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호령한 KIA…아시아 호령한 광주FC
2024 광주·전남 스포츠 결산
2024년 12월 29일(일) 19:45
이범호 감독이 이끈 KIA 타이거즈가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통합 우승’을 이뤘다. <KIA 타이거즈 제공>
1. ‘이범호호’ 출범…KIA 타이거즈 7년 만에 우승 질주

KIA 타이거즈가 사령탑·부상 악재를 딛고 2017년 이후 7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김종국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스프링캠프 출발 전날 사령탑이 해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KIA는 캠프 중반 이범호 타격 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KBO 첫 80년대생 사령탑이 탄생했다. 이범호 감독은 선발진 4명이 부상으로 동시에 이탈하는 초대형 악재를 딛고 ‘형님 리더십’과 투타의 밸런스로 정규시즌을 1위로 마무리했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첫 서스펜디드가 선언됐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1차전, 비로 흐름을 바꾼 KIA는 4승 1패의 전적으로 ‘V12’도 이뤘다. 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를 이은 KIA는 1987년에 이어 37년 만에 광주에서 우승 축포를 쏘아 올렸다.

2. 김도영 열풍

“니땜시 살아야”. KIA 타이거즈의 내야수 김도영은 2024시즌 프로야구는 물론 프로 스포츠계를 흔든 ‘슈퍼스타’였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한 3년 차 김도영은 지난 4월 KBO리그 역사상 첫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하며 놀라운 시즌을 예고했다. 이어 최연소·최소경기 ‘30-30’·‘100득점’ 기록을 작성한 김도영은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까지 만들었다. 143차례 홈에 들어오면서 팀 선배 서건창이 가지고 있던 역대 시즌 최다 득점(135개) 기록을 갈아치우며 KIA 통합 우승의 주역이 됐다. 김도영은 KBO MVP를 시작으로 골든글러브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면서 각종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유니폼 판매도 역대급을 기록하는 등 김도영은 성적과 흥행에서 모두 최고의 스타로 주목받았다.

3. KIA, 125만 최다 관중…KBO 1000만 시대

2024시즌 뜨거운 야구 바람이 불었다. ‘우승팀’ KIA 타이거즈의 안방인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73경기에 총 125만 9249명이 입장했다. 140만 인구의 광주에서 기록된 2017년 이후 두 번째 100만 관중이다. KIA 최다 관중 신기록이기도 하다. KIA는 최다 매진 기록도 새로 썼다. 개막전부터 기록된 매진 행렬은 최종전에도 이어졌다. 평일 경기에도 구름 관중이 찾으면서 9경기 연속 매진 기록이 작성되는 등 30경기에서 챔피언스필드 관중석이 가득 찼다. ‘슈퍼스타’ 김도영을 앞세운 KIA의 1위 질주 속 KBO도 흥행을 이어갔다. 올 시즌 프로야구 720경기에 총 1088만 7705명이 찾으면서 KBO는 출범 43년 만에 프로 스포츠 사상 첫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로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안세영.
4. 파리올림픽 광주·전남 선수들 선전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광주·전남 선수단은 감동의 무대를 선보였다. 나주출신으로 광주체고를 졸업한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은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을 제패하며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을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완성했다. 순천시청 남수현은 양궁 여자 단체전 10연패 위업을 이뤘고, 개인전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격 조영재(전남)는 25m 속사권총 은메달로 한국의 첫 속사권총 메달 기록을 세웠다. 전남도청 펜싱 최세빈은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화순군청 정나은은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복싱 여자 54㎏급 동메달을 따낸 화순군청 임애지는 ‘한국 여자 복싱 최초’라는 역사를 썼다. 유도의 이혜경(광주교통공사)도 혼성 단체전을 통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5. 패럴림픽 빛낸 광주·전남 선수들

광주·전남 태극전사들이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열전을 펼쳤다. 한국은 지난 8월 29일부터 12일간 열린 이번 패럴림픽에서 총 30개(금6·은10·동14)의 메달을 따내며 종합 2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8개 종목에 출전한 광주·전남 선수 17명은 탁구·보치아·배드민턴·사격에서 총 9개(금1·은4·동4)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장애인 탁구 간판’ 김영건(광주시청)은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완차이 차이웃(태국)을 세트 스코어 3-2로 꺾고 한국에 6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개인 통산 5번째 우승으로 그는 패럴림픽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공동 2위가 됐다. 탁구 서수연·김정길·박진철(이상 광주시청), 보치아 강선희(한전KPS), 배드민턴 유수영(한국장애인고용공단), 사격 이윤리(완도군청) 등도 메달리스트가 돼 지역 장애인스포츠 위상을 드높였다.

