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 자립 지원하고 나눔·상생·사회적 책임 실천
전남의 우수 일자리 기업을 가다
<4> 전남의 대표 사회적기업 (송광행복타운·두드림협동조합)
송광행복타운
2010년 10월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장애인 31명·직원 8명, 39명 근무
2022년 매출 13억, 2023년 16억
“이제 회사의 질적 성장 위해 노력”
<4> 전남의 대표 사회적기업 (송광행복타운·두드림협동조합)
송광행복타운
2010년 10월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장애인 31명·직원 8명, 39명 근무
2022년 매출 13억, 2023년 16억
“이제 회사의 질적 성장 위해 노력”
![]() 지난 2010년 10월 설립된 사회적기업 여수 송광행복타운에는 장애인 31명과 8명의 일반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의류, 판촉물 인쇄, 폐현수막 재사용 마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폐플라스틱 원단으로 작업복을 만들고 있다. |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고용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기업으로 자리를 잡은 전남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들이 있다. 장애인에게는 꿈같은 직장을 선사하고, 좋은 상품·서비스로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있는 송광행복타운과 두드림협동조합을 찾았다.
지난 2010년 10월 설립된 송광행복타운은 사회복지법인 송광재단 산하의 사회적기업이다. 장애인 31명과 8명의 직원 등 39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의류(작업복, 근무복, 조끼, 티셔츠 등)와 판촉물 인쇄(사무용품, 행사용품, 레저용품, 업소용품, 생활용품, 스마트폰 악세서리 등), 폐현수막 재사용 마대(20리터, 50리터) 등을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와 평등을 통한 사회 통합’을 미션으로, 소득 증대·근로시간 보장·사업 아이템 다각화 등을 비전으로 하고 있다.
2010년 11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뒤 2012년 9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으며, 클린사업장 인증(2014년), 중소기업 확인서(2017년),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2021년)에 이어 지난 9월에는 사회적 가치 측정 우수기업에 선정되었다. 사회적으로도, 기업으로도 성공적인 성장을 계속해오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22년 매출 13억여원, 2023년 16억여원 등으로 조금씩 향상되고 있으며, 2년만에 장애인 직원은 10명이 늘었다.
올해 송승하(42) 대표가 사회적경제 한마당에서 전남도교육감상, 문전식 공장장이 제16회 장애인 재활의 날 기념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이종규 부장이 제7회 전남장애인직업재활의 날 기념 전남도지사 표창, 박은선 사원은 여수사회적경제 한마당에서 여수시장상 표창 등을 받기도 했다.
채용된 장애인들은 모두 20~60대의 발달장애인으로, 경증과 중증으로 구분된다. 중증 장애인의 경우 근무시간이 3시간 내외로, 실밥을 제거하고 제품을 옮기는 등 가장 쉬운 업무가 주어진다. 경증 장애인은 직원들과 함께 재단·미싱 작업을 함께 하며 숙련도를 높여가고 있다. 교육을 하고 경험이 쌓인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효율성은 일반 직원의 40% 미만이지만, 이들의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높게 책정되고 있다. 장애 정도에 따라 수시로 다양한 수준의 직업 적응 훈련을 실시하고, 직장 내 적응과 대인관계 형성을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2년에 한 번씩은 전직원 해외연수도 떠난다. 연수 대상지는 2021년 일본, 지난해 대만에 이어 내년에는 중국으로 정했다.
박주화 사무국장은 “초등학생보다 낮은 지능을 갖고 있는 장애인들이 취업을 해 매달 정기적으로 임금을 받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며 “대부분의 직원들이 장기근속으로 가족들도 회사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향상된 사회복지시스템도 이들의 취업에 기여했다. 장애인활동보조사업을 통해 20명 가까운 직원들이 출퇴근을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나머지는 직접 출퇴근을 시켜준다.
28살에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내려와 14년을 법인과 함께 하고 있는 송승하 대표는 다른 기업보다 납품기한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직원들의 안전 사고 가능성이 높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송광행복타운을 어엿한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최근 그의 관심사는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다. 최근 고객과 협의를 통해 폐플라스틱 원단으로 작업복을 만들어 납품하는 등 회사의 질적 성장에 전력을 쏟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로부터 우선 1200벌을 주문받아 생산하고 있으며, 원단은 효성티엔씨(주)로부터 직거래를 통해 원가로 제공받고 있다. 고객사들은 오랜 기간 거래를 하며, 발달 장애가 있는 직원들이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면서도 단골 고객이 되어주고 있다.
