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내버스 노조 “마을버스 지원 중단을”
715번 경유노선 증차 반발…마을버스 업체 “고유 역할 무시한 것”
2025년 03월 11일(화) 21:05
광주시 시내버스 노조가 광주시에 마을버스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광주지역버스노동조합(노조)은 지난 10일 성명서를 통해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마을버스 등록(한정면허) 제도를 폐지하고 마을버스 증차 등 지원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광주시가 지난달 26일 버스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마을버스 715번 버스의 남구 효천1지구 경유 노선을 기존 2대에서 10대로 증차하는 안을 통과시킨 데 반발해 성명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자치구가 무분별하게 마을버스를 등록하고 버스정책심의위의 증차·노선 변경을 통해 마을버스가 시내버스 운행 구간을 동일하게 운행하면서 시내버스 이용 승객 감소와 시 재정 악화에 영향을 미쳐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여건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을버스가 기존 시내버스 운행 노선의 대부분인 80%이상을 운행하고 있는데, 이는 현행 조례상 마을버스·시내버스 간 중복 노선에는 정류소를 7곳 이내로 설치하라는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기존 마을버스 노선은 시내버스 1000대로 충분히 운행할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노조는 “시내버스 근로자들은 준공영제 시행 이후 해직과 퇴직금 중간 정산 등을 견뎌 가며 준공영제를 정착시켜 왔다”며 “무분별한 한정면허 등록으로 이 이상 시내버스 적자를 늘려선 안 된다. 시내버스를 마을버스로 대체한다는 건 시민의 혈세를 이중으로 낭비하는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마을버스 업체 측은 “노조의 주장은 아파트 곳곳과 산간벽지 등을 도심과 연결해주는 마을버스의 고유한 역할을 무시하고 시내버스가 모든 노선을 독점하겠다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남구 효천1지구 마을버스가 증차된 것은 기존 경영난으로 휴업 중이던 8개 버스를 재운행하는 것뿐이며, 노선 중복·증차 등 모두 광주시 버스정책심의위에서 결정한 사안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의 한 마을버스 업체 대표는 “세금이 문제라면, 한 대당 연간 1억 5000여만원 적자가 나는 시내버스보다 대당 3000여만원 적자를 내는 마을버스가 훨씬 경제적”이라며 “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되고 나면 지하철역과 광주 벽지를 연결하는 마을버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텐데 무작정 시내버스만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광주시 시내버스는 전체 등록 대수 1044대 중 1000대를 운행 중이며, 운송원가에서 운송 수입을 제외한 운영 적자를 광주시에서 지원받고 있다. 지원금은 2020년 1162억원, 2021년 1212억원, 2022년 1380억원, 2023년 1377억원(잠정), 2024년 1402억원(잠정)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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