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일 시인 주간으로 활동했던 ‘시인’지 복간
25주기 맞아 최근 복간…특집 조태일의 삶과 시 등 다뤄
2024년 10월 07일(월) 16:05
‘시인’ 복간 1호
고(故) 김지하 시인을 비롯해 양성우, 김준태 시인 등을 발굴하고 문학으로 70~80년대를 고발했던 ‘시인’지가 복간돼 눈길을 끈다.

곡성 출신 조태일 시인이 주간으로 활동했던 ‘시인’지가 연간시지로 최근 복간됐다.

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이사장 박석무)는 조태일 시인 25주기를 맞아 통권 42호로 ‘시인’지 명맥을 잇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969년 8월 월간지로 창간한 ‘시인’지는 1970년 11월까지 16호까지 발간됐다. 이후 1983년 5월 무크지 형태로 복간돼 1986년 8월까지 4권이 더 나왔다. ‘시인’지로 등단한 이도윤 시인이 2003년 9월 재복간해 21권을 냈으나 2019년 9월 다시 중단됐다.

‘시인’ 1969년 8월호(통권 1호)
이후 2015년 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가 꾸려지면서 잡지를 복간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점차 모아졌고, 마침내 잡지가 세상에 다시 나올 수 있었다.

조태일 시인 제자이기도 한 황형철 기념사업회 홍보 담당은 “이번 ‘시인’지 복간은 조태일 선생님 25주기를 전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불의와 부조리한 시대 온몸으로 맞서 시혼을 불태웠던 선생님의 시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호는 조태일 시인 25주기를 조명하는 다양한 특집을 비롯해 한국 문단의 굵직한 현안을 다루고 있다.

구중서 문학평론가는 ‘특집 1 조태일의 삶과 시’에서 “4·19 세대 출신 장본인인 조태일 시인의 위상과 성격은 어떠하였는가. 그의 문단 데뷔작 ‘아침 선박’이 응축된 언어의 탄력으로 신선한 선언을 하였다”라고 밝혔다.

‘특집 2 ‘시인’, 시의 새 시대를 열다’에서는 ‘시인’지를 통해 등단한 고원 시인을 비롯해 고광헌, 박남준, 양성우, 정원도 등 시인들의 신작 시를 만난다.

‘시인’지의 발간 의의와 문단사적 위치를 살펴본 글도 있다. 엄동섭은 ‘조태일의 시(단)사적 위치와 ‘시인’의 서지 비정(批正)’에서 “조태일 시인이 한국문학에 이바지한 바는, 70년대의 연표를 번거로이 늘어놓을 필요도 없이 방명사해(芳名四海)의 장본인인 김지하, 양성우 및 김준태의 지면이 ‘시인’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문학사적 의미 부여가 마땅할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2024년 ‘시인’지 표지
아울러 ‘제6회 조태일문학상’을 받게 된 박석준 시인의 신작 시와 시인이 추천한 애착 시, 백애송 시인과의 대담 등이 실렸다.

오성인, 조온윤, 최류빈 등 시인과의 좌담 ‘광주·전남 시의 오늘’도 만날 수 있다. 젊은 시인들은 지역에서 시인으로 살아가는 어려움과 지역의 문단과 출판계에 관한 단상을 털어놨다.

이 밖에도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경림 시인 추모 특집으로 ‘신경림 시인 문인장’에 관한 글들도 수록돼 있다. 또한 한국작가회의 창립 50주년 심포지엄에 관한 김형수, 김해자 시인의 발제문, 김남주 시인 30주기를 맞아 김남주기념사업회 김경윤 회장의 ‘혁명시인 김남주를 다시 부른다’도 만날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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