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석주관 칠의사 국가유산 보호구역에 ‘굿당’ 수년 방치
계곡 중간에 위치 폭우 등 사고 위험…칠의사 관리인이 운영
“호국영령들 모신 곳서 무속 행위 용납 못할 일”…주민들 원성
2024년 10월 23일(수) 19:20
국가유산으로 보호되는 구례 석주관 칠의사 인근 계곡에 허가를 받지 않은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움막 형태의 구조물 주위에 제사 등을 위한 시설과 조리용품 등이 방치되어 있다.
호국영령과 순국선열 등을 모신 석주관 칠의사(구례군 토지면 송정리) 국가유산 보호구역 내에 무속인들의 기도처(일명 굿당)가 수년째 설치 운영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3일 구례군 등에 따르면 석주관 주변 굿당은 칠의사 좌측 경계로부터 30여m 떨어진 산림 내 계곡에 설치되어 있으며, 취사 용품 등 주거를 위한 시설이 갖춰진 움막 형태의 구조물이다. 제사 등을 위한 시설과 조리용품 등이 정돈되어 있지 않은 채 미관상 좋지 않은 상태이다.

또 건물 등이 계곡 중간에 위치해 자칫 폭우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 위험도 도사리고 있어, 철거 등 행정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사적 106호인 칠의사는 국가유산으로 보호되는 유산으로 국가유산기본법에 의거 경내로부터 500m 이내 지역에 허가받지 않은 시설물은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굿당이라 불리는 불법 시설을 사용하는 무속인이 칠의사 묘역과 사당에서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국가유산을 관리해야 할 군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내버려 두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칠의사 인근 주민들은 순국 선열을 모신 칠의사 인근에서 불법 시설물을 설치해 놓고 무속 행위를 하는데도 관계 당국은 방치만 하고 있는지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민 A씨는 “굿당이 설치 된지 꽤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순절한 호국영령들을 모신 곳에 굿당을 설치하고 무속 행위를 하는 것은 사회 통념상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10여 년 전 지리산 문수리 계곡에서도 무속인들이 돼지머리를 가져다 놓고 굿판을 벌려 주민들과 마찰을 일으켰는데, 당시 주민들의 반발로 모두 퇴거해 지금은 무속 행위가 근절된 것으로 안다”며 “하루빨리 합당한 조치가 이뤄져 모두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구례군 관계자는 “지난해에 계고장을 보내고 철거를 종용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행정지도를 펼쳤으나 사정이 있어 여의치 않다”며 “해당 관리인 관계자들과 협의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글·사진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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