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보는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빛고을 곳곳서 31 세계 문화여행
역대 최대 31개 국가·문화기관 참여
역대 최대 31개 국가·문화기관 참여
![]() 이자스쿤 친치야 아키텍츠 ‘우주여성들: 장소를 별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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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는 국내·외 미술 및 문화기관의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2018년부터 파빌리온을 선보여 왔다. 올해는 30여 개 창의적 예술 주체가 참여해 양림동, 동명동 일대를 비롯한 광주 전역 31곳에서 진행된다. 광주 전역에서 펼쳐지는 파빌리온은 본전시 ‘판소리, 모두의 울림’과 공명하며 풍부한 담론을 생산한다. 올 추석 연휴에는 31개 파빌리온이 발하는 이색적이며 창의적인 감성을 느껴보자.
■ 스페인 예술, 휴; 안방 (양림동 펭귄마을)
스페인 파빌리온은 다학제적 공간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의 접근 방식을 변화시키고 절중적 표현 방식을 추구한다. ‘휴; 안방’은 전시장과 건축디자인 사이의 대화, 물질주의에 대한 접근을 통해 ‘광주’에서 회복의 공간을 탐색한다. 개인, 집단, 특정 유형의 관심을 묶어 정치성을 예술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정신건강과 웰빙에 대한 연구’를 컨셉으로 한다. 관객에게 ‘관계적 공간’만을 창출해 간접적으로 의미를 형상화한다.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22동,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필리핀, 자유의 장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
필리핀 파빌리온은 현대미술 작가 아드자니 아룸팍, 사리 달레나, 토임 레온 이마오, 데니스 ‘시오’ 몬테라, 폴 에릭 로카, 비제이 빌라프랑카, 큐레이터 아비펠릭스의 7인 공동작업이 전시된다. 전시는 세 가지 맥락으로 구성된다. 비엔날레의 전체적인 주제와 상응해 사람들의 목소리를 표면화하고, 저항의 구심점이자 혁명의 정신적 지표인 광주를 기린다. 마지막으로 동남아 국가들의 탈식민 현실과 맞닿아 있다. 작품은 집단적 혁명 정신의 시공간적 표식에 초점을 맞추면서 역사적, 내적 비유를 넘나든다. ACC 복합전시관 5권, 매주 월요일 휴관.
■ 한국국제교류재단-(재)광주비엔날레 ‘거리의서(書)’ (ACC)
한국국제교류재단-(재)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은 ‘거리의서(書)’를 통해 동아시아, 특히 아세안을 주제로 작업해 온 한국 작가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공동의 주제로 묶어낸다. 작가들은 미시적 경험과 관찰로부터 출발, 다양한 발현 현상을 예술로 발언한다. 영상을 비롯해 설치, 사진, 회화, 판화 등 매체와 기법을 복합적으로 시도해 동시적으로 마주하는 사회문화적 쟁점을 조망한다.
작가들은 각국의 사회, 정치, 역사와 같은 거대 담론에 대한 관심과 별도로 개별적 주제의식을 견지한다. ACC 복합전시 6관, 매주 월요일 휴관.
■ 유니온, 중요한 질문 (은암미술관)
‘중요한 질문’은 관객과 예술품 사이에서 일어나는 역학을 활용한 그룹 전시다. 알반 카르스텐, 징 헤, 김나율, 폴 길렌 등 여러 작가들의 일시적 협력 설치 작업물이며 관객들이 작품을 ‘이해하고자 하는 열망’과 관객이 ‘알기를 거부하는’ 저항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대사회에서 주로 ‘욕망’에 의해 주도되는 예술 창작과 감상이, 인간의 진정한 창의성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 방법을 모색한다. 은암미술관, 매주 일요일, 공휴일, 추석 당일 휴관.
■ 말레이시아 ‘패싱 패턴: 도시 공간의 임시 표지 탐색’ (ACC)
말레이시아국립미술관은 예술의 탈중심화를 모토로 범위를 확장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번 파빌리온은 예술적 우수성 외에도 미술과 문화 교류를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2023현대청년인재상공모전’의 수상자인 줄케플리는 말레이시아의 예술적 재능을 상징하는 작가다. ‘프로젝트: 임시표지’는 시골에서 보낸 작가의 어린시절을 반영한다. 장례의례를 재현한 퍼포먼스는 약 85명 참가자가 전시공간으로 흙을 나르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ACC 복합전시5관, 매주 월요일 휴관.
■ 미얀마 ‘금빛 땅의 유산: 포용의 어머니’ (ACC)
미얀마는 135개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진 국가다. 민족 별로 고유 문화와 다양한 지역적 특색을 보유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특성은 지속적인 민족분쟁을 낳고 있다.
미얀마 현대미술은 이러한 독특한 자연적, 문화적 특성 외에도 사회적 통찰을 담고 있다.
