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전통주 유럽에…맛·품질 인정 뿌듯
‘첫 수출’ 추성고을 ‘대잎술’
대한민국식품명인 양대수
담양 특산품 활용 ‘4대 가업’
獨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입점
2024년 09월 13일(금) 00:00
양대수 명인이 올 하반기 독일 수출을 앞둔 대잎술을 들어 보이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내가 만든 전통주가 유럽에서 팔린다고 생각하니까 일흔이 가까운 나이인데도 어린아이처럼 설레고 들뜨네요.”

양대수(68) 추성고을 대표는 일평생 술을 빚어온 명인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대한민국식품명인 22호로 지정된 양 명인은 올 하반기 수출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올해로 68세. 도전이 두려울 수도 있는 나이지만, 그는 자신이 만든 대잎술의 독일 수출을 앞두고 청춘으로 돌아간 것만 같다고 했다.

이번에 독일 수출이 결정된 제품은 ‘대잎술’로 양 명인의 고향인 담양 특산품 대나무 잎을 활용해 만든 전통주다. 양 명인의 대잎술은 올 하반기 독일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에 입점해 현지인들에게 선을 보이게 된다.

현재 EU 기준의 맞는 성분표를 제작해 번역을 마쳤고, 현지 판매 여건에 맞게 술병 라벨지 제작이 들어간 상태다.

대잎술의 독일 수출은 광주본부세관 수출입기업지원센터,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 두 기관은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에 입점시킬 전통주를 찾던 중 품질과 맛에서는 정평이 나있던 양 명인의 술을 추천했고, 수출이 결정됐다.

양 명인은 “유럽인 대상 ‘팜파티’와 전통주 체험에서 반응이 좋았다. 수출해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유”라며 “독일 수출은 성공을 떠나 한국 전통주가 유럽에 향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양 명인에게 이번 수출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지난 2016년 추성고을 대표 상품인 ‘추성주’의 미국 수출을 추진했지만 좌절됐었기 때문이다. 양 명인은 “바이어들은 빠른 시간 내에 수입을 원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기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물거품이 됐었다”고 말했다.

최근 ‘K-팝’ 흥행에 힘입어 세계시장에서 ‘K-푸드’의 위상이 급상승하면서 전통주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적기로, 양 명인은 대잎술의 성공적인 유럽시장 안착이 국내 타 전통주의 해외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양 명인은 “한국 전통주는 세계 주류 품평회에서 항상 높은 평가를 받곤 한다”며 “아직 알려지지 않아 수출이 어려웠을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통주의 수출은 우리 쌀 소비와도 맞물려있다. 많은 전통주들이 쌀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통주 인기는 곧 쌀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양 명인은 끝으로 “대잎술의 수출은 전통주 보존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라면서 “환갑을 훌쩍 넘겨 회사 운영을 아들과 딸이 도와 주고 있는데, 안정적인 수출 환경이 만들어져 4대째 이어오고 있는 가업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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