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작가 사진 작품,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이탈리어판 표지로
2024년 11월 18일(월) 21:50
이정록 작 ‘사적성소’
이정록 작가의 사진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이탈리아판 표지에 사용돼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이 작가에 따르면 “최근 런던의 갤러리 가운데 소통하는 마더 갤러리가 있는데 이곳으로부터 이탈리아 출판사에서 ‘사적성소’(Private sacred place·p#3-1) 작품을 표지로 사용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논의 끝에 그렇게 하기로 합의를 했으며 현재 출판사 홈페이지에는 책이 출간된 것으로 나와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이 작가가 15년 전 ‘사적성소’라는 시리즈 작업을 할 때 제작했다. 일반적으로 성소는 교회나 절 등 공회당을 말하는데, 이 작가의 성소는 자연풍경과 작품을 결합해 만든 것을 말한다.

작품은 나주 호의 섬과 앵무새가 모티브가 됐다. 그는 “물에 떠 있는 섬이 아닌 허공에 떠 있는 섬을 만들고 싶었다”며 “당시 작업실에서 기르던 왕관 앵무새를 봉 위로 올라가게 한 뒤 촬영을 하고, 그 장면을 섬 사진 위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한강‘작별하지않는다’ 이탈리아판 표지
그러면서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는 작품 속 인물이 죽을 위기에 처한 친구의 앵무새를 찾으러 제주도에 간다는 내용이 있다”며 “아마 그러한 내용과 제 사진 작품이 어떤 유사점이 있는 것 아닌가 유추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에 선정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을 다룬 소설이다. 작가는 제주 4·3의 상흔을 시적인 문체로 다뤄 주목을 받았다.

한편 이 작가는 “이탈리아 출판사가 어떻게 알고 갤러리로 연락을 했는지 신기하다”며 “경기도 어렵고 시국도 뒤숭숭한데 자랑스러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님의 작품에 함께 한다는 소식이 위안이 되는 하루”라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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