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가 던지는 의미를 사유하다
레드기저, 드영미술관서 내년 3월 11일까지 그림전 ‘My JOKER’
2024년 12월 14일(토) 17:30
‘RED-TIGER’
‘WHITE-FLARE’
인간 사회는 구조적으로 주인공과 주변인들로 나뉜다. 주인공은 당연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주변인들은 주목을 받지 못한다. 주류와 비주류, 주인공과 엑스트라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단면을 보여준다.

카드 게임에 ‘조커’라는 카드가 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카드를 일컫는다. 몇 년 전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문구가 회자된 적이 있다. 일등 외에는 어떠한 주목도 받지 못하는 세상의 부조리한 면을 꼬집었다.

사실 계급사회에서 조커는 지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주군의 명령을 수행하는 또는 교묘히 왜곡해 자신의 뜻을 펴기도 했다.

‘조커’를 모티브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레드기저가 드영미술관에서 내년 3월 11일까지 그림전 ‘My JOKER’를 선보인다.

그는 이번 전시의 주제를 ‘My JOKER’로 잡은 것에 대해 “레드 기저에 깃든 초심을 My JOKER로 했는데, 그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며 “가볍게 즐겁게 즐겨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작품을 감상하시는 분들도 저마다 마음 속에 있는 JOKER을 찾아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존재하지만 한편으로는 감춰진 존재인 조커의 의미를 사유해볼 수 있는 계기”라고 덧붙였다.

전시장에서 만나는 작품은 모두 18점. ‘white flare’는 붉은색 바탕 위에 흰색의 불꽃이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붉은 불꽃이 아닌 흰색의 불꽃은 보는 이에게 강열함보다는 투명함, 편안함을 준다.

다른 작품 ‘Red Tiger’는 여느 호랑이의 그것과 다르다. 눈은 강한 에너지가 응축돼 있는데 이글거리는 눈빛은 노란색이다. 마치 자동차 라이트가 켜진 느낌이다.

작가는 “동물 중에서 호랑이가 가장 멋있어요”라며 “호랑이 눈에서부터 뿜어져나오는 강렬한 에너지를 담아보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레드기저는 상명대 디자인학과를 졸업했으며 광주디자인진흥원 디자인비엔날레본부 전시기획팀에서 근무했다. 일러스트레이션 등을 강의했으며 지금까지 3회 그림개인전을 열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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