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성 맞는 기회 찾고 생활 안정 위해 고향에 살아요”
광주·전남 청년 ‘엑소더스’ <3> 광주에 뿌리 내린 청년들
나주 혁신도시 지역 인재 채용 증가…교통 편리하고 생활비 절약 ‘장점’
지역만의 콘텐츠 발굴하고 청년들 취·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해야
2024년 12월 02일(월) 19:40
/클립아트코리아
무작정 수도권으로 떠나는 청년도 있지만, 고향인 광주·전남에 뿌리를 내리고 미래를 설계하는 청년도 많다.

특히 지역 내 정착을 희망하는 청년 중에선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나주 혁신도시)에 있는 공공기관 취업을 희망하는 사례가 상당수였다. 수도권 집중화를 막고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사업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나주 혁신도시 공공기관 채용 인원 중 지역 인재 채용 인원 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한국전력공사는 2021년 전체 채용 인원 439명 중 지역 인재 119명(27.1%)을 채용했다. 2022년 전체 채용 인원 232명 중 71명(30.6%), 2023년 70명 중 24명(34.3%)으로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은 계속해서 늘었다.

한전KPS도 2021년 전체 채용 266명 중 80명(30.1%), 2022년 144명 중 45명(31.3%), 2023년 162명 중 66명(40.7%) 등 지역 인재 채용을 늘려왔다.

전국적으로 공공기관 인원 감축이 이뤄지면서 전체 채용 인원이 줄었음에도 지역 청년 대상 채용은 늘어났다는 의미다.

청년들은 경제적 안정성, 편리한 생활 여건, 지역의 특색 있는 기회 등도 지역에 남는 이유로 꼽았다.

광주지역 한 기관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오수아(여·22)씨는 “수도권으로 취직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값비싼 생활비를 감당하기보다 고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 한다”며 “경제적 측면에서 광주가 수도권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체력측정사로 근무하는 김소희(여·25)씨는 “수도권보다 교통 혼잡도가 낮아 출퇴근이 편리하고 본가에 살면서 관리비나 식비 등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에 남은 대다수의 청년들은 지역 내 다양한 기회와 생활의 안정성을 정착의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수도권으로 향할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지만 지역 내 취업 등 환경이 달라진다면 머물 의향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년들은 앞으로 지역이 다양한 일자리와 기회를 제공한다면 청년 유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위해 ‘지역 청년 맞춤’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윤주용(25)씨는 “수도권의 세력이 점점 세지는 상황인 만큼 지역을 살리기 위한 홍보나 캠페인이 필요하다”면서 “양질의 일자리인 나주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등이 지역 청년 채용을 확대한다면, 더 많은 청년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정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권(25)씨도 “광주가 청년들이 숨 쉬고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지방의원들이 청년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청년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광주만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철 전남연구원 부원장은 “지역 청년들은 지역 내 청년 창업과 관련한 자금 지원, 지역 내 공기업 채용 등을 몸소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탈을 결심하게 된다”며 “지역만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청년층이 취·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 새로운 것을 유입하기보다 기존 시설을 활용한 ‘집토끼 잡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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