6. 광주FC, 첫 아챔 무대서 맹활약

광주FC는 K리그1으로 복귀했던 지난 시즌 정규시즌 3위에 오르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권까지 얻어냈다. 그리고 첫 ACLE무대에서 ‘이정효표’ 공격 축구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ACLE 데뷔전이었던 9월 17일 일본 요코하마와의 홈 경기에서 7-3 대승을 거둔 광주는 현재 4승 1무 1패(승점 13)로 동아시아그룹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아사니가 ‘해결사’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사니는 11월 27일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경기에서 교체 투입 20초 만에 결승골을 작렬하며 대회 7호골을 만들었다. 16강을 눈앞에 둔 광주는 내년 2월 11일 산둥 타이샨(중국)과의 원정에 이어 2월 18일 홈에서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를 상대로 ACLE 리그 스테이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광주FC 이정효 감독. <광주FC 제공>
7. ‘이적설’ 이정효 감독 내년도 광주FC

2024시즌이 끝난 뒤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K리그의 뜨거운 이름이 됐다. 강등권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낸 전북현대가 새 사령탑을 찾는 과정에서 이정효 감독의 이름이 언급되면서, 그의 거취에 사람들의 신선이 쏠렸다. 이정효 감독은 사령탑으로 맞은 첫 시즌이었던 2022년, 광주의 K리그2 우승을 지휘하며 사람들을 놀라게했다. 이정효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K리그1무대에서도 통하는 전술을 보여주면서 3위라는 구단 최고의 성적을 작성했다. 올 시즌에는 구단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4승 1패의 성적을 내면서 ‘정효볼’의 위력을 보여줬다. 여러 논란을 뒤로한 이정효 감독은 최근 구단과 재계약을 마무리하면서 2025시즌에도 광주FC에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8. 페퍼스 장소연호로 새 출발

미들블로커·해설위원 출신의 장소연 감독이 지난 4월 AI페퍼스의 지휘봉을 잡았다. ‘막내 감독’인 그는 ‘기본기 잘 다져진 원팀’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2024-2025시즌 V리그에 새 바람을 예고했다. 2021-2022시즌 창단 이후 최하위를 벗어난 적이 없던 페퍼스는 장 감독 선임 이후 리베로 한다혜, 미들블로커 장위, 아웃사이드히터 이예림, 세터 이원정 등으로 선수단을 재정비했다. 기대를 모았던 자비치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테일러를 영입해 장위와 ‘신장 190㎝ 이상’ 트윈타워를 구성한 페퍼스는 지난 14일 홈에서 GS칼텍스에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구단 최다승(5승)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이어 2024년 마지막 경기였던 29일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6승에 성공, 구단 최다승 신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6월 목포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53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일반부 400m 계주 결선에서 38초68의 한국 신기록을 합작한 이시몬, 김국영, 이용문, 고승환(왼쪽부터)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육상연맹 제공>
9. 광주시청 김국영·고승환, 한국 400m 한국신기록 합작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10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깼다. ‘육상 최강팀’으로 불리는 광주시청의 김국영과 고승환이 안양시청의 이시몬, 서천군청의 이용문과 새 역사를 합작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6월 목포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제53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초청팀’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 이들은 남자 400m 계주에서 결승선을 38초68 만에 통과했다. 이들이 합작한 기록은 2014년 7월 6일 한중일 친선대회에서 김국영, 오경수, 조규원, 여호수아가 합작한 종전 기록 38초74를 0.06초 단축한 것이다. 광주시청 육상팀을 중심으로 한 대표팀은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의 높은 벽을 넘어서며 한국 육상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10. 광주·전남 선수단 전국체전 활약

제105회 전국체전에서 광주·전남 선수단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지난 10월 경남 일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광주 선수단은 금 38개, 은 54개, 동 69개 등 총 161개의 메달로 종합 13위를 기록했다. 전남 선수단은 금 43개, 은 42개, 동 84개로 총 169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12위에 올랐다. 특히 광주시청은 1600m 혼성 계주에서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며 ‘육상 명가’의 저력을 보여줬다. 광주체고의 체조 유망주 문건영은 발목 부상을 극복하고 3관왕에 올랐으며, 근대5종 전웅태(광주시청)는 2관왕을 차지했다. 복싱 한영훈(광주동구청)과 육상 원반던지기 김지인(한국체대·광주)은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전남도청의 우슈 윤웅진과 목포시청의 해머던지기 박서진은 각각 6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전남도청 우슈 김민수와 순천시댄스스포츠연맹 김민수·김나연은 대회 3연패를 기록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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