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각적 감각의 연결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시각 예술
‘광주 센서리엄: 미디어아트’전 12월 15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
김일권, 김혜란, 송은성, 심승구, 안종연, 오창근, 한승구 등 7명
김일권, 김혜란, 송은성, 심승구, 안종연, 오창근, 한승구 등 7명
![]() 김일권 작 ‘고장난 자연’ |
전시실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물소리를 듣게 된다. 입구에 설치된 미디어 작품은 두 개의 화면으로 분할돼 있다. 하나는 시끄러운 물소리가, 다른 하나에선 맑고 힘찬 물소리가 흘러나온다.
시끄러운 소리는 쇼핑카트에 담긴 모니터를 통해서 전달된다. 지구 배경의 화면에서 송출되기에 관객은 훼손된 자연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시끄러운 물소리는 피폐한 자연이 내는 ‘아우성’을 기호화했다. 이에 비해 힘찬 물줄기는 깨끗하고 덜 오염된 자연을 상징한다. 소리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저 그런 자연 풍경을 관심의 대상으로 만든다. 보는 이의 고민을 가중하면서 흥미로운 미학적 대상으로 변화시킨다.”
김일권 작가(전남대 미대 교수)는 ‘고장난 자연’이라는 작품에 대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 자연이 훼손되어 있는지 환기한다고 했다. 작가가 소리가 발하는 울림과 아우성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광주 센서리엄: 미디어아트’전이 열리고 있는 무등현대미술관. 전시실에는 영상, 설치, 디지털 매체 등을 활용한 다채로운 작품들이 관객을 맞고 있다.
오는 12월 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김일권 작가와 고동연 강원국제트리엔날레 2024 감독이 공동 기획했다. 이미지의 다양한 변환을 만들어내는 인터랙티브 작업은 다 장르적 작업을 아우른다.
참여 작가로는 김일권, 김혜란, 송은성, 심승구, 안종연, 오창근, 한승구 등 모두 7명의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다.
원래 센서리움은 뇌의 피질에 존재하는 각기 다른 감각의 중추를 말한다. 인간의 뇌에는 서로 다른 감각을 인지하는 부위가 널리 퍼져 있다. 주제 ‘센서리움’은 서로 다른 감각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시각, 소리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어 관객들은 공감각적, 다면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고동연 감독은 “인간의 감각과 시간이라는 오래된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쟁점을 다뤄오고 있는 미디어 아트의 현주소를 조망하고자 기획했다”며 “동시대 예술가들이 시각적 정보의 파장을 움직임이나 리듬감 등 비시각적 정보와 결합하고 전이하는 과정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각각의 작품들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디지털 매체의 결합을 매개로 구현되고 있다.
김혜란 작가의 ‘스토리 오브제’는 스토리의 생성, 이미지화를 매개로 가상세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오창근의 ‘TEMPER Ⅱ’는 분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방식 등을 주목했다. 작가는 빠르게 변화하는 한편 독립적인 리얼리티를 구성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심승옥의 ‘그날의 기억’은 자신이 쓴 시를 글자와 글자가 섞이면서 희미하게 사라지는 영상을 화면에 구현한 것이다. 김효경 학예사는 “작품은 시간과 기억이 맞물려 왜곡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좋은 기억을 떠올리려 할 때 반대의 기억들이 간섭해 왜곡되는 현상을 풀어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종연 작가의 ‘달리는 사람’은 우주 만물 에너지의 근원이 인간에게 있음을 보여준다. 한승구 작가의 ‘화성행궁, 달빛에 꽃이피다’는 달과 이미지를 통해 상흔을 이야기한다. 특히 ‘MIRROR MASK’는 사람의 얼굴에 거울이 설치돼 있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관객들은 자신을 대입함으로써 거울이 반사하는 효과를 사유할 수 있다.
기술이 인간의 감정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 송은성 작가의 ‘chasm’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그것을 사용하기까지의 간극을 뜻하는 시기를 구현한 것이다. 기능과 사람 사이의 간극에 담긴 철학적 사유가 깊고 이색적이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시끄러운 소리는 쇼핑카트에 담긴 모니터를 통해서 전달된다. 지구 배경의 화면에서 송출되기에 관객은 훼손된 자연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김일권 작가(전남대 미대 교수)는 ‘고장난 자연’이라는 작품에 대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 자연이 훼손되어 있는지 환기한다고 했다. 작가가 소리가 발하는 울림과 아우성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 ‘광주 센서리엄: 미디어아트’전이 무등현대미술관에서 오는 12월 5일까지 열린다. |
오는 12월 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김일권 작가와 고동연 강원국제트리엔날레 2024 감독이 공동 기획했다. 이미지의 다양한 변환을 만들어내는 인터랙티브 작업은 다 장르적 작업을 아우른다.
참여 작가로는 김일권, 김혜란, 송은성, 심승구, 안종연, 오창근, 한승구 등 모두 7명의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다.
원래 센서리움은 뇌의 피질에 존재하는 각기 다른 감각의 중추를 말한다. 인간의 뇌에는 서로 다른 감각을 인지하는 부위가 널리 퍼져 있다. 주제 ‘센서리움’은 서로 다른 감각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시각, 소리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어 관객들은 공감각적, 다면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고동연 감독은 “인간의 감각과 시간이라는 오래된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쟁점을 다뤄오고 있는 미디어 아트의 현주소를 조망하고자 기획했다”며 “동시대 예술가들이 시각적 정보의 파장을 움직임이나 리듬감 등 비시각적 정보와 결합하고 전이하는 과정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각각의 작품들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디지털 매체의 결합을 매개로 구현되고 있다.
김혜란 작가의 ‘스토리 오브제’는 스토리의 생성, 이미지화를 매개로 가상세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오창근의 ‘TEMPER Ⅱ’는 분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방식 등을 주목했다. 작가는 빠르게 변화하는 한편 독립적인 리얼리티를 구성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심승옥의 ‘그날의 기억’은 자신이 쓴 시를 글자와 글자가 섞이면서 희미하게 사라지는 영상을 화면에 구현한 것이다. 김효경 학예사는 “작품은 시간과 기억이 맞물려 왜곡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좋은 기억을 떠올리려 할 때 반대의 기억들이 간섭해 왜곡되는 현상을 풀어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한승구 작 ‘Mirror Mask’ |
기술이 인간의 감정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표현한 작품도 있다. 송은성 작가의 ‘chasm’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그것을 사용하기까지의 간극을 뜻하는 시기를 구현한 것이다. 기능과 사람 사이의 간극에 담긴 철학적 사유가 깊고 이색적이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