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사라진 ‘서구톡톡’
주민소통 역할 못해…3년 10개월간 유지비 등 1억300여만원 지출
2024년 10월 10일(목) 20:15
서구톡톡 홈페이지 운영 종료 팝업창 캡처.
광주시 서구가 1억여원을 들여 만든 주민소통플랫폼 ‘서구톡톡’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3년 10개월만에 ‘슬그머니’ 운영을 중단했다.

서구는 지난달 30일자로 온라인 주민소통플랫폼 ‘서구톡톡’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했다고 10일 밝혔다. 카카오톡 채널 또한 비공개 처리하고 폐쇄할 예정이다.

서구톡톡은 2020년 11월 개설한 양방향 온라인 주민정책소통플랫폼이다. 정책 제안부터 토론과 생활불편신고, 온라인 투표 등 구정운영 전 과정에서 주민참여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서구는 지난달 12일 구민 호응이 없고 성과가 미흡한 사업에 대한 ‘일몰제’를 시행하면서 서구톡톡 홈페이지를 닫기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톡톡 폐쇄 이유로는 문자하랑께·국민신문고 등 다른 사업과 기능이 겹친다는 점, 민원 처리 기간이 오래 걸려 효용성이 떨어지는 점, 이용률이 저조한 점 등이 꼽혔다.

그동안 서구톡톡에 접수된 주민 정책 제안은 114건 뿐이었으며, 정책에 반영된 건수는 5건에 불과했다. 생활불편신고 또한 136건 접수되는 데 그쳤으며, 설문투표·공모접수 기능은 각각 31건, 10건씩 이용되는 데 머물렀다.

서구톡톡은 지난 5월 8일 행정안전부의 2024년 정보시스템 등급 분류 결과 1~4등급 중 4등급을 받아 다른 시스템과 ‘통폐합 권고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서구는 서구톡톡 개발·운영 비용으로 3년 10개월동안 총 1억 300만여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비는 7610만원(홈페이지 구축비 6350만원, 추가 개발비 1260만원), 유지비는 해마다 719만원씩 지출됐다.

일각에서는 서구가 억대의 예산을 쏟고도 효용성이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개선책을 마련하지도 않고 ‘구렁이 담 넘듯’ 홈페이지를 폐쇄한 데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구는 지난달 12일 홈페이지 폐쇄 결정이 내려지자 8일만에 ‘제안하기’ 기능을 중지시키고, 이후 열흘만에 홈페이지마저 폐쇄했다. 폐쇄 소식은 서구톡톡 홈페이지에만 올라왔으며 별도의 공지, 공고, 배너광고 등은 전무했다.

서구 관계자는 “효용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추가 예산이 들어가지 않도록 3분기를 마치는 시점에 맞춰 폐쇄를 결정했다”며 “주민 정책 참여로서 기능 자체는 ‘문자하랑께’, ‘국민신문고’ 등 다른 창구를 통해 더욱 빠르게 접수할 수 있으니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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