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가동보 설치 결정에 … 구례 ‘서시교 존치’ 힘 받나
서시교대책위 “존치” vs 국토청 “철거후 인도교 설치” 의견 엇갈려 갈등
가동보 설치되면 홍수위 낮아져 범람 위험 ↓…대책위, 1만명 서명운동
2025년 03월 31일(월) 19:00
존치 여부 문제로 지역사회의 민원이었던 구례군 서시교 개축공사가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최근 섬진강 광평수중보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수위 및 강물 흐름을 조정하는 가동보 설치사업 추진 결정(광주일보 2025년 3월 27일자 14면 보도)에 따라 답보상태에 있던 개축 공사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게 된 것이다.

그간 지역민과 공사 시행 당국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하 익산청)간 의견이 엇갈려 갈등을 일으켰던 개축 공사(광주일보 2024년 3월 4일자 14면, 11일자 14면)에 대해 군민들로 구성된 서시교대책위원회가 다시 존치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는 섬진강에 가동보가 설치되면 지류인 서시천의 물 흐름에 변화가 오고 홍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지난 2020년 구례 대홍수 이후 홍수피해 방지책으로 추진 중인 서시교 개축 공사에 대해 익산청은 ‘철거’를, 군민은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익산청에 따르면 홍수 발생 때 다리 아래 수위가 높아져 교량이 범람하기 때문에 현재 다리를 철거하고, 인도교만을 새로 설치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남쪽 하단부로 1200m의 도로를 신설. 순천-완주 간 도로로 연결해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익산청이 홍수위를 과다하게 적용, 교량을 철거하려고 하는데 이는 잘못 계산한 것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며 현 교량을 철거한 뒤 기존의 위치에 현수교를 설치하면 문제가 해소된다”라는 주장이다.

즉 익산청의 계획대로라면 1일 평균 교통량인 6000여대의 차량이 지금보다 5~10분을 우회해야 하고 시간·경제적으로 손실을 가져올 뿐 아니라 연결 도로인 산업도로의 교통량 증가로 사고의 위험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지난 31일 서시교 존치를 주장하는 대책위는 “섬진강 광평 수중보의 가동보 전환은 오래전부터 관계 당국에 요구해왔으며 이제라도 가동보를 설치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가동보 설치 후 물의 흐름이 크게 변할 것이며, 익산청이 주장하는 2m의 여유고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공학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수중보가 서시천과 섬진강 본류가 만나는 지점 바로 아래에 설치돼 있어 섬진강 물의 유속을 느리게 함으로써 그 영향이 지류인 서시천까지 미쳐 홍수위를 높이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익산청 관계자는 “가동보가 섬진강 본류에 설치되기 때문에 지류인 서시천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책위는 지난 3월 28일 모임을 하고 오는 4월 7일부터 서시교 존치를 위한 군민 1만명 서명운동에 들어간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서시교는 섬진강의 지류인 서신천을 동서로 가로질러 설치된 길이 150m 4차선 교량으로 구례군 구레읍과 마산면·토지면·간전면등 3개면과 광양시 경남 하동군을 이어주는 구례군의 대동맥으로 하루 평균 6000여 대의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

대책위는 지난 1년간 서시교 주변과 다리 위 인도에서 매일 서시교 철거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743415200781977140
프린트 시간 : 2025년 05월 01일 12:4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