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파면이다” 영하 날씨에도 뜨거운 외침
윤 탄핵안 가결 후 광주 첫 주말 집회
윤석열 파면·국민의힘 해체·내란 동조세력 처벌 촉구
광주비상행동, 5·18민주광장서 1500명 총궐기대회
2024년 12월 22일(일) 21:00
21일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7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이소망 씨가 뜨개질로 직접 만든 ‘내란수괴 처벌하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펼쳐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첫 주말 광주 5·18민주광장에는 “이제는 파면이다”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동지(冬至)였던 지난 21일 손발이 꽁꽁 얼어붙는 영하권의 기온과 눈발이 휘날리는 날씨에도 시민들은 “아직 안심할 수 없다”며 광장으로 모였다.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과 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하 광주비상행동)은 21일 오후 3시 30분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제7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파해처락’을 주제로 진행됐다. ‘윤석열을 파면하고, 국민의힘을 해체하고, 내란 동조세력을 처벌하라’는 의미다.

이날 광장에는 주최 측 추산 15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관저에 틀어박혀 시간 끌기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을 보니 분노가 치솟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바빠서 이전 집회에는 참여하지 못했다는 간호사 박모(여·28)씨는 “탄핵안이 가결되고 문제가 하나씩 해결될거라 믿었지만, 빈말로라도 사과하지 않고 시간만 지체하는 대통령과 그를 감싸는 국민의힘을 보니 화가 치솟았다”며 “간호사로서 ‘의료인을 처단한다’는 포고령에 충격을 받았다. 자신을 반대한다고 계엄령을 내리는 대통령은 하루빨리 자리에서 내쫓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아들인 시헌(7)군의 손을 잡고 민주광장 찾은 김운성(41)씨 역시 “민심은 윤석열 탄핵임이 분명한데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루고 있다”며 “여의도는 못가더라도 윤석열이 완전히 파면될 때까지 집회에 나와 헌법재판소와 국회, 수사기관에 지역의 목소리를 전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5·18민주광장에 모인 지역민들은 일련의 사태들에 분노하면서도 여전히 즐겁게 집회에 참여했다.

“윤석열 탄핵해야 메리 크리스마스. 김건희 벌 받아야 메리 크리스마스. 국힘당 해체해야 메리크리스마스”라는 가사로 전국 집회에서 유명세를 탄 ‘탄핵 캐롤’과 젊은 세대의 사랑을 받는 만화 영화 주제곡 ‘우리의 꿈’이 광장에 울려퍼졌다. 민중가요 역시 어우러져 사회자는 젊은 세대를 위해 ‘광주출정가’의 역사와 의미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개성있는 팻말과 깃발로 화답했다. ‘대한 마법소녀 전우회’, ‘목 긴 공룡 모임’ 등 깃발이 휘날렸고, 한 대학생은 ‘교수님 죄송합니다. 졸작 마감 대신 윤석열 마감하러 왔어요’라는 팻말을 들어보여 집회 참여자들을 웃게 했다.

이소망(여·33)씨는 뜨개질로 직접 만든 ‘내란수괴 처벌하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가지고 나왔다. 이씨는 “뜨개모임에서 공유해준 도안을 활용해 한땀한땀 분노를 담아 만들었다”며 “뜨개인들은 하나의 편물을 완성할 때까지 실을 풀었다 엮었다 반복한다. 마찬가지로 윤석열이 파면될 때까지 결코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겠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거의 매번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채도영(31)씨는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12·3비상계엄사태까지 국민을 지키지 않고 청년들을 도구로 생각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에 화가 난다”며 “어느덧 3주째지만 여러 사람과 함께하니 추위도 피곤함도 거의 안느껴진다. 광장에 몇 명 없었다면 힘이 빠져 금방 그만두게 됐을 것”이라며 연대하는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글·사진=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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