미얀마 파빌리온은 지리적 경계를 넘어 문화 이해와 공감을 증진하는 데 역점을 둔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미술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한다.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5관, 매주 월요일 휴관.
■ 싱가포르 ‘바람을 향하여 얼굴을 돌리고 태양의 움직임을 따르세요’ (ACC)
우리는 어떻게 인간계 이외의 세계 및 여러 종의 풍경과 하나의 무리로서 걷거나 움직이는 걸까? 아침에 들리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에 그들의 목소리가 더해질 때, 어떻게 그들은 환경의 변동성에 대해 높은 내성을 가질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가 구축한 환경보다 더 오랜 시간 기록장치들이 있는 곳으로 인도한다. 이번 작품은 행위예술, 가면, 비디오에세이 시리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주형상적이며 풍수지리적인 지도를 향해 몸짓하는 동선이 이색적이다. ACC 복합전시 5관, 매주 월요일 휴관.
■ 태국 ‘알려지지 않은 멜로디의 작곡’ (ACC)
‘알려지지 않은 멜로디의 작곡’은 자연과 인공을 비롯해 정치적인 문화지리학, 허구와 현실, 폭력과 사랑 등을 풍경과 결부해 재해석한다. 짝까이 시리부트르, 짜끄라완 닌탐롱, 메리 파키니, 임하타이 수와타나실프, 그리고 씨라싸 분마의 작품들은 사회정치적 풍경에서 현실과 이념을 탐구한다.
섬유작가 짝까이 시리부트르의 ‘IDP’는 미얀마 몽족 이민자들이 경험하는 서사에 주목한다. 작가 짜끄라완 닌탐롱의 ‘무효한왕좌’는 현실주의와 초현실주의 사이의 긴장관계 등을 들여다본다. ACC 복합전시 5관, 매주 월요일 휴관.
■ 아세안, 한-아세안센터특별전 ‘아세안의녹색유산’ (ACC)
지난 2008년 설립된 국제기구 한-아세안센터는 그동안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정부의 협력증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올해는 한-아세안대화관계수립 35주년이 되는 해다. 이번 파빌리온은 ‘아세안의숲’과 ‘식물’을 모티브로 아세안 10개국 생태계를 느낄 수 있는 전시다. ‘생물다양성’과 ‘공존’을 모토로 식물의 생태와 인간과의 관계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맹그로브숲과 자연습지 등 생태계는 인간을 기후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탄력적인 생태계를 위한 역할을 한다. ACC 복합전시 5관, 월요일 휴관.
■ 인도네시아, 부서진마음은노래하네 (ACC)
샤피아투디나가 큐레이팅한 인도네시아 파빌리온은 상심한 마음들을 불러 모은다. 악기로 즉흥적으로 연주하거나, 자리에 앉아 공간을 채운다. 아니면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공간으로 상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줄리앙아브라함 ‘또가’와 참여 예술가 집단의 즉흥 연주 등으로 상심을 불가능속에 자리잡은 가능성의 장면으로 구현했다. 부서진 마음을 공유하면 어떤 진동이 일어날까? ‘부서진 마음상태’는 미래지향적 축적의 제스처라는 의미 외에도 기록과 문서화를 동반하는 방식이다. ACC 복합전시 6관, 매주 월요일 휴관.
■ CDA 홀론, ‘우리는어떻게만들어지는가?’ (미로센터)
“우리는어떻게만들어지는가?”라는질문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질문은 우리에게 우리를 형성하는외부적 힘이 존재한다는것을 전제로 한다. 내적이고 개별적이라고 인식되는 자아의 조직 및 구성방식과 대비된다. 이 질문은 또한 개인 및 집단으로서의 ‘우리’가 형성되는 과정의 다양성을 함의한다. 언어를 통해 우리는 만들어지지만 역사, 민담, 찬가, 신화등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전시에 포함된 작품들은 이와 같은 인식의 맥락에 닿아 있다. 메커니즘과 자아의 구성 방식이 작동하는 문화적 순간들에 대한 사유를 드러낸다. 미로센터 공휴일, 추석연휴 휴관.
■ 페루, 끝없이감기고풀리는실타래 (김냇과)
작품은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본질을 은유한다. 선형적인 것이 아닌 유동적이며 복잡하고 반복되는 패턴을 주목한다. 또한 작품은 역사, 문화, 개인적 서사가 여러층으로 교차하는 정체성의 다면적인 지형을 탐구하도록 이끈다. 엘레나테하다-헤레라의 ‘라스 밤바스’와 ‘맨앤수브니르’는 채굴 활동과 사회적 구조의 영향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방문객들은 두층을 오가며 발견의 여정을 시작한다. 전통적인 경계와 선입견에 도전하는 시각적 서사를 마주하게 된다. 김냇과, 매주 월요일, 추석 전날 및 당일 휴관.
