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가득 순천의 봄…흑두루미 날갯짓에 반하다
순천만습지·순천만국가정원
7회 연속 ‘한국관광 100선’ 선정
쭉 뻗어 순천만 갈대밭 걷다보면
다양한 철새 보고·별자리 관찰도
세계 각국 정원·스페이스브릿지 등
발길 닫는 곳곳 화사한 풍광 눈길
7회 연속 ‘한국관광 100선’ 선정
쭉 뻗어 순천만 갈대밭 걷다보면
다양한 철새 보고·별자리 관찰도
세계 각국 정원·스페이스브릿지 등
발길 닫는 곳곳 화사한 풍광 눈길
![]() 먹이를 찾아 순천만습지에 날아온 천연기념물 흑두루미떼. |
“뚜루~ 뚜루~” “쿠루루~ 쿠루루~” 먹이를 찾아 순천만 논두렁에 모여든 흑두루미 울음소리가 순천만을 가득 채운다. 지난겨울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는 7600여 마리. 전 세계 흑두루미 개체수의 절반에 달하는 숫자다.
순천만습지와 순천만국가정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포함됐다.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7회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대한민국의 생태수도 1번지 순천의 생태철학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새봄맞이 준비를 하고 있는 순천만과 순천만국가정원을 둘러본다.
◇세계자연유산 순천만습지= 순천만습지는 세계 멸종 위기종인 흑두루미 개체수의 절반이 찾아오는 서식지로 순천이 가진 생태와 문화적 가치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다. 순천시 대대동, 별량면, 해룡면 일원 28㎢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이 가운데 갯벌이 22.6㎢, 갈대밭이 5.4㎢에 해당한다.
순천만은 국내 최대 흑두루미 월동지이자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이기도 하다. 흑두루미, 재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캐나다두루미 등 두루미류 4종 4200마리를 비롯해 댕기물떼새, 흰뺨검둥오리, 큰기러기 등 오리와 기러기류 5만1000여 마리가 월동한다.
흑두루미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야생에서 절멸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음을 뜻하는 취약 등급(VU)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28호,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보호받고 있다. 주로 러시아 시베리아, 몽골, 중국 북동부 등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일본 이즈미 지역과 우리나라 순천만 등지로 날아와 월동을 한다. 최근 몇 년간 국내 흑두루미 개체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지난 겨울 전 세계 흑두루미 개체수의 50%인 7600여 마리가 순천만에서 관찰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순천만습지에는 순천만의 역사와 순천만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자연생태관이 조성돼 있다. 1층 로비 중앙에 실제 흑두루미 크기의 5배가 넘는 흑두루미 조형물이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2층에는 순천만 습지에 대한 소개와 갯벌생물, 철새들에 관한 상설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자연생태관 옆에는 철새 탐조와 천체 관찰을 할 수 있는 순천만천문대가 자리한다. 국내 최초의 평지천문대로, 일반적으로 산 정상에 있는 천문대와 달리 접근성이 좋아 야간에도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다. 순천만천문대에는 사람 눈보다 1만4000배나 많은 빛을 받아들이는 고성능 천체망원경이 갖춰져 있다. 야간 별자리 관측 희망시 순천만습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건강을 위한 맨발걷기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순천만 습지의 새로운 힐링 코스 순천만 어싱길도 각광받고 있다. 순천만습지에서부터 별량면 장산마을까지 이어진 순천만 어싱길(람사르길)은 총 3코스로 구성된다. 순천만 갯벌을 조망할 수 있는 해안가 뚝방길 위에는 마사토와 황토로 깔린 산책로가 마련돼 있으며 곳곳에 대나무와 잔디로 조성된 경로를 따라 걸으며 순천만 연안과 람사르습지를 경험할 수 있다.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은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다. 2013년 열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조성됐으며 순천만 보호를 위해 순천시 도사동 일대 112만㎡ 부지에 나무 505종 79만 그루와 꽃 113종 315만 본이 심어져 있다.
박람회 폐막 후 재정비를 통해 2014년 순천만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영구적으로 개장했으며 2015년 9월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됐다. 10년만에 다시 개최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서는 국가정원뿐만 아니라 순천 시가지 전체를 부지로 활용하면서 시선을 끌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순천이 가지고 있는 생태와 자연을 바탕으로 한 특색 있는 정원에 애니메이션, 웹툰을 활용한 문화콘텐츠가 더해져 다양한 세대가 즐기고 힐링하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각국의 정원을 살펴볼 수 있는 세계전통정원과 스페이스 허브, 꿈틀정원, 바위 정원, 노을 정원 등 테마별 정원을 살펴볼 수 있으며 4월에는 튤립, 5월에는 유채꽃이 만개해 화사한 봄을 만끽할 수 있다.
