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포 4방, 만루포로 갚은 KIA ‘V12’ 1승 남았다
김태군 프로 첫 만루포, 한국시리즈 5번째 기록
4일 휴식 네일, 5.2이닝 2실점 호투 승리 투수
2번 전진 배치 김선빈 ‘10구 승부’ 원태인 공략
2024년 10월 26일(토) 17:17
KIA 김태군이 26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만루포를 기록한 뒤 이현곤 주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솔로포 4방에 3차전 승리를 내줬던 ‘호랑이 군단’이 김태군의 만루포로 패배를 갚고, ‘V12’에 1승을 남겼다.

KIA 타이거즈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9-2 승리를 거뒀다. 21일 1차전에 이어 선발로 나선 제임스 네일이 5.2이닝 2실점 호투와 김태군의 그랜드 슬램 등 배터리가 승리를 합작했다.

‘타격 천재’ 김선빈의 전진 배치 전략도 4차전 승리를 불렀다.

KIA는 4차전 승부를 앞두고 최형우의 허리 통증이라는 돌발 변수를 만났다. 전날 레예스 공략에 실패하면서 승리를 내줬고, 베테랑 최형우를 빼고 경기를 치러야 했던 상황.

KIA 이범호 감독은 이날 라인업에 대거 변화를 줬다.

최형우를 대신해 나성범에게 4번 타자 겸 지명 타자를 맡기고, 이번 시리즈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김선빈을 2번에 올렸다. 7번 좌익수로 이창진도 선발 출장시키면서 원태인 공략을 준비했다.

그리고 초반부터 공세를 펼쳐 원태인을 일찍 끌어내리겠다는 전략이 통했다. 김선빈이 이범호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1회초부터 김선빈의 방망이가 부지런히 움직였다.

1회초 박찬호가 2루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2번으로 전진 배치된 김선빈이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측 펜스 때리는 2루타로 무사 2·3루를 만들었다.

김도영이 3루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나성범의 2루 땅볼 때 3루에 있던 박찬호가 홈을 밟았다. 소크라테스의 볼넷 뒤 최원준의 타구가 원태인의 글러브에 들어가면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KIA는 김선빈의 끈질긴 승부를 앞세워 1회에만 원태인을 상대로 32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1회말 네일도 1사에서 류지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도루를 허용하면서 2사 3루까지 몰렸지만 디아즈를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김선빈은 원태인을 흔들었다.

김선빈은 선두타자로 나와 3구째 승부 끝에 좌전안타를 날리면서 두 번째 타석에서 멀티히트를 장식했다.

이어 김도영이 7구째 볼넷으로 출루했고, 나성범의 우전 안타가 이어지면서 KIA가 만루 기회를 잡았다. 소크라테스가 우중간으로 공을 보내면서 2타점을 수확했다.

최원준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KIA, 이창진까지 6구째 볼넷을 얻어내면서 원태인에게 KO펀치를 날렸다.

김선빈과의 승부에서 진을 뺀 원태인은 결국 3회 1사 만루에서 어깨 쪽에 불편함을 느끼면서 마운드에서 일찍 물러났다.

삼성은 송은범을 투입해 변우혁을 상대로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은 만들었지만 KIA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초구 볼을 지켜본 김태군이 2구째 135㎞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폴 안에 떨어지는 그랜드슬램을 장식하면서 7-0을 만들었다.

김태군은 이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20번째 한국시리즈 5번째 만루 홈런 주인공이 됐다. 가장 최근 만루홈런은 2017년 10월 30일 이범호 KIA 감독이 두산과의 5차전에서 기록했다. 이범호 감독에 앞선 만루포는 최형우가 삼성 시절이었던 2012년 10월 25일 SK(현 SSG)와의 4차전에서 날렸다.

‘안방마님’의 한 방으로 분위기를 잡은 KIA는 선발 제임스 네일의 호투로 마운드 싸움에서 앞섰다.

네일은 4회 1사에서 디아즈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김영웅에게 적시타를 허용했고, 5회에는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솔로포는 맞았지만 4일 휴식 뒤 맞은 한국시리즈 등판에서 5.2이닝(71구) 6피안타 1사구 7탈삼진 2실점의 호투를 기록했다.

KIA는 이준영을 시작으로 장현식-곽도규-황동하로 불펜을 가동하면서 삼성 타선을 막으며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타석에서는 김태군의 만루포에 이어 7회초 소크라테스가 최재흥을 상대로 우월 투런포를 날리면서, KIA는 이날 9-2 대승을 장식했다.

이범호 감독은 “형우가 안 좋아서 걱정하면서 경기했는데 벤치에서 엄청난 응원을 보내주고 힘을 주려고 하는 게 보였다. 2번에서 김선빈이 공을 많이 던지게 만들었다. 원태인 선수 구위가 좋았는데, 낮은 공들 안 속으면서 개수 많이 가져가 줘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서 공격적으로 임했기 때문에 원태인 선수가 똑같은 패턴으로 임할 거라고 생각하고 낮게 낮게 쓰려고 했던 같은데 타자들이 그걸 잘 참아줬다. 공을 많이 던지게 한 게 중요했다”며 “김태군 타구가 휘는 스타일인데 바람이 불었는데 안 휘고 들어왔다. 3-0이면 어렵게 갈 수 있었는데 그게 넘어가 주면서 환호가 나왔다. 그때는 힘이 났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범호 감독은 정규 시즌 우승에 이어 투혼의 재활 끝에 한국시리즈 두 경기까지 책임져준 제임스 네일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이 너무 최선을 다해서 던졌는지 5회 던지고 힘이 없다고 그랬다. 1이닝만 더 던져주면 교체해 준다고 했더니 흔쾌히 해준다고 했다”며 “(부상으로) 쉬고 나니까 힘과 악력이 남아있어서 좋은 스위퍼를 던지는 것 같다. 힘을 아끼지 않고 최대한 자기 스피드로 던져주는 것 보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네일이란 선수가 없었으면 올 시즌 힘들었을 것 같은데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프로 첫 만루포를 날리면서 데일리 MVP가 된 김태군은 “생애 첫 만루홈런이 중요한 시리즈에서 나와서 좋았다. 야구 인생 세 번째로 좋았다. 프로 지명 받았을 때 좋았고, KIA로 트레이드 됐을때 두 번째로 좋았다”며 “타격적으로 주위 시선도 있었는데 더 이상 식물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어서 준비도 많이 했고, 연습 과정도 혹독하고 힘들었다. 혹독했던 만큼 지금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과정을 중요시했던 게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과 MVP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김태군은 “군대 다녀왔더니 백업 선수가 돼서 거기에 대해서 분함 마음을 가지고 해왔기 때문에 우승 포수 꼭 되고 싶다. 팀이 우승하고 MVP도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구=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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