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국보 됐다
국가유산청, 역사·학술적 가치 높아…통일신라 조형미 간직
2025년 03월 11일(화) 20:10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곡성군 제공>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은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 부도탑의 전형을 보여주는 석조물이다. 통일신라시대 적인선사 혜철(慧徹)의 부도로, 전체적인 비례와 조형미가 뛰어나다. 특히 목조건축 지붕을 본떠 조각한 옥개석은 전통한옥의 처마와 목부재를 사실적으로 재현해 예술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이 국보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곡성군 태안사 소재 ‘적인선사탑’을 국보로 지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국보 지정은 지난 1963년 보물로 지정된 후 62년 만에 이뤄진 승격이다.

태안사(泰安寺)는 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구례 화엄사 말사로, 신라 경덕왕(742~765) 때 신승(神僧)이 대안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해, 조선시대 이후 태안사로 사용돼왔다.

이번에 국보가 된 ‘적인선사탑’은 통일신라시대 태안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문파인 동리산문(桐裏山門)을 세운 적인선사 혜철이 입적한 뒤 세워진 부도다. 동리산문은 신라 헌덕왕(809~826년) 이후 당나라에서 선법을 받은 유학승들이 귀국해 형성한 선종(禪宗) 9개 파(派)인 구산선문(九山禪門) 가운데 한 문파다.

탑신 옆면은 목조건축의 기둥과 인방(기둥과 기둥을 연결한 가로부재) 등 목부재를 본떠 새겼으며, 문비(門扉)와 사천왕상 등은 역동적이면서도 절제된 조각기법을 사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적인선사탑은 기록적인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다. 비문에 시호와 탑 건립 시기(861년)가 명확히 기록돼 있다는 점은 국보 지정의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국가유산청 김태영 사무관은 “기단 주변에 남아 있는 4개의 주초석은 통일신라시대 승탑 가운데 유일하게 예불을 위한 탑전(塔殿)시설을 갖췄던 흔적으로 추정돼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한편 조상래 곡성군수는 “문화유산으로서 큰 가치를 지닌 태안사 적인선사탑이 곡성에서 최초로 국보로 지정됐다”며 “모든 곡성군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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