송 대표는 “고객의 90%가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기업·공공기관 등으로, 이들의 도움과 배려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이제 어느 정도 발판을 마련했다고 판단되어 회사의 질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민감해진 직장 내 안전 문제 등이 걱정이다. 초등학생보다 낮은 지능 수준인 중증장애 직원의 경우 불시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등에 문의를 했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왜 그렇게 장애인을 많이 채용했는가”라는 물음이었다. 그는 “채용된 장애인과 그 가족의 기쁨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회사 내에서 최대한 안전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노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장애인 다수 고용 기업의 경우 안전시설 설치를 지원하거나 징계 규정을 완화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현재 정체되어 있는 매출을 끌어올려 장애인 고용 인원을 더 늘리고, 이들이 보다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8명의 일반 직원들이 장애가 있는 직원들을 살뜰히 챙기면서 자신의 업무도 해내는 것을 보고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송광행복타운 내에서 자신의 업무를 하면서 무엇인가를 성취해나가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대표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두드림협동조합의 사명은 ‘세상을 향해 두드린다’와 ‘꿈을 이룬다’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4년 전 조현병, 우울증 등 정신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인들과 함께 사회적기업을 창업한 이승현(54) 이사장. 학원강사에서 10년 전 사회복지사 자격을 얻은 뒤 정신재활시설에서 정신장애인과 기업 간 취업을 연계하는 업무를 맡아보다가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대부분 기업에서 정신장애가 있으면 인건비를 너무 박하게 책정해서 고용하려고 한 현실에 실망했다”며 “주변 분들이 모두 말렸지만,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이사장을 비롯해 장애인, 일반인 등 모두 9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출자하고, 3ㄹ명의 직원을 선발해 본격적인 운영에 나선 것은 지난 2021년 10월이었다.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청소, 방역, 세차 등 쉽게 적응이 가능한 업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현실에서는 어려웠다. 반복되는 교육과 훈련을 받으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세밀한 부분에 있어서 여전히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직원 6명 모두가 정신장애인입니다. 처음에는 일반인 직원 1명을 고용했는데, 그분이 버티지 못하는 겁니다. 아무래도 한 명이 여러가지 역할을 소화해야하고, 정신장애인에 대해서 이해나 배려심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힘든 일이죠.”
이 이사장은 일반인 직원이 나간 빈자리에 고심끝에 경증 정신장애인을 팀장으로 앉혀 현장을 이끌도록 했다. 장애 정도에 따라 작업 시간을 4~8시간으로 차등하고,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10%를 더 높여주며 일을 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첫해 800만원에 불과했던 기업 매출은 2022년 6600만원, 2023년 1억3000만원까지 성장해갔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2022년 예비사회적기업을 거쳐 2023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회사의 큰 칠판에는 ‘월 매출 2000만원 달성’이라는 문구가 써있었다. 이 이사장은 “올해 2억4000만원을 목표로 했는데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2025년에는 채용 인원도 10명으로 늘리고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기준을 지켜 장애인이라도 편하게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두드림협동조합은 정신장애인으로 구성된 직원으로 4년간 성공적으로 기업을 이끌면서 지역 내에서는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는 다시 영업망 확장으로 이어지면서 매출 상승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지난 2022년 11월 기존 창고 같은 공간에서 넓직한 사무실로 이전하고, 고가의 청소도구들을 구매했으며, 3대의 차량을 갖출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함은 있다.
“지역사회가 건강하려면 사회적 자본이 풍부하고, 취약계층들이 취업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그 지역의 기반이 되고, 이러한 조그만 기업들이 더 늘어나면 우리 사회는 더 나은 미래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사장은 4년간 충분히 능력과 신뢰가 검증된 만큼 추가 투자를 받을 생각이다. 두드려봐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두드림협동조합이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조합원들의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회에는 건강한 투자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
“정신장애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벌고 그것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함께 문화생활도 즐기며 행복해하는 것을 보고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이러한 소소한 기쁨들이 쌓이면 높고 두터울 것 같은 우리 사회의 문도 열릴 것이라고 봅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2010년 11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뒤 2012년 9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으며, 클린사업장 인증(2014년), 중소기업 확인서(2017년),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2021년)에 이어 지난 9월에는 사회적 가치 측정 우수기업에 선정되었다. 사회적으로도, 기업으로도 성공적인 성장을 계속해오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22년 매출 13억여원, 2023년 16억여원 등으로 조금씩 향상되고 있으며, 2년만에 장애인 직원은 10명이 늘었다.