■ 베트남, ‘실험적 (형)이상학의연구실 (5번방)’ (ACC)
팸민휴 작가의 현재진행형 시리즈인 ‘실험적 (형) 이상학 연구실(5번방)’. 그는 현대 인간의 조건을 억합하는 현실을 심도있게 탐구해왔다. 시공간과의 존재론적 관계를 환기하는 한편 파편화되고 혼성화된 세계에서의 존재 의미를 묻는다.
베트남 또한 분단과 통일이라는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통일 이후의 세대인 작가에게 베트남은 더이상 전후비극의 어두운 상흔을 드리운 서사가 아니다. 사실 베트남은 지난 100년에 걸쳐 중대한 사회적 변화를 겪었으며 그러한 변화는 현지인들의 삶과 의식 속에 깊숙이 새겨져 있다. 그의 연구실 연작은 흩어지고 파편화된 조각들을 그만의 방식으로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방식의 산물이다. 또한 그것을 탄생시킨 연구실은 현대사를 재구성하는 창조적 공간이다. ACC 복합전시 5관, 매주 월요일 휴관.
■ 뉴질랜드, ‘매일 (나는 높이 날고, 낮게 난다)’ (수하갤러리)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매일 (나는 높이 날고, 낮게 난다)’는 얼핏 한순간을 묘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동요와 불안의 현재에 머물러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는 선언문처럼 들린다. 작품 주인공은 뉴질랜드의 작은 토종새 티와카와카. 이 조류는 마오리족의 서사에서 탄생과 죽음, 두 경계를 연결했다. 목숨을 위협하는 사건을 알리는 전령이나 죽음의 전조로 은유되는 새는 연결고리다.
작품 이미지들은 움직이는 두 명의 남자를 포착하며, 움직임은 티와카와카의 춤사위처럼 흐름에 멈춰 있다. 수하갤러리, 매주 월요일 휴관.
■ 한국국제교류재단-영국문화원, ‘우리가 만든 유령’ (하정웅미술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년에 걸쳐 진행된 ‘한-영 기후창조위원회 기금 작품’에서 가져온 전시물을 주로 공개한다. 한국과 영국, 그 너머의 생태계를 아우르는 이번 파빌리온은 생태시학과 환각의식, 철학 명제 등을 통해 ‘기후위기’에 맞선다. ‘우리가 만든 유령’에서는 지도화한 균사체, 태양의 소리 등의 풍경이 펼쳐진다. 이는 인류세적 고민을 부각시키는 장치다. 하정웅미술관(4, 5관),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카타르, ‘똑똑, 비, 똑똑’ (광주은행 아트홀)
카타르에서 태어났거나 카타르를 기반으로 활동중인 7명의 예술가들의 작품이다. 4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전시는 가뭄이 일 때 비를 간구하는 기도 ‘살랏알-이스티스카’와 카타르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슬람교에서 대지는 우리에게 맡겨진 책임인 ‘아마나’로 존재하며, 비는 축복이다. 비를 기원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서 기도하는 것은 영적인 행위일 뿐만 아니라 환경을 위한 행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비의 축복과 그것이 지구와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되돌아보게 한다. 광주은행 아트홀, 매주 월요일 휴관.
■스웨덴, ‘분리할 수 없는 거리’ (충장22)
현대사회는 서구의 우월주의로 인간을 자연과 분리된 존재로 인식한다. 자연을 수동적인 존재로 여긴다. 스웨덴이 자연과 맺고 있는 관계는 환경에 대한 책임과 자본주의의 압력 사이에서 균형을 도모한다. 사실 자연에 대한 동등한 접근을 보장하는 스웨덴의 법 ‘알레만스레튼’은 자원 채취, 관광으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분리할 수 없는 거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류와 자연의 교차점과 근접성을 탐구한다. 8명의 스웨덴 기반 예술가들은생태적 통찰, 문화적 비평, 미래 비전을 이야기한다. 충장22, 매주 월요일 휴무.
■ 아메리카, ‘율동적 파동’ (5·18기념문화센터)
‘율동적 파동’ 파빌리온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현대미술팀(애비 첸&나즈 주구올로)이 선보이는 아시아 미술 섹션이다. 현시대에 아시아 미술을 작업하는 의미, 미국 내에 아시아 미술관이 갖는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아메리카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미술관’이 국제 무대에서 미국을 대표하도록 초청된 데 의의가 있다.
광주비엔날레 이후에도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담론을 만드는 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5·18기념문화센터, 매주 월요일 휴관.
