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수색 ‘하늘의 눈’…지역민 안전 지킨다
고흥·여수 하늘 누비는 해양재난구조대 소속 ‘드론순찰대’
고흥서 실종 70대 3일만에 발견…실종자 탐색·방재 등 최선
“전국 농촌·해양으로 확장시킬 것”…농·어민 드론 무료교육도
2025년 03월 25일(화) 20:20
드론순찰대 서경필 대장.<마린로보틱스 제공>
지난 17일, 고흥에서 굴 채취 작업에 나섰다 실종된 70대 여성이 사흘 만에 발견됐다. 구조의 열쇠를 쥔 건 민간 조직인 해양재난구조대 소속 ‘드론순찰대’였다.

해경과 소방이 합동으로 3일간 진행한 이번 수색에는 수색견, 해경보트, 드론 4대가 투입됐고, 그중에서도 드론은 해안가의 강풍과 촘촘한 갈대숲이라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 정확한 탐색으로 실종자를 찾아냈다.

드론순찰대는 점차 증가하는 해양 사고와 실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드론 자격증을 보유한 지역 주민 8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각자 본업에 집중하다가 출동 사인이 뜨면 드론을 들고 현장으로 모이는 ‘마린히어로’다.

이번 사건에서 큰 역할을 한 서경필 드론순찰대장(55)은 “출동 요청 들어온 날이 주말이라 대원들 대부분 일정이 있었지만 실종자 가족의 애타는 마음이 이해돼 열일 제쳐두고 우도로 모였다”고 입을 뗐다.

그는 “날은 저물어가고, 바람은 강하게 부는데 배터리가 소모된 거다. ‘오늘은 철수해야겠다’ 싶었을 때 왠지 그 부근에 (실종자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다음날 그쪽부터 수색을 시작했고, 실종자가 굴 채취 작업을 하던 육지에서 150여m 떨어진 해안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서경필 드론순찰대장이 수색용 드론을 조작하고 있다.<마린로보틱스 제공>
드론순찰대의 등장은 드론 자격증 보유자들의 봉사활동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서경필 드론순찰대장 겸 마린로보틱스 이사를 주축으로 약 2년 동안 지역 농·어민에게 드론을 활용한 봉사 활동을 무료로 진행했다.

군에서 관심을 가지면서 단순 개인봉사를 넘어 체계적으로 운영할 방안이 마련됐고, 2021년 ‘드론순찰대’와 ‘드론공공서비스지원단’이 탄생했다.

드론순찰대는 드론자격증(최소 4종 이상) 보유자는 누구나 입단 가능한 민간 해양재난구조대 소속 조직이다. 또 드론공공서비스지원단은 고흥군청·여수해경·고흥소방·고흥군부대가 관련 기업인 마린로보틱스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서경필 대장을 필두로 한 수색 봉사를 모범 삼아 탄생한 이 조직들은 고흥·여수 해양에서 펼치는 구조 활동을 비롯해 공공 안전 및 재난 대응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출동 이후 이들의 수색 방식은 단순하지 않다. 서 대장은 “단순히 드론을 띄우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명확히 설정해 사람이 닿기 어려운 지역부터 집중적으로 좁혀가며 탐색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골든타임 안에 수색 반경을 좁히고 드론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주민 안전과 드론 순찰대의 전국화’다.

서 대장은 “우리가 도움이 되는 건 물론 뿌듯한 일이지만, 출동할 일이 없는 게 ‘베스트’ 아니겠나”라며 “드론 순찰대를 전국화해 고령화된 농촌과 해양 지역 중심으로 방재·치안 시스템을 확장시켰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근 사건에서는 거센 바닷바람을 견디는 특수 드론을 투입해 GPS 기반의 수색 반경 계획으로 험난한 갈대숲을 효과적으로 탐색했다. 그러나 공공서비스 조직에서 사용하는 드론 장비와 기술적 한계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재난 구조와 지역 안전망 지원의 허브로 자리 잡고 있는 드론순찰대의 봉사 정신과 기술적 결합은 지역민들에게 든든한 울타리를 제공하고 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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