갯벌공연장과 봉화언덕 사이에 있는 두다하우스는 자연주의 생태예술가 박봉기 작가의 작품으로 자연과의 호흡, 생명의 시원을 표현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마음 두고 오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은 두다하우스는 낮에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디지털 인형극장으로, 밤에는 야경 맛집으로 변신하면서 국가정원을 대표하는 명소중 한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원의 아름다움에 반해 순천에 놀러온 우주인’을 컨셉트로 우주의 미래에너지와 순천만의 생명에너지가 만나 신비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스페이스 브릿지’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순천만 정원 ‘꿈의 다리’에서 동천을 따라 순천만 습지까지 4.64㎞를 오가는 소형 무인궤도 열차 ‘스카이큐브’를 타고 정원을 둘러보는 방법도 있다.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은 휴무일이다.
◇왜 순천인가…순천시의 생태 철학= 순천시의 생태 철학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흑두루미를 포함한 뭇 생명들이 돌아와야 인간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생태 가치를 기반으로 한 생태환경에 중점을 두고 있다.
순천만 주변은 현재 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대부분 간척 농지로, 1960~70년대 농업정책으로 갯벌을 매립해 조성한 곳이다. 인간의 경제활동에 사용되기 위해 자연이 희생된 곳이기도 하다. 이후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상업시설에 대한 개발 압력이 높아졌고 이에 대응하고자 ‘순천만의 효율적인 관리방안’을 통해 이곳을 국토법상 ‘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10㎞에 달하는 해안의 광활한 면적에 건축물 건립 제한 등 각종 행위 제한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순천시의 지속적인 노력과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더해져 2009년 생태계 보존지구로 지정됐다.
순천시는 이후 환경저해시설을 철거하고 전봇대 제거, 흑두루미 경관농업단지 운영 등 흑두루미 월동환경 개선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동천 하구 주변 농경지에서 배출되는 농약과 비료 등 환경오염원을 제거하기 위해 토지를 매입해 습지로 복원했다. 두루미에 위협이 되는 전깃줄을 없애기 위해 300여 개의 전봇대를 제거한 환경정책은 세계적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
황선미 순천시 순천만보전팀장은 “흑두루미를 보호한다는 건 흑두루미가 좋아하는 순천만의 모든 생명들을 돌본다는 뜻이며, 생태계를 보존한다는 건 결국 사람이 사는 방법을 의미한다”며 “순천시의 생태 철학은 단순히 보여주기 식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과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철학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순천시의 이같은 생태 보호 정책으로 흑두루미 월동지 역시 일본 이즈미에서 순천만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이즈미 지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흑두루미 월동지로 매년 1만마리 이상이 도래했다. 하지만 2022년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집단 폐사로 이동 경로가 변화하면서 순천만으로 역유입되는 모습이다.
황 팀장은 “처음 100~200마리였던 흑두루미가 지금은 3000마리가 순천만에 정착했다”며 “하루에 두 번씩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가는 갯벌의 자연과 순천시의 생태보호 정책이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순천만습지와 순천만국가정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포함됐다.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7회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대한민국의 생태수도 1번지 순천의 생태철학은 무엇인지 알아보고 새봄맞이 준비를 하고 있는 순천만과 순천만국가정원을 둘러본다.
![]() 순천시의 생태철학이 만들어낸 순천만 갈대밭. |
흑두루미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야생에서 절멸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음을 뜻하는 취약 등급(VU)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28호,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보호받고 있다. 주로 러시아 시베리아, 몽골, 중국 북동부 등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일본 이즈미 지역과 우리나라 순천만 등지로 날아와 월동을 한다. 최근 몇 년간 국내 흑두루미 개체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지난 겨울 전 세계 흑두루미 개체수의 50%인 7600여 마리가 순천만에서 관찰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순천만습지에는 순천만의 역사와 순천만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자연생태관이 조성돼 있다. 1층 로비 중앙에 실제 흑두루미 크기의 5배가 넘는 흑두루미 조형물이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2층에는 순천만 습지에 대한 소개와 갯벌생물, 철새들에 관한 상설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자연생태관 옆에는 철새 탐조와 천체 관찰을 할 수 있는 순천만천문대가 자리한다. 국내 최초의 평지천문대로, 일반적으로 산 정상에 있는 천문대와 달리 접근성이 좋아 야간에도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다. 순천만천문대에는 사람 눈보다 1만4000배나 많은 빛을 받아들이는 고성능 천체망원경이 갖춰져 있다. 야간 별자리 관측 희망시 순천만습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건강을 위한 맨발걷기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순천만 습지의 새로운 힐링 코스 순천만 어싱길도 각광받고 있다. 순천만습지에서부터 별량면 장산마을까지 이어진 순천만 어싱길(람사르길)은 총 3코스로 구성된다. 순천만 갯벌을 조망할 수 있는 해안가 뚝방길 위에는 마사토와 황토로 깔린 산책로가 마련돼 있으며 곳곳에 대나무와 잔디로 조성된 경로를 따라 걸으며 순천만 연안과 람사르습지를 경험할 수 있다.
