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극복 41세에 첫 아이…‘짱구’ 안은 순간 벅찬 감동
‘첫 출산’ 강성자·곽형석 부부
10번 시험관 시술 끝 선물 찾아와
불안·초조했지만 희망 잃지 않아
“순하고 사랑 많은 아이로 자랐으면”
2024년 09월 13일(금) 00:00
12일 강성자·곽형석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생후 3일 된 남아 ‘짱구’(태명)가 엄마 품에 안겨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경아 간호부장, 강성자씨, 곽형석씨, 최향님 간호팀장.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생후 만 3일된 아이를 품은 부부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주변에서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는 부부, 새근새근 잠을 자는 아이는 부부를 똑 닮은 모습이었다.

광주시 첨단에 거주하는 강성자(여·41), 곽형석 동갑내기 부부는 지난 9일 첫 아이를 품에 안았다. 노산과 초산, 난임을 극복하고 결혼 7년만에 얻은 귀한 아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산모 강 씨는 임신 37주 5일차 되는 9일 제왕절개로 남자 아이를 출산했다. ‘짱구’(태명)는 이날 오후 3시 35분 3.03kg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12일 빛고을 여성병원에서 만난 이들 부부는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만난 아이를 보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강 씨는 “뱃속에서 태동을 느끼긴 했지만, 정말 이 아이가 뱃속에 있는 건지 실감이 안 났는데 출산을 하고 아이를 직접 만나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아이의 탄생으로 명절을 앞두고 양가 부모님에게도 뜻깊은 선물이 됐다. 부부는 손주를 본 부모님들도 기다리던 소식에 반가워하며 자신들을 닮은 것 같다고 서로 말한다고 웃었다.

2017년 결혼한 부부는 자연임신이 어렵자 4년 전부터 시험관 시술을 시도, 10번 만에 출산에 성공했다. 시술을 시도하며 2번의 유산을 겪었던 강 씨는 일을 줄여가다가 지난해 11월 퇴사하고 출산을 준비했다. 지난 4년간 난임병원을 다니며 임신을 위해 노력했던 그는 올해 갑진년 새해 시험관 시술을 통해 아이를 임신했다. 기다렸던 소식이었지만 임신 초기 유산을 겪었던 탓에 쉽게 이야기하지 못했다가 4월 안정기에 접어들며 주변에 공개했다.

“시험관 시술은 남편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아무래도 여자가 모두 감당을 해야 하는 부분이거든요. 그동안 임신이 되기를 기다리며 매번 시술을 했던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어요. 주사를 맞고 난자를 채취하며 몸도 많이 안 좋아졌고 나이도 들어가다보니 임신이 될까 안 될까 확신도 안 섰고요. 걱정되고 초조했는데 아이가 태어나니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합니다. 제왕절개 결정 후 9일로 날짜를 잡았는데, 공교롭게도 아침에 양수가 터져 저도 아이도 이날 나오려고 준비를 한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소중한 아이를 기다리며 강 씨는 스트레스를 받고 태교에 부담을 갖기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지냈다. 원래 좋아했던 꽃꽂이를 하고 평소에 보지 못했던 책도 읽으며 임신 시기를 보냈다. 이날 남편 곽 씨는 덤덤한 표정으로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옆에서 아내가 혼자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안쓰러웠죠. 임신 사실을 알고 기뻤지만 실감이 안 났는데, 아이의 우렁찬 울음소리를 듣고나니 정말 내 아이가 태어났구나 느꼈습니다. 끝까지 잘 견뎌주고 고생했던 아내에게 가장 고맙고요. 아들을 만날 수 있어 가슴이 벅찹니다.”

25년 차 박경아 간호부장은 그동안 어렵게 임신을 준비해 온 부부를 보며 함께 기뻐했다. 그는 기다리고 기다리다 만난 아이이기 때문에 순하고 착하고 사랑이 많은 아이로 자랄 것이라고 전했다.

“가정에서 양육자의 역할이 정말 큽니다. 우선 엄마가 건강해야 하고, 엄마가 행복하려면 아빠가 잘 해야 합니다. 아이를 낳으면 호르몬 때문에 몸도 정신도 나약해지기 마련인데 그럴 때일수록 아내가 남편에게 의지를 하죠. 난임을 겪은 분들이 오랫동안 아기를 바라고 준비했기 때문에 양육을 잘 합니다. 아기도 나를 기다리고 있던 아빠 엄마인지 알고 있는 거죠.”

강 씨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아이를 보며 산욕기 동안 몸을 잘 회복하고 싶다고 했다.

“새로운 식구가 생겼으니 앞으로 살아가는 날들이 정말 기대돼요. 저와 남편이 적은 나이가 아니라 아이의 에너지를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요. 무엇보다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좋겠고, 주변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으로 잘 키우겠습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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