![]() 송광행복타운 송승하 대표. |
박주화 사무국장은 “초등학생보다 낮은 지능을 갖고 있는 장애인들이 취업을 해 매달 정기적으로 임금을 받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며 “대부분의 직원들이 장기근속으로 가족들도 회사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향상된 사회복지시스템도 이들의 취업에 기여했다. 장애인활동보조사업을 통해 20명 가까운 직원들이 출퇴근을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나머지는 직접 출퇴근을 시켜준다.
28살에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내려와 14년을 법인과 함께 하고 있는 송승하 대표는 다른 기업보다 납품기한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직원들의 안전 사고 가능성이 높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송광행복타운을 어엿한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최근 그의 관심사는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다. 최근 고객과 협의를 통해 폐플라스틱 원단으로 작업복을 만들어 납품하는 등 회사의 질적 성장에 전력을 쏟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로부터 우선 1200벌을 주문받아 생산하고 있으며, 원단은 효성티엔씨(주)로부터 직거래를 통해 원가로 제공받고 있다. 고객사들은 오랜 기간 거래를 하며, 발달 장애가 있는 직원들이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면서도 단골 고객이 되어주고 있다.
![]() 폐현수막으로 마대를 만들고 있는 장애인들. |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민감해진 직장 내 안전 문제 등이 걱정이다. 초등학생보다 낮은 지능 수준인 중증장애 직원의 경우 불시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등에 문의를 했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왜 그렇게 장애인을 많이 채용했는가”라는 물음이었다. 그는 “채용된 장애인과 그 가족의 기쁨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회사 내에서 최대한 안전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노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장애인 다수 고용 기업의 경우 안전시설 설치를 지원하거나 징계 규정을 완화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현재 정체되어 있는 매출을 끌어올려 장애인 고용 인원을 더 늘리고, 이들이 보다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8명의 일반 직원들이 장애가 있는 직원들을 살뜰히 챙기면서 자신의 업무도 해내는 것을 보고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송광행복타운 내에서 자신의 업무를 하면서 무엇인가를 성취해나가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대표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세상을 향해 두드린다’사명으로 창업해 올해 4년째를 맞는 영광 두드림협동조합 내부. 직원 6명 전원이 장애인으로 청소, 방역, 세차 등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
이 이사장을 비롯해 장애인, 일반인 등 모두 9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출자하고, 3ㄹ명의 직원을 선발해 본격적인 운영에 나선 것은 지난 2021년 10월이었다.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청소, 방역, 세차 등 쉽게 적응이 가능한 업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현실에서는 어려웠다. 반복되는 교육과 훈련을 받으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세밀한 부분에 있어서 여전히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두드림협동조합 이승현 이사장. |
이 이사장은 일반인 직원이 나간 빈자리에 고심끝에 경증 정신장애인을 팀장으로 앉혀 현장을 이끌도록 했다. 장애 정도에 따라 작업 시간을 4~8시간으로 차등하고,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10%를 더 높여주며 일을 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첫해 800만원에 불과했던 기업 매출은 2022년 6600만원, 2023년 1억3000만원까지 성장해갔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2022년 예비사회적기업을 거쳐 2023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회사의 큰 칠판에는 ‘월 매출 2000만원 달성’이라는 문구가 써있었다. 이 이사장은 “올해 2억4000만원을 목표로 했는데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2025년에는 채용 인원도 10명으로 늘리고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기준을 지켜 장애인이라도 편하게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두드림협동조합의 매출이 계속 상승하면서 최근 구입한 세차 출동 차량. |
“지역사회가 건강하려면 사회적 자본이 풍부하고, 취약계층들이 취업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그 지역의 기반이 되고, 이러한 조그만 기업들이 더 늘어나면 우리 사회는 더 나은 미래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사장은 4년간 충분히 능력과 신뢰가 검증된 만큼 추가 투자를 받을 생각이다. 두드려봐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두드림협동조합이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조합원들의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회에는 건강한 투자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
“정신장애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벌고 그것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함께 문화생활도 즐기며 행복해하는 것을 보고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이러한 소소한 기쁨들이 쌓이면 높고 두터울 것 같은 우리 사회의 문도 열릴 것이라고 봅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