![]() 순천만국가정원 호수정원 중앙에 자리한 봉화언덕. |
박람회 폐막 후 재정비를 통해 2014년 순천만정원이라는 이름으로 영구적으로 개장했으며 2015년 9월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됐다. 10년만에 다시 개최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서는 국가정원뿐만 아니라 순천 시가지 전체를 부지로 활용하면서 시선을 끌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순천이 가지고 있는 생태와 자연을 바탕으로 한 특색 있는 정원에 애니메이션, 웹툰을 활용한 문화콘텐츠가 더해져 다양한 세대가 즐기고 힐링하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각국의 정원을 살펴볼 수 있는 세계전통정원과 스페이스 허브, 꿈틀정원, 바위 정원, 노을 정원 등 테마별 정원을 살펴볼 수 있으며 4월에는 튤립, 5월에는 유채꽃이 만개해 화사한 봄을 만끽할 수 있다.
갯벌공연장과 봉화언덕 사이에 있는 두다하우스는 자연주의 생태예술가 박봉기 작가의 작품으로 자연과의 호흡, 생명의 시원을 표현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마음 두고 오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은 두다하우스는 낮에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디지털 인형극장으로, 밤에는 야경 맛집으로 변신하면서 국가정원을 대표하는 명소중 한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원의 아름다움에 반해 순천에 놀러온 우주인’을 컨셉트로 우주의 미래에너지와 순천만의 생명에너지가 만나 신비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스페이스 브릿지’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순천만 정원 ‘꿈의 다리’에서 동천을 따라 순천만 습지까지 4.64㎞를 오가는 소형 무인궤도 열차 ‘스카이큐브’를 타고 정원을 둘러보는 방법도 있다.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은 휴무일이다.
◇왜 순천인가…순천시의 생태 철학= 순천시의 생태 철학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흑두루미를 포함한 뭇 생명들이 돌아와야 인간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생태 가치를 기반으로 한 생태환경에 중점을 두고 있다.
순천만 주변은 현재 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대부분 간척 농지로, 1960~70년대 농업정책으로 갯벌을 매립해 조성한 곳이다. 인간의 경제활동에 사용되기 위해 자연이 희생된 곳이기도 하다. 이후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상업시설에 대한 개발 압력이 높아졌고 이에 대응하고자 ‘순천만의 효율적인 관리방안’을 통해 이곳을 국토법상 ‘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10㎞에 달하는 해안의 광활한 면적에 건축물 건립 제한 등 각종 행위 제한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순천시의 지속적인 노력과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더해져 2009년 생태계 보존지구로 지정됐다.
순천시는 이후 환경저해시설을 철거하고 전봇대 제거, 흑두루미 경관농업단지 운영 등 흑두루미 월동환경 개선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동천 하구 주변 농경지에서 배출되는 농약과 비료 등 환경오염원을 제거하기 위해 토지를 매입해 습지로 복원했다. 두루미에 위협이 되는 전깃줄을 없애기 위해 300여 개의 전봇대를 제거한 환경정책은 세계적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
황선미 순천시 순천만보전팀장은 “흑두루미를 보호한다는 건 흑두루미가 좋아하는 순천만의 모든 생명들을 돌본다는 뜻이며, 생태계를 보존한다는 건 결국 사람이 사는 방법을 의미한다”며 “순천시의 생태 철학은 단순히 보여주기 식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과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철학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순천시의 이같은 생태 보호 정책으로 흑두루미 월동지 역시 일본 이즈미에서 순천만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이즈미 지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흑두루미 월동지로 매년 1만마리 이상이 도래했다. 하지만 2022년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집단 폐사로 이동 경로가 변화하면서 순천만으로 역유입되는 모습이다.
황 팀장은 “처음 100~200마리였던 흑두루미가 지금은 3000마리가 순천만에 정착했다”며 “하루에 두 번씩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가는 갯벌의 자연과 순천시의 생태보호 정책이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