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와 국극 -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지난 2019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한 편이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정은영 작가의 ‘정동의 막’이었다. 오랫동안 여성국극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작가는 여성국극 중에서도 남자 역을 맡은 젊은 국극 배우의 무대 안팎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줬다.
여성들만이 출연하는 창극인 여성국극은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특히 남장 배우들은 ‘사생팬’이 쫓아다닐 정도로 인기 스타였다고 전해진다. 여성국극은 김소희·박귀희·임춘앵 등이 ‘여성국악동호회’를 조직한 것이 그 출발로, 2세대로 꼽히는 조금앵, 김진진 등이 활약하던 시대에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1948년 ‘옥중화’에서 시작된 여성국극은 195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1960년대 말 쇠퇴하고 만다.
여성국극과 대비되는 게 일본의 다카라카즈 가극단이다. 1913년 창립된 다카라카즈 가극단은 여성으로만 구성된 단체로 한큐 전철의 창업주가 고향인 다카라카즈시에서 창립했다. 가극단은 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타일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데 일본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베르사이유의 장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다양한 작품을 공연하고 있으며 가극단의 인기는 111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중’이다.
TV 드라마 ‘정년이’ 덕에 여성국극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 화제를 모으며 연재됐던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정년이’는 1950년대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를 꿈꾸는 목포 출신 소녀 ‘윤정년’과 주변 인물들의 경쟁과 연대, 성장을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주인공 김태리의 존재가 눈에 띈다. 웹툰 원작자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 김태리가 연기한 ‘숙희’를 모티브로 정년의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하니 딱 맞는 옷을 입은 셈이다. 연기 잘하는 배우로 꼽히는 김태리는 이번 역할을 위해 3년간 소리를 배우고 전라도 사투리를 익히는 데도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한다.
얼마 전 ‘여성국극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90세의 조영숙 명인이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됐었다. 30대 국극 배우들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여성국극이 예전 같은 명성을 누리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명맥이 끊기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mekim@kwangju.co.kr
여성들만이 출연하는 창극인 여성국극은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특히 남장 배우들은 ‘사생팬’이 쫓아다닐 정도로 인기 스타였다고 전해진다. 여성국극은 김소희·박귀희·임춘앵 등이 ‘여성국악동호회’를 조직한 것이 그 출발로, 2세대로 꼽히는 조금앵, 김진진 등이 활약하던 시대에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1948년 ‘옥중화’에서 시작된 여성국극은 195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1960년대 말 쇠퇴하고 만다.
무엇보다 주인공 김태리의 존재가 눈에 띈다. 웹툰 원작자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 김태리가 연기한 ‘숙희’를 모티브로 정년의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하니 딱 맞는 옷을 입은 셈이다. 연기 잘하는 배우로 꼽히는 김태리는 이번 역할을 위해 3년간 소리를 배우고 전라도 사투리를 익히는 데도 많은 시간을 쏟았다고 한다.
얼마 전 ‘여성국극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90세의 조영숙 명인이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됐었다. 30대 국극 배우들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여성국극이 예전 같은 명성을 누리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명맥이 끊기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