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생명의 가치 우선 시대 언제 가능할까- 변 원 섭 참여자치21 정책위원장
2025년 01월 13일(월) 22:00
광주시 동구 학동 철거 현장과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는 물론 이번에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추락사고까지. 언제까지 유가족들과 국민들은 사회적 대형 사고로 인해 잃어버린 생명에 대한 슬픔으로 하늘만 바라보고 살아야 할까.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해결되지 않은 진실, 반복되는 참사의 고리, 여전히 고통 받는 유가족 등 수년이 지나도록 아물지 않은 상처가 지속되고 있다. 상호 책임 전가로 끝나버린 공공시스템과 솜방망이 처벌로 명확한 책임을 규명하지 못한 사회적 제도 등 무엇으로 어떻게 생명의 가치가 지켜질지 답답하기만 하다.

정부는 사고 예방 체계를 강화하고 투명한 사고 조사로 책임 규명하겠다고 하지만 국민이 이해할 만한 수준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와 정부는 물론 경찰이나 검찰의 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고, 마지막 희망인 법원마저도 책임규명을 하지 못한다면 국민은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할까. 생명을 뒤로하며 정부는 예산 타령을 하고, 민간사업자는 이익을 우선시하는 이 시대가 과연 옳은 방향일까.

정치인들은 현장에 가서 애도하고 위로하면 끝이 아닐 것이다. 공공조직에서 진실 규명이 어렵다면, 입법당사자들이 연구를 통해 관련 산업에 대한 법과 제도를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고,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 파악하고, 정부에 끝까지 끈질기게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을 요구하고, 빈틈 있는 법률은 개정하는 방법도 있을 것인데 무엇이 그렇게도 어려운지 묻고 싶다.

생명을 잃고 고인이 되신 분들과 가족은 물론 재해손실로 인한 피해 당사자와 일반 국민들이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야 하는 사회적 구조다. 사고가 발생하면 정부, 공기업, 해당 기업, 개인 등 여러 주체가 얽혀 명확한 책임소재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거나 책임소재의 복잡성 때문에 원인을 찾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명확한 책임자를 규명하지 못한다면 희망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희생자와 유가족은 억울해하며 복받쳐 오는 고통 속에 살아야 할 수밖에 없고 국민은 한없이 불안한 사회 구조 속에 살아야 할 것이다.

원인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하지 못하면 지속적으로 사회적 참사가 잠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재발 방지 대책도 의미가 없다. 관련된 법률이 불안전하거나 구체적이지 않아 책임소재를 법적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적극적으로 제도를 보완·개선해 사법부가 근본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무안공한 제주항공 비행기 사고는 책임규명을 위한 독립적 조사 기구를 구성해 이해관계자의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사고의 기술적 원인과 구조적 문제를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분석해 결과를 도출해야 할 것이다.

생명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 정부와 공공기관, 정치권, 기업 모두가 생명을 우선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정확한 사고 원인과 관련자의 책임 등을 밝혀내 법과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더 이상 희생자와 재해가 발생하지 않는 세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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