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저널리스트 겸 작가 안톤숄츠 ‘성공 이후 우리는 행복한가?’ 강연
광주일보 13기 리더스아카데미
“행복보다 성공 추구하는 한국, 교육부터 바꿔야”
학창시절부터 계급문화에 익숙
젊은 세대 중심 행복지수 후퇴
직업·금전적 성공이 행복인가
자신만의 삶의 의미 찾아가길
8일 강연자 박지원 국회의원
2025년 04월 02일(수) 20:19
지난 1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13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에 강사로 나선 독일 출신 저널리스트인 안톤숄츠씨가 ‘성공 이후 우리는 행복한가?’란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개인적인 행복의 기준은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돈과 유명함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고, 누군가는 봉사와 헌신 등을 최우선 가치로 두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최종적인 목표는 항상 ‘행복’인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가 행복해지고 싶어하는 만큼, 행복이란 무엇인지 정확하게 고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난 1일 광주 상무지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 5층 대연회실에서 제 13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의 올해 두번째 강연이 열렸다. 이날 강연은 독일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안톤숄츠’<사진>씨가 ‘성공 이후 우리는 행복한가?’를 주제로 진행했다.

안톤숄츠씨는 독일 함부르크 태생으로, 학창시절 태권도와 불교 등 한국의 문화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이를 기반으로 1994년 한국을 첫 방문하고, 함부르크 대학에서는 한국학을 전공했다. 한국에 대한 애정으로 현재는 20년이 넘도록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다양한 미디어에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이번 강연을 통해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OECD 국가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자살률 등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불행’을 꼬집고, 스스로 경험했던 행복에 대한 고찰과 삶의 기준 등을 공유하고자 했다.

강연은 행복과 인생의 의미에 대한 아카데미 원우들과의 질의응답으로 시작됐다. 그는 원우들의 질문에 대해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의사, 사장 등 고소득 직업군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직업적 성공, 금전적 성공 등 성공이라는 개념이 정말 행복과 직결되는가, 본인만의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이라는 테마에 대해 깊게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성공과 행복의 관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난 20여년 이상 한국을 오가며 한국이 많은 기술적인 발전을 이뤄낸 걸 안다”면서도 “정작 중요한 행복지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유행어로 떠오른 ‘헬조선’, ‘흙수저’, ‘젠더 갈등’ 등의 단어들을 예로 들고, “최근 이처럼 ‘불만족’, ‘슬픔’, ‘외로움’ 등 행복과는 상반되는 감정이 담긴 단어들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 행복을 잃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를 우리나라 특유의 교육 환경에서 찾았다. 우리나라가 행복보다 성공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물들어 가는 현상이 휴일과 방학조차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추가 시간’으로 여기는 등 집착에 가까운 교육 환경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시험성적에 매몰된 현 교육제도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아이들이 꿈을 찾아가는 과정인 학창시절부터 성적과 같은 계급문화에 익숙해지는 환경에 놓여있다”며 “과거 다양했던 장래희망이 현재는 의사와 변호사 등으로 정해지는 등 ‘사회 규칙의 감옥’에 갇혀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안톤숄츠씨는 “인생은 끝없는 경쟁이 아니다”며 “과거 출산율이 높고, 발전할 일만 있었던 때와 현재 놓여진 상황이 달라진 만큼 교육제도도 적절하게 바뀔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제13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는 오는 4월 8일 광주 상무지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정치 9단’ 박지원 국회의원의 강연으로 이어진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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