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도로 포트홀 ‘우후죽순’…보수는 ‘하세월’
광주 올들어서만 6400여건 발생
시·자치구 인력 부족에 더딘 보수
운전자들“ 한달 째 그대로” 분통
차량들 포트홀 피해 아찔 운전도
시 “2차 피해 없게 빠른 보수할 것”
2025년 02월 24일(월) 21:30
광주시 남구 진월동 한 도로에서 포트홀이 발생해 24일 오후 남구청 도로보수반 직원들이 응급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겨울 동안 내렸던 눈이 녹으면서 광주 지역 도로 곳곳에 포트홀(Pot hole·도로 파임)이 우후죽순 생겨 운전자 피로도가 극한에 다다르고 있다.

광주시와 자치구는 ‘응급보수반’을 운영하며 대처하고 있으나 운전자들은 “포트홀이 생긴 지 한 달여가 지나도록 그대로”라며 ‘늑장 대응’을 성토하고 있다.

24일 오후 2시 30분께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광주시 남구 진월동 광주씨티병원 인근 도로는 군데군데 움푹 파이고 주저앉은 모습이었다.

일부 노선은 포트홀과 함께 10여m 길이의 도로가 침하돼 거미줄처럼 금이 갈라져 있었다. 이번 달 내내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한 눈으로 인해 약해진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기며 지반침하까지 일어난 것이다.

도로를 오가는 차량들은 덜컹이며 포트홀을 지나가다 깜짝 놀라 속도를 줄이거나 포트홀을 피해 중앙선에 바짝 붙어 지나가기도 했다.

택시기사 문모(58)씨는 “이달 초부터 남광주고가에 포트홀이 생겼는데 아직까지 보수가 되지 않고 그대로다”며 “그렇지 않아도 도시철도2호선 공사로 도로가 누더기인데 포트홀까지 말썽이니 운전할 때 멀미가 날 지경이다”고 하소연했다.

곧이어 광주시 남구 건설과 소속 도로보수반 직원들이 찾아와 복구 작업에 돌입했지만, 작업을 마치기까지는 꼬박 20여분이 걸렸다. 도로 응급 보수재를 붓고 삽으로 일일이 펼친 뒤, 다짐 장비로 평탄화 작업까지 마치는 식이었다.

도로보수반 정병욱(52)씨는 “이번 보수작업은 면적이 넓어 시간이 조금 더 걸렸지만 작은 포트홀의 경우 보수에 5분도 안걸린다”며 “운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르게 작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특히 이 시기 포트홀이 많이 발생해 날마다 비상이다. 오전에만 10여건의 포트홀을 메웠는데, 오후에도 수십개를 더 보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씨가 내민 작업 내역서에는 국민신문고나 전화로 접수된 도로 보수 요청 민원이 어림잡아 60여건 적혀 있었다.

올해 1월1일부터 현재까지 광주시에 접수된 폭 20m 이상 도로(광주시 관할)에서 발생한 포트홀은 5500건에 달한다. 하루에 100건 꼴이다.

2022년 1만 429건, 2023년 2만3448건, 2024년 3만3822건이 발생해 매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폭 20m 미만 도로(5개 자치구 관할)에서도 2022년 5037건, 2023년 6927건, 2024년 8744건, 2025년(2월24일까지) 893건의 포트홀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포트홀은 제설용 염화칼슘이 노면을 부식시키거나, 아스팔트 내부로 스며든 눈·비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도로를 약화시켜 발생한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해빙기인 1~3월에 포트홀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실제 광주 지역에 대설특보가 발효됐던 지난 3~9일 일주일 동안 광주시에 접수된 포트홀이 973건에 달했다.

광주시와 각 자치구는 쏟아지는 포트홀 보수 요청 민원에 ‘과부하’를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는 종합건설본부 도로관리팀 소속 직원들로 구성된 3개조 12명 기존보수반에 더해 민간업체 외주를 통해 6개조 18명을 추가 투입한 ‘포트홀 기동보수반’을 운영 중이다. 기존보수반은 전반적인 도로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외주업체 소속 18명이 집중적으로 포트홀 보수작업을 진행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마저 오는 28일 도급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다.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하기까지 입찰공고, 적격심사, 계약 및 착공 등 3주 가량이 소요돼 급증하는 포트홀에 대응이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자치구의 경우 더욱 열악하다. 남구의 경우 단 7명의 도로보수반이 포트홀 응급보수는 물론 인도 보수와 제설 작업, 과속방지턱 정비 등 도로 정비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인력은 한정돼 있는데 민원이 한꺼번에 쏟아지는데다, 응급 보수를 마치더라도 다시 패이는 경우가 많아 정비가 더디게 느껴질 수 있다”며 “최대한 빠르게 수리해 포트홀로 인한 안전사고나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 상반기까지 128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상무대로 등 18개 노선과 소규모 포트홀 다발구간을 중심으로 노후 도로를 재포장해 포트홀 발생 가능성을 줄일 것”이라며 “시공사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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