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작업 요트 제작 전문기업…지중해 진출 머지않았다
전남의 우수 일자리 기업을 가다 2 (주)에스컴텍
보성 조성면 조성농공단지에 2011년 창립
직원 29명 1년 15대 건조…지난해 64억원 매출
양산 브랜드 가지고 있는 전국 유일한 회사
최근 3년 급격한 성장, 직원 수도 10명 늘어
기숙사 등 다양한 복지…평균임금 4000만원
양식장 충전 시스템 친환경 선박 개발 박차
2024년 10월 29일(화) 22:45
보성 조성농공단지 내에 자리한 (주)에스컴텍 전경. ‘스마트 캣(Smart Cat)’이라는 요트 브랜드를 가지고 12인용, 32인용, 52인용 등 3가지 요트를 생산하고 있다.
“부산이나 여수 앞바다에 돌아다니는 영업용 요트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저희가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소셜네트워크에서 요트에 올라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하면서 국내 요트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조만간 공장 증설에 나설 계획입니다.”

고객들이 요트 내부 디자인과 관련 6개 타입 가운데 선택할 수 있으며, 디자인실에서 설계가 끝나면 바로 옆 공장에서 요트 제작에 들어간다.
보성군 조성면 조성농공단지 안에 있는 (주)에스컴텍은 지난 2011년 4월 설립된 요트 제작 전문 기업이다. 직원 25명으로 지난해 64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업체가 생산하는 요트는 모두 3가지다. ‘스마트 캣(Smart Cat)’이라는 브랜드로 12인(소비자 가격 2억5,000만원)·32인(4억원)·52인용(7억원) 요트를 생산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요트를 본업으로 생산하고 있는 곳은 5곳 정도이며, 양산되고 있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회사는 (주)에스컴텍이 유일하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경우 (주)에스컴텍 대표.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되고 있고 아직까지 공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1년에 15대 정도를 건조할 수 있다. 고객의 요청에 의해 내부 인테리어의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설계팀에서 먼저 디자인을 작업한 후 그에 따라 생산팀에서 건조를 시작한다. 예를 들어 길이 8.5m 폭 5.29m 무게 4.5t인 12인용의 경우 침실·화장실·개인 공간 등을 2개씩 가지고 있다. 이를 조합하면 기본적으로 6가지 타입을 고객이 선택할 수 있게 되며, 고객이 요청할 경우 특별한 옵션까지 구성하게 되어 디자인팀과 생산팀의 유기적인 협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실적과 시스템을 기반으로 향후 제품 라인업을 더 확장하고, 미국만이 아니라 친환경 선박을 선호하는 유럽으로의 시장 확장을 노리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요트의 천국이라는 지중해를 무대로 외국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에스컴텍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특허 및 실용신안.
3년 동안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며, 직원 수도 10명이 늘었다. 현재는 외국인 7명 포함 모두 29명이며, 직원 모두 5년 이상 근무한 요트 제작 베테랑들이다. 특수한 분야인데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져서 요트에 꿈이 있는 청년들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면서 업계에서는 청년 비율이 높은 회사가 되었다. 평균 임금은 4000만원 정도이며, 기계 작업을 보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작업자의 숙련된 노하우에 기반하여 사람 손으로 직접 작업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임금이 낮은 편은 아니다. 타 지역 출신 직원들에게는 기숙사를 제공해주고, 대학원 진학이나 자격증 취득 등 자기 계발에 나서는 직원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자기주도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최대한 배려하고, 잘못이나 실수를 해도 가르쳐가며 일을 하는 분위기다.

정경우(53) (주)에스컴텍 대표는 “노동강도가 강한 편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직원들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트레스를 덜 주고 기회를 더 주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전남대 산업공학과 90학번으로 전남대 총학생회 주요간부를 하면서 각종 집회 및 시위를 주도하다 구속돼 교도소에서 2년간 복역했다. 1996년 학교에 복학할 기회가 있었으나 이를 마다하고 인력시장에 나가 먹고살 수 있는 기술을 배우려 노력했다. 정 대표는 “학교에서 딱히 배운 기술도 없고 인맥도 없던 현실에서 새벽 인력시장에 몇 달간 다니면서 할 일을 찾던 중에, 젊은 친구가 성실하게 일을 잘했는지 광주시 서구 유덕동 하수종말처리장의 FRP (Fiberglass Reinforced Plastics, 섬유강화플라스틱) 커버 조립 현장에서 해당 공사를 담당하던 부산의 FRP 업체 사장님에게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게 되었다”며 “기술을 배우고 싶던 차에 그 사장님이 부산에서 선박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주겠다고 해서 주저없이 가방 하나 달랑 메고 부산으로 넘어가면서 FRP 선박업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거의 수작업으로 요트를 만들고 있다. (주)에스컴텍에는 외국인 포함 모두 27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최근 10명이 늘었다.
그 회사에서 15년간 근무한 그는 2011년 창업을 결정하고 자신의 근거지이자 대학을 다녔던 전남으로 돌아왔다. 창업하자마자 삼성중공업 풍력 파트에서 일감을 받으면서 공장 부지가 필요해진 그는 여러 가지 검토 끝에 고흥군에 위치한 전남테크노파크의 풍력 관련 생산지원동에 입주했다.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거제도와 가까운 순천 쪽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고흥에서 7년간 풍력발전기 외장 부품, 각종 관공선박, 레저보트, 모듈러하우스 등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면서 기술노하우를 축적한 뒤 지난 2018년 공장 부지가 넓고 허가 절차도 쉬웠던 지금의 보성 조성농공단지에 터를 잡게 되었다. 현재 개발된 공장부지만큼의 추가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서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20억 원 정도 투자를 유치하여 신규 공장도 지을 예정이다.

정 대표는 “처음 창업하면서 3억원 정도를 투자했는데, 13년만에 그 10배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목표는 작지만 강력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친환경 선박인데 2023년부터 산업부 R&D 사업을 수주하여 어민들이 사용하는 소형 어선을 전동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실증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전기충전 인프라이기 때문에 그는 양식장에 충전시설을 설치하여 충전을 쉽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중에 있다. 정 대표는 “어민들이 불편없이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스마트 양식이 확장되고 있으며, 양식장 대부분이 육지와 가깝다는 점에서 ‘부유식 충전시스템’이 전기 선박 보급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관련한 기술 개발과 특허 확보를 위해 노력 중”라고 설명했다. 1t 내외 선박에 적용 가능한 모터와 배터리는 이미 상용화되어 있기 때문에 조만간 지자체, 연구기관 등과 시범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는 (주)에스컴텍 같은 업체는 대도시에 있을 수 없는 기업으로, 인력 수급을 위해서는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보다 직접적으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들이 복리 후생에 임금까지 모두 챙겨주면서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의미다.

<>전남해양레저산업협회 회장까지 겸하고 있는 정 대표는 “전남에는 해양레저산업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부품, 소재 등을 유럽, 중국 등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다”며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업체들을 한 곳에 집적시키고 이들 업체에 부품을 공급해주는 업체들을 유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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