■ 핀란드, ‘돌봄 행위’ (하정웅미술관)
나얍 노르 이크람, 헤르타 키스키, 마이자 탐미, 삼프사 비르카예르비 4인의 작품을 모았다. 이들은 핀란드에 거주하며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들을 아울러 현대 사회에 ‘돌봄’과 ‘양육’ 문제를 역설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의 정서적 풍경이 어떻게 그려져야 할지 사유하게 돕는다.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타인에 대한 손길, 타자를 향한 응원과 같은 ‘사소한 행위’들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다. 하정웅미술관 1~3관,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 휴관.
■ 폴란드, ‘정적 쾌락’ (이이남 스튜디오)
시간을 가로지르는 작품의 단면은 서로 다른 과거 시점에서 발생하는 ‘현재적’ 주제를 관객에게 제시한다. 알리차 클리흐, 마치에이 마르코프스키를 비롯해 IP그룹에서 활동하는 야쿠프 레흐 등 3명의 예술가는 수십 년에 걸쳐 글로벌 미디어아트라는 장르를 형성해 온 과정을 이번 파빌리온에서 여실히 드러낸다. WRO 아트센터의 컬렉션과 마치에이 마르코프스키의 ‘소리가 없는 소리 조각’, 비현실적 결과들이 얽힌 현실을 반어적으로 풀어낸 작업물이 전시장을 수놓는다. 이이남 스튜디오, 전시(휴관일 없음).
■ 오스트리아, ‘클럽 리에종’ (이강하미술관)
작가 리즐 라프는 카바레 무대와 독립연극, 언더그라운드 클럽 등에서 영향을 받은 설치 작품(겸 퍼포먼스 공간) ‘클럽 리에종’을 펼쳐 보인다. 관객은 작품 내부의 커뮤니티로 초대받으며 매체, 협업자, 맥락 간의 관계를 혼성적으로 사유하게 된다.
작품은 참여와 만남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내밀한 공간을 형성하고, 퍼포먼스와 휴식 등 역할을 갖던 전시장 내 섹션들의 역할 구분을 모호하게 한다. 이강하미술관,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캐나다, ‘고향과 또 다른 장소들’ (양림미술관)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과 캐나다 극지에서 선전하는 여섯 이누이트 작가들이 쌓아온 관계를 기록했다. 캐나다 북극은 생존에 쉽지 않은 환경이며 고립된 공간이다. 한국에서 이누이트 미술을 선보인 작가들은 큐레이터, 지역 작가들과 자신들이 바라본 창조적 사유, 서사적 관심사를 비교한다. 공간 전체를 감싸듯한 대형 벽화는 캐나다 극지대에서의 창조적 삶에 대해 미학적 주제를 투영한 시각적 경관으로 작용한다. 양림미술관,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 일본, ‘우리는 (아직)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갤러리 오브 람·갤러리 혜윰)
후쿠오카시는 두 장소를 무대로 야마모토히로키가 큐레이션을 맡은 전시 ‘우리는 (아직) 기억해야 할 것이있다’를 선보인다.
우츠미 아키코는 시간성을 포용하는 이미지 공간을 창출한다. 우츠미는 관객의 인식과 경험을 교란시키고 현재와 연결된 과거와 미래의 순간을 회상하게 하는 풍경을 구현한다. ‘소리’와 ‘체인’에 집중해 다양한 길이의 금속 막대가 회전하고 체인에 엮여 공명음이 공간에 퍼지도록 설치한 것. 야마우치 테루에는 소리없는 목소리에 초점을 맞춘다. 갤러리 오브 람·갤러리 혜윰,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 휴관.
■ 아르헨티나, ‘돌의 순서대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작가의 최신작 ‘이 형태들을 위해 수십억 년’은 13채널 비디오 설치물로, 고대 그리스 비극의 합창단을 떠올리게 한다. 전시는 기술적 복합체를 전복하고 자체를 전환시키는 것을 조명한다. 인간과 비인간, 현실과 디지털, ‘진보’ 이미지와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는 모호하다. 그러나 착취적 폭력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 상호작용 및 성향의 새롭고 복잡한 네트워크가 등장하게 된다.
레비는 지질학적 시간을 연결하는 것은 물론 폭풍 같은 바다의힘, 인간과 비인간을 상기하게 하는 세계의 모습을그린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매주 월요일, 추석 당일 휴관.
■ 아프리카, ‘드림 스케이프’ (광주예술의전당 별관동)
페미니즘을 강의하고 있는 흑인 교수 은조키 웨인은 이번 작품에서 아프리카 르네상스를 위해 유사성, 차이 개념을 탐구한다. 그는 디지털 행동주의, 음악을 통해 인간과 공간, 주체들의 ‘화합’을 상상한다.
