는 하이패스 요금소를 통과한 직후 불과 10여m 앞에 그어진 정지선과 횡단보도, 신호등, 속도위반 카메라(시속 30㎞ 제한)에 놀라 급작스럽게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늦추는 차량들이 잇따랐다.
요금소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곳에 설치된 신호등에서 정지신호라도 들어오면 요금소를 통과한 차량 8~10여대가 길게 늘어서 하이패스 구간까지 정체 행렬이 이어지는 상황이 빚어졌다.
현금차로를 통과한 차량과 하이패스 차로를 지나친 차량 간 사고 위험도 높은 상황이다. 우회전이 금지된 사실을 모른 채 ‘현금 전용’ 차로를 통과해 우회전 하려는 차량과 직진하는 하이패스 차량이 마주치는 아찔한 장면도 이어졌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보행자 안전과 교통 혼잡 등을 개선하기 위한 도로 개설 목적에 맞지 않는 부실 도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이패스 요금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설치하다보니 급정거하거나 멈추는 차량들이 하이패스 요금소까지 길게 늘어서 하이패스 시스템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인근 사거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도영(여·59)씨는 “출퇴근 시간이면 차들이 가게 앞까지 꼬리를 물고 늘어서 통행량이 개선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광주시는 학운IC 진출로가 현금 수납 1차로만 운영되면서 차량정체가 빈번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13억 5000만원을 들여 120m 길이의 차로 1개를 신설하고 하이패스 요금소를 설치했다.
‘보행자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하이패스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이패스 요금소를 고속으로 통과한 차량들이 4차선 도로와 중앙 분리대 등을 따라 25m 넘게 그려진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인들을 보고 경적을 울리며 급정거 하는 장면도 자주 목격됐다.
인근 금호·현대·무등·라인 등 아파트 주민들도 불만을 제기했다. 운림2차 무등파크맨션은 관리소장 명의로 게시문을 부착하고 ‘불편 사항을 경찰청과 도로과 등에 민원을 제기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시가 IC 주변 교통체증 문제 해소를 위해 하이패스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해결은 커녕, 보행자 안전 문제까지 불거지는데도, “제2순환도로 본선 정체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식의 해명과 대응 태도에 대한 반발 분위기도 감지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조만간 교통안전 표지판을 추가하거나 기존 표지들을 알아보기 쉽게 조정하는 등 시설물을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오는 11일까지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운IC에 교통경찰관을 보내 교통지도를 할 방침이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7일 광주시 동구 소태동 제2순환도로 학운IC 진출로(A램프, 두암·각화→학운교차로 방면) 하이패스 차로는 길게 늘어선 차들로 북적댔다.
지난달 31일 개통 당시만해도 출·퇴근시간이면 극심했던 일대 교통체증을 줄여줄 것이라는 광주시 등의 기대는 개통 일주일도 못돼 무너졌다.
요금소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곳에 설치된 신호등에서 정지신호라도 들어오면 요금소를 통과한 차량 8~10여대가 길게 늘어서 하이패스 구간까지 정체 행렬이 이어지는 상황이 빚어졌다.
현금차로를 통과한 차량과 하이패스 차로를 지나친 차량 간 사고 위험도 높은 상황이다. 우회전이 금지된 사실을 모른 채 ‘현금 전용’ 차로를 통과해 우회전 하려는 차량과 직진하는 하이패스 차량이 마주치는 아찔한 장면도 이어졌다.
인근 사거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도영(여·59)씨는 “출퇴근 시간이면 차들이 가게 앞까지 꼬리를 물고 늘어서 통행량이 개선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 7일 오전 광주시 동구 소태동 제2순환도로 학운교차로 방면에 하이패스 전용 도로가 설치돼 있다. 오른쪽은 하이패스 요금소로부터 20여m 떨어진 곳에서 신호 대기중인 차량들. |
‘보행자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하이패스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이패스 요금소를 고속으로 통과한 차량들이 4차선 도로와 중앙 분리대 등을 따라 25m 넘게 그려진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인들을 보고 경적을 울리며 급정거 하는 장면도 자주 목격됐다.
인근 금호·현대·무등·라인 등 아파트 주민들도 불만을 제기했다. 운림2차 무등파크맨션은 관리소장 명의로 게시문을 부착하고 ‘불편 사항을 경찰청과 도로과 등에 민원을 제기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시가 IC 주변 교통체증 문제 해소를 위해 하이패스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해결은 커녕, 보행자 안전 문제까지 불거지는데도, “제2순환도로 본선 정체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식의 해명과 대응 태도에 대한 반발 분위기도 감지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조만간 교통안전 표지판을 추가하거나 기존 표지들을 알아보기 쉽게 조정하는 등 시설물을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오는 11일까지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운IC에 교통경찰관을 보내 교통지도를 할 방침이다.
/글·사진=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