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전남’ 구제역 뚫렸다 … 한우 농가 ‘초비상’
영암 한우 농장에서 전남지역 사상 처음으로 발생 무안 등 확산
영암·강진·담양·함평·영광은 조류독감 …백신접종 방역에 총력
2025년 03월 16일(일) 20:00
16일 낮 구제역이 발생한 무안군 한 한우농장 앞에서 방역본부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남 지역에서는 지난 14일 영암군 한 한우농장에서 지역 최초로 구제역이 발생했고, 영암·무안 등 5개 농장이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무안=김민준기자
‘구제역 청정 지역’인 전남 한우 농가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2000년에 처음 발생한 뒤 전국 시·도에서 구제역이 확진됐지만 전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영암·강진·담양·함평·영광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에 나선 상황에서 구제역까지 발생하는 등 잇따르는 축산 전염병으로 전남 축산 농가들은 초긴장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전남의 경우 한우 사육 두수가 61만 5317마리로, 경북 다음으로 많은 한우 사육 지역으로 꼽힌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3일 영암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뒤 반경 3㎞ 이내에 위치한 다른 한우농가 5곳(15일)과 무안(16일) 등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한 데 따라 해당 농장들에 대한 출입통제, 소독 등 방역 조치와 함께 주변 환경조사와 발생 원인 등을 분석하는 등 차단 방역에 총력을 쏟고 있다.

국내 농장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것은 지난 2023년 5월(충북) 이후 1년 10개월 만이지만 전남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2000년부터 13개 시·도에서 435건(소 153건·돼지 280건·염소 2건)의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전남은 지금껏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은 전국 유일의 구제역 ‘청정 지역’이었다.

전남도 등 방역당국은 최초 구제역이 발생한 영암지역 한우농장 한 곳과 무안지역 한우 농장의 모든 한우와 추가 발생 농장의 양성 판정을 받은 소를 살처분하는 한편, 발생농장 반경 3㎞ 이내를 방역지역으로 설정해 이동제한과 소독,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 내 추가 발생 농장의 경우 구제역 살처분 방침에 따라 최초 발생 농장과 달리 양성축만 살처분한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또 우제류 농장, 관련 종사자와 차량 등에 대해 17일 밤 10시까지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하고 전남 전체 가축시장 15개소를 14일부터 잠정 폐쇄했다.

전남도는 김영록 전남지사 주재로 지난 14일 긴급방역대책 점검 영상회의를 열고 백신 접종, 농장단위 축산차량과 사람 통제, 소독 철저, 축산인 모임 금지 등 체계적 차단관리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16일에도 구제역 대응 긴급재난대책회의를 열고 축산 농가에 구체적 방역 수칙 10종을 매일 8회 이상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전남도 방역 당국은 아울러 영암(1196농가 5만 8594마리), 나주(1375농가 5만 9711마리), 무안( 1160농가 4만 1416마리)가 전남지역 최대 한우 사육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인데다, 사흘 만에 7곳(3곳은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농장)으로 급속히 확산한 점에 주목,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3년 구제역이 발생했던 충북 지역의 경우 발생 초기(9일)에 11건이 집중 발생하다가 백신 접종 이후 항체가 형성되는 7~10일 이후 확산이 멈추는 등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전남도는 이에따라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현재 45% 수준인 영암과 인접한 7개 시·군(강진·나주·목포·무안·장흥·해남·화순)의 백신 접종률을 오는 17일까지 100%로 끌어올리고 22일까지 전남 22개 시·군 모든 한우 농가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축산 농가들에게 방역·소독 원칙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방역 수칙을 신속히 알리고 살처분 사후조치도 빈틈없이 진행하라”고 당부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구제역이란?

구제역은 우제류(소·돼지·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가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강해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감염된 동물은 입·혀·잇몸·코 등에 물집이 생기고 체온 상승과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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