‘드림스케이프’ 내부의 역동성은 작품의 온전한 화합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다양한 유사성과 역동성, 공동체에 내존하는 긴장은 끝없는 움직임으로 환원하고, 소비사회와 기후 문제, 사물과 기억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하고 재맥락화한다. 광주예술의전당 별관동,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중국, ‘회사후소 繪事後素’ (금봉미술관)
공자는 ‘그림은 바탕을 깨끗이 한 후에 그리는 법(繪事後素)’이라 언급했다. 공자가 제시했던 아름다움의 외상과 그 알맹이에 대한 담론을 화폭에 담았다. 중국 회화전시 ‘회사후소’는 현대미술의 전형적인 특질을 벗어나 새 시선을 모색한다. 개방된 중국 사회가 당면한 현실적 이슈들을 조형적으로 형태를 생략하거나 단순화, 또는 변형해 표현한다. 아카데미즘 미학에 기반을 둔 ‘현실태의 충실한 재현’은 작가들의 관심사 밖에 두고 새로운 구현을 추구한다. 금봉미술관,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독일, ‘두물마을’ (광주역사민족박물관)
광주역사민속박물관에서 펼쳐지는 파빌리온은 기존의 전시 형식을 초월한 공간을 소개한다. 문화적 교류를 상징하는 국제적 그룹 론제가는 예술을 박물관이라는 경계로부터 해방시켜, 창조를 위한 활기찬 포럼으로 변화시킨다. 돌로미티 지방에 위치한 론제가 프로젝트는 이를 위한 알레고리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예술가들에게 자연 그대로 접촉할 공간을 선사한다. 이들 프로그램 ‘연례 레지던시’는 문화적 대화와 상호분과적 협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광주역사민속발물관,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날 휴관.
■ 광주, ‘무등: 고요한 긴장’ (광주시립미술관)
‘무등’이라는 의미가 지닌 광주의 지역성과 과거 시간들을 대변하는 파빌리온이다. 광주가 겪었던 5월의 아픔을 보듬고, 이를 현재적 의의로 계승하기 위해 방법을 탐구한다. ‘무등’으로 표상되는 광주의 의미를 하나의 도시나 과거 사건에 지엽적으로 한정하지 않고, 세계 도처에 존재하는 공동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유의미한 언어로 확대한다.
5월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에게도 무등의 통시적·공시적 가능성을 살피며 급변하는 사회 요구에 질문을 던진다. 광주시립미술관 3, 4, 6관,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네덜란드, ‘두 개의 노래’ (광주시립미술관)
사너커 하위스만과 테우스 즈바칼스가 큐레이션 한 ‘두 개의 노래’ 전은 2002년부터 해온 마르히트 루카츠, 페르세인 브루어슨이 공동 작업해 온 신작을 선보인다.
작품들 속에 표현된 ‘자연’은 하나의 주인공이 되어, 기술에 의해 지배당하는 사회의 권력 구조와 위계를 표상한다. 폐허의 형상이거나 다 부서져 가는 골자 위에 피어나는 자연의 모습은, 인류의 흥망성쇠를 표상하는 하나의 장치로 기능한다. 광주시립미술관 5관, 매주 월요일, 추석 당일 휴관.
■ 이탈리아, ‘외로움의 지형학’ (동곡미술관)
동곡미술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작가 레베카 모치아가 2021년부터 지속하고 있는 장소 특정적, 문화 특정적 프로젝트인 ‘외로움 부’의 연장선상에 있다. ‘외로움 부’란 2018년 영국, 캐나다와 일본에서 설립된 행정 기구로 인류가 느끼는 외로움이 단순히 개인적 감정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는 사실을 주지한다. 정소익이 큐레이터를 맡았으며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동참했다. 동곡미술관,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덴마크, ‘쇼케이스’ (씨움)
덴마크에서 청년 작가 에스벤 바일레 키예르, 엘리야 메사이어, 필립 붸스트 등은 공통적으로 ‘퍼포먼스’에 관심을 두고 이를 예술관에 접목해 왔다. 작가들은 자신의 몸이나 타인의 몸을 통해 21세기에 중요한 화두인 정체성, 영성, 성소수자, 보살핌, 고통, 자본주의 등의 주제를 다룬다. 출품작들은 모두 아트 허브 코펜하겐의 커미션으로 제작된 조각들이다. 관객은 작품은 더 큰 주제인 공연예술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떠올리도록 유도한다. 남구 씨움, 매주 월요일 휴관.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스페인 파빌리온은 다학제적 공간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의 접근 방식을 변화시키고 절중적 표현 방식을 추구한다. ‘휴; 안방’은 전시장과 건축디자인 사이의 대화, 물질주의에 대한 접근을 통해 ‘광주’에서 회복의 공간을 탐색한다. 개인, 집단, 특정 유형의 관심을 묶어 정치성을 예술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정신건강과 웰빙에 대한 연구’를 컨셉으로 한다. 관객에게 ‘관계적 공간’만을 창출해 간접적으로 의미를 형상화한다. 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22동,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사리 달레나 ‘에로스의 두번의 키스 2’ |
필리핀 파빌리온은 현대미술 작가 아드자니 아룸팍, 사리 달레나, 토임 레온 이마오, 데니스 ‘시오’ 몬테라, 폴 에릭 로카, 비제이 빌라프랑카, 큐레이터 아비펠릭스의 7인 공동작업이 전시된다. 전시는 세 가지 맥락으로 구성된다. 비엔날레의 전체적인 주제와 상응해 사람들의 목소리를 표면화하고, 저항의 구심점이자 혁명의 정신적 지표인 광주를 기린다. 마지막으로 동남아 국가들의 탈식민 현실과 맞닿아 있다. 작품은 집단적 혁명 정신의 시공간적 표식에 초점을 맞추면서 역사적, 내적 비유를 넘나든다. ACC 복합전시관 5권, 매주 월요일 휴관.
