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재 취약 방음터널 한 곳도 정비 못해
2024년 11월 29일(금) 00:00
정부가 화재에 취약한 소재로 시공된 방음터널을 정비하라는 행정명령을 전국 지자체에 내렸지만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정비를 하지 않은 곳이 10개소에 달한다. 특히 미정비 터널 10곳 중 절반인 5곳이 광주에 위치한 방음터널로 밝혀졌으며, 나머지 전국에 산재한 5곳은 정비사업 일정이 확정돼 진행중이다.

하지만 광주는 패널 교체 대상 방음터널 5곳 모두 지난 4일에서야 설계를 마친 상태로 정비가 완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행정명령을 내린 이유는 방음터널 패널 소재가 플라스틱(폴리메틸 메타아크릴레이트·PMMA)인 경우 불에 취약해 대형 인명사고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22년 12월 29일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화재에 취약한 PMMA 소재를 방음터널 자재로 썼다는 사실이 지적됐다.

광주시는 지난해 2월 정부의 행정명령을 받아 PMMA 소재로 천장이나 벽체를 시공한 방음터널인 남구 진월·서구 풍암 서창방면·풍암 광명메이루즈·광산구 우산·북구 광암고가차도 등 5곳에 대한 정비 사업을 추진중이다. 정부의 행정명령 대상이 된 방음터널은 전국적으로 65곳이며, 이중 55곳은 이미 정비가 완료된 상태이다.

광주시는 방음터널 정비 지연 이유에 대해 “다른 지역은 예산이 50억 원 정도인데 비해 광주는 구간이 긴 방음터널이 많아 5곳 정비에 200억 원이 넘게 들어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긴축재정에 돌입한 상태에서 예산 마련이 어렵다는 사실은 납득이 간다. 그러나 광역시가 20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해 시민들이 위험에 내몰려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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