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저감·예산 절감·일자리창출 효과 관공서 가공 철근제품 분리 발주 필요”
[전남의 우수 일자리 기업을 가다<3>] 조홍석 (주)대한철강 대표
2024년 11월 12일(화) 19:10
“회사를 이끌어갈 확신이 드는 직원이 있다면 언제든 경영을 맡길 계획입니다. 저 역시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여기까지 왔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겠습니다.”

조홍석 ㈜대한철강 대표는 자수성가형 CEO다. 선대 기업을 물려받은 2세가 아닌 일반 직원으로 시작해 능력을 인정받아 대표 자리까지 오른 후 직접 회사를 창업했기 때문이다.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상당히 잘 나갔던 철강회사에 입사를 했어요. 젊은 나이에 다들 그렇겠지만 뭐든지 열심히 하려고 했고, 특히 업계의 움직임이나 관련 정보, 인맥 등을 파악하려고 애를 썼어요.”

두각을 나타내면서 그는 회사의 관리직으로 승승장구했고,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당시 회사가 위기를 맞자 그는 영업직으로 전환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4년 전 광주 첨단과학기술원 공사 현장에서 업체가 철근을 직접 가공하려하자 두 달간 담당자를 설득해 공장에서 철근을 가공하는 장점을 설명했고, 계약을 성사시켰어요. 규모는 1억8000만 원 정도였지만, 최초로 내진 설계가 적용된 현장이었고 저를 업계에 알릴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꾸준한 영업을 통해 광주 도시철도 1호선 수주 등 여려 현장 계약을 통해 회사는 3년간의 물량을 확보하게 됐고, 곧바로 대표이사로 발탁되었다. 1996년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10년 만에 대표가 된 것이다.

당시 철근을 공장에서 가공해 공급하는 개념은 낯설었다. 현장에서 직접 철근을 구부리고 가공해온 기술자들 사이에서는 일자리 위협에 대한 불만이 컸지만, 그는 비용과 시간 절감 효과를 차분히 설득해 계약을 따냈다.

“철근을 공장에서 가공해 공급한다는 개념이 다소 생소했는데, 업체 대표나 담당자에게 이미 가공한 철근을 현장에서 바로 조립·제작하면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 엄청나게 절약된다는 점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회장의 아들이 일본에서 귀국하면서 3년만에 대표에서 물러나야 했고, 곧바로 한 대기업 임원의 도움을 받아 창업했다. 아내와 직원 1명 등 5명으로 출발해 첫 해 6억원의 매출을 올린 그는 서서히 자신의 영업 실력을 발휘하며 현재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영업이라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마음을 얻는다는 것이 말처럼 쉬울리 없죠. 누구에게나 90도로 절하는 것이 부끄러워본 적이 없습니다. 영업을 해야만, 밥그릇을 채워야만 회사가 굴러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 대표는 여전히 ‘영업맨’으로 젊은 실무자에서 20년 이상 고객까지 모두를 상대하고 있다. 인맥은 친목 모임을 통해 관리하고 있으며, 1년 이상 서로 연락이 없는 전화번호는 삭제해버린다. 현재 핸드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는 965명. 가까운 사람들에게 잘해주고, 보다 깊숙이 관계를 갖겠다는 나름의 철학도 있다.

“최근 사업을 하면서 처음으로 아주 큰 실패를 맛봤습니다. 본업이 아닌 다른 일을 벌이다가 생각도 못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죠. 그 과정에서 여러 교훈도 얻었습니다.”

그는 사전에 자신의 손실이 대한철강의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뒀다. 그만큼 대한철강을 아끼고 있다. 앞으로 대한철강의 인지도를 높여 누구에게나 귀감이 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그 어느 때보다도 영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조 대표는 광주·전남지역 관공서가 가공 철근을 분리 발주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건설경기가 침체하면서 민간 부문의 철근 수요가 크게 감소한 만큼 관공서에서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가공 철근을 일괄해 넘기기보다 별도로 발주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관공서가 전기, 소방, 통신과 마찬가지로 정부 표준품셈 대비 최대 70% 절감이 가능한 철근공장가공 분리 발주를 활성화해준다면, 탄소배출 저감·예산 절감·지역일자리창출 등의 효과가 클 것”이라며 “광주·전남지역 건설 경기침체 속에 힘들어 하는 지역 철근가공업체들에게 단비가 될 분리 발주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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