![]() 이끼바위쿠르르 ‘해초이야기’ |
한국국제교류재단-(재)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은 ‘거리의서(書)’를 통해 동아시아, 특히 아세안을 주제로 작업해 온 한국 작가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공동의 주제로 묶어낸다. 작가들은 미시적 경험과 관찰로부터 출발, 다양한 발현 현상을 예술로 발언한다. 영상을 비롯해 설치, 사진, 회화, 판화 등 매체와 기법을 복합적으로 시도해 동시적으로 마주하는 사회문화적 쟁점을 조망한다.
작가들은 각국의 사회, 정치, 역사와 같은 거대 담론에 대한 관심과 별도로 개별적 주제의식을 견지한다. ACC 복합전시 6관, 매주 월요일 휴관.
![]() 익명, 제목 없음(디지털 콜라주) |
‘중요한 질문’은 관객과 예술품 사이에서 일어나는 역학을 활용한 그룹 전시다. 알반 카르스텐, 징 헤, 김나율, 폴 길렌 등 여러 작가들의 일시적 협력 설치 작업물이며 관객들이 작품을 ‘이해하고자 하는 열망’과 관객이 ‘알기를 거부하는’ 저항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대사회에서 주로 ‘욕망’에 의해 주도되는 예술 창작과 감상이, 인간의 진정한 창의성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 방법을 모색한다. 은암미술관, 매주 일요일, 공휴일, 추석 당일 휴관.
![]() 줄케플리 자이스 ‘프로젝트: 임시 표지’ |
말레이시아국립미술관은 예술의 탈중심화를 모토로 범위를 확장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번 파빌리온은 예술적 우수성 외에도 미술과 문화 교류를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2023현대청년인재상공모전’의 수상자인 줄케플리는 말레이시아의 예술적 재능을 상징하는 작가다. ‘프로젝트: 임시표지’는 시골에서 보낸 작가의 어린시절을 반영한다. 장례의례를 재현한 퍼포먼스는 약 85명 참가자가 전시공간으로 흙을 나르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ACC 복합전시5관, 매주 월요일 휴관.
![]() 죠 윈 페 ‘하얀 점 II’ |
미얀마는 135개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진 국가다. 민족 별로 고유 문화와 다양한 지역적 특색을 보유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특성은 지속적인 민족분쟁을 낳고 있다.
미얀마 현대미술은 이러한 독특한 자연적, 문화적 특성 외에도 사회적 통찰을 담고 있다.
미얀마 파빌리온은 지리적 경계를 넘어 문화 이해와 공감을 증진하는 데 역점을 둔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미술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한다.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5관, 매주 월요일 휴관.
![]() 자리나 무하마드 ‘움직이는 대지, 물 건너기, 흙 먹기’ |
우리는 어떻게 인간계 이외의 세계 및 여러 종의 풍경과 하나의 무리로서 걷거나 움직이는 걸까? 아침에 들리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에 그들의 목소리가 더해질 때, 어떻게 그들은 환경의 변동성에 대해 높은 내성을 가질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가 구축한 환경보다 더 오랜 시간 기록장치들이 있는 곳으로 인도한다. 이번 작품은 행위예술, 가면, 비디오에세이 시리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주형상적이며 풍수지리적인 지도를 향해 몸짓하는 동선이 이색적이다. ACC 복합전시 5관, 매주 월요일 휴관.
![]() 짜크라완 님탐롱 ‘미지의 코드’ |
‘알려지지 않은 멜로디의 작곡’은 자연과 인공을 비롯해 정치적인 문화지리학, 허구와 현실, 폭력과 사랑 등을 풍경과 결부해 재해석한다. 짝까이 시리부트르, 짜끄라완 닌탐롱, 메리 파키니, 임하타이 수와타나실프, 그리고 씨라싸 분마의 작품들은 사회정치적 풍경에서 현실과 이념을 탐구한다.
섬유작가 짝까이 시리부트르의 ‘IDP’는 미얀마 몽족 이민자들이 경험하는 서사에 주목한다. 작가 짜끄라완 닌탐롱의 ‘무효한왕좌’는 현실주의와 초현실주의 사이의 긴장관계 등을 들여다본다. ACC 복합전시 5관, 매주 월요일 휴관.
![]() ‘싱가포르관광청 관광정보&서비스 허브 공식 홈페이지’ |
지난 2008년 설립된 국제기구 한-아세안센터는 그동안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정부의 협력증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올해는 한-아세안대화관계수립 35주년이 되는 해다. 이번 파빌리온은 ‘아세안의숲’과 ‘식물’을 모티브로 아세안 10개국 생태계를 느낄 수 있는 전시다. ‘생물다양성’과 ‘공존’을 모토로 식물의 생태와 인간과의 관계를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맹그로브숲과 자연습지 등 생태계는 인간을 기후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탄력적인 생태계를 위한 역할을 한다. ACC 복합전시 5관, 월요일 휴관.
![]() 줄리앙 아브라함 또가 ‘야만인들을 위한 사랑노래’ |
샤피아투디나가 큐레이팅한 인도네시아 파빌리온은 상심한 마음들을 불러 모은다. 악기로 즉흥적으로 연주하거나, 자리에 앉아 공간을 채운다. 아니면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공간으로 상정됐다. 이 프로젝트는 줄리앙아브라함 ‘또가’와 참여 예술가 집단의 즉흥 연주 등으로 상심을 불가능속에 자리잡은 가능성의 장면으로 구현했다. 부서진 마음을 공유하면 어떤 진동이 일어날까? ‘부서진 마음상태’는 미래지향적 축적의 제스처라는 의미 외에도 기록과 문서화를 동반하는 방식이다. ACC 복합전시 6관, 매주 월요일 휴관.
![]() 야엘 프랭크 ‘소문에 의하면’ |
“우리는어떻게만들어지는가?”라는질문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질문은 우리에게 우리를 형성하는외부적 힘이 존재한다는것을 전제로 한다. 내적이고 개별적이라고 인식되는 자아의 조직 및 구성방식과 대비된다. 이 질문은 또한 개인 및 집단으로서의 ‘우리’가 형성되는 과정의 다양성을 함의한다. 언어를 통해 우리는 만들어지지만 역사, 민담, 찬가, 신화등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전시에 포함된 작품들은 이와 같은 인식의 맥락에 닿아 있다. 메커니즘과 자아의 구성 방식이 작동하는 문화적 순간들에 대한 사유를 드러낸다. 미로센터 공휴일, 추석연휴 휴관.
![]() 아르만도 안드라데 투델라 ‘돌에 새겨진 오각형’ |
작품은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본질을 은유한다. 선형적인 것이 아닌 유동적이며 복잡하고 반복되는 패턴을 주목한다. 또한 작품은 역사, 문화, 개인적 서사가 여러층으로 교차하는 정체성의 다면적인 지형을 탐구하도록 이끈다. 엘레나테하다-헤레라의 ‘라스 밤바스’와 ‘맨앤수브니르’는 채굴 활동과 사회적 구조의 영향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방문객들은 두층을 오가며 발견의 여정을 시작한다. 전통적인 경계와 선입견에 도전하는 시각적 서사를 마주하게 된다. 김냇과, 매주 월요일, 추석 전날 및 당일 휴관.
![]() 팸 민 휴 ‘기준틀’ |
팸민휴 작가의 현재진행형 시리즈인 ‘실험적 (형) 이상학 연구실(5번방)’. 그는 현대 인간의 조건을 억합하는 현실을 심도있게 탐구해왔다. 시공간과의 존재론적 관계를 환기하는 한편 파편화되고 혼성화된 세계에서의 존재 의미를 묻는다.
베트남 또한 분단과 통일이라는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통일 이후의 세대인 작가에게 베트남은 더이상 전후비극의 어두운 상흔을 드리운 서사가 아니다. 사실 베트남은 지난 100년에 걸쳐 중대한 사회적 변화를 겪었으며 그러한 변화는 현지인들의 삶과 의식 속에 깊숙이 새겨져 있다. 그의 연구실 연작은 흩어지고 파편화된 조각들을 그만의 방식으로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방식의 산물이다. 또한 그것을 탄생시킨 연구실은 현대사를 재구성하는 창조적 공간이다. ACC 복합전시 5관, 매주 월요일 휴관.
![]() 섀넌 테 아오, ‘매일 (나는 높이 날고, 낮게 난다)’ |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매일 (나는 높이 날고, 낮게 난다)’는 얼핏 한순간을 묘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동요와 불안의 현재에 머물러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는 선언문처럼 들린다. 작품 주인공은 뉴질랜드의 작은 토종새 티와카와카. 이 조류는 마오리족의 서사에서 탄생과 죽음, 두 경계를 연결했다. 목숨을 위협하는 사건을 알리는 전령이나 죽음의 전조로 은유되는 새는 연결고리다.
작품 이미지들은 움직이는 두 명의 남자를 포착하며, 움직임은 티와카와카의 춤사위처럼 흐름에 멈춰 있다. 수하갤러리, 매주 월요일 휴관.
![]() 하룬 미르자와 헬가 도로테아 파논 ‘고대인들은 그것을 평정심(아타락시아)이라 부른다’ |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년에 걸쳐 진행된 ‘한-영 기후창조위원회 기금 작품’에서 가져온 전시물을 주로 공개한다. 한국과 영국, 그 너머의 생태계를 아우르는 이번 파빌리온은 생태시학과 환각의식, 철학 명제 등을 통해 ‘기후위기’에 맞선다. ‘우리가 만든 유령’에서는 지도화한 균사체, 태양의 소리 등의 풍경이 펼쳐진다. 이는 인류세적 고민을 부각시키는 장치다. 하정웅미술관(4, 5관),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압둘라흐만 알 무프타 ‘물성에 내리는 비’ |
카타르에서 태어났거나 카타르를 기반으로 활동중인 7명의 예술가들의 작품이다. 4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전시는 가뭄이 일 때 비를 간구하는 기도 ‘살랏알-이스티스카’와 카타르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슬람교에서 대지는 우리에게 맡겨진 책임인 ‘아마나’로 존재하며, 비는 축복이다. 비를 기원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서 기도하는 것은 영적인 행위일 뿐만 아니라 환경을 위한 행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비의 축복과 그것이 지구와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되돌아보게 한다. 광주은행 아트홀, 매주 월요일 휴관.
![]() 레이프 홀름스트란드 ‘애벌레 알주머 |
현대사회는 서구의 우월주의로 인간을 자연과 분리된 존재로 인식한다. 자연을 수동적인 존재로 여긴다. 스웨덴이 자연과 맺고 있는 관계는 환경에 대한 책임과 자본주의의 압력 사이에서 균형을 도모한다. 사실 자연에 대한 동등한 접근을 보장하는 스웨덴의 법 ‘알레만스레튼’은 자원 채취, 관광으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분리할 수 없는 거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류와 자연의 교차점과 근접성을 탐구한다. 8명의 스웨덴 기반 예술가들은생태적 통찰, 문화적 비평, 미래 비전을 이야기한다. 충장22, 매주 월요일 휴무.
![]() TT 타케모토 ‘지로를 찾아서’ |
‘율동적 파동’ 파빌리온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현대미술팀(애비 첸&나즈 주구올로)이 선보이는 아시아 미술 섹션이다. 현시대에 아시아 미술을 작업하는 의미, 미국 내에 아시아 미술관이 갖는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아메리카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미술관’이 국제 무대에서 미국을 대표하도록 초청된 데 의의가 있다.
광주비엔날레 이후에도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담론을 만드는 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5·18기념문화센터, 매주 월요일 휴관.
![]() 헤르타 키스키 ‘히드라’ |
나얍 노르 이크람, 헤르타 키스키, 마이자 탐미, 삼프사 비르카예르비 4인의 작품을 모았다. 이들은 핀란드에 거주하며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들을 아울러 현대 사회에 ‘돌봄’과 ‘양육’ 문제를 역설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의 정서적 풍경이 어떻게 그려져야 할지 사유하게 돕는다.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타인에 대한 손길, 타자를 향한 응원과 같은 ‘사소한 행위’들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다. 하정웅미술관 1~3관,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 휴관.
![]() IP 그룹 ‘방출 (앰비언트룸 #6)’ |
시간을 가로지르는 작품의 단면은 서로 다른 과거 시점에서 발생하는 ‘현재적’ 주제를 관객에게 제시한다. 알리차 클리흐, 마치에이 마르코프스키를 비롯해 IP그룹에서 활동하는 야쿠프 레흐 등 3명의 예술가는 수십 년에 걸쳐 글로벌 미디어아트라는 장르를 형성해 온 과정을 이번 파빌리온에서 여실히 드러낸다. WRO 아트센터의 컬렉션과 마치에이 마르코프스키의 ‘소리가 없는 소리 조각’, 비현실적 결과들이 얽힌 현실을 반어적으로 풀어낸 작업물이 전시장을 수놓는다. 이이남 스튜디오, 전시(휴관일 없음).
![]() 리즐 라프 ‘리에종’ |
작가 리즐 라프는 카바레 무대와 독립연극, 언더그라운드 클럽 등에서 영향을 받은 설치 작품(겸 퍼포먼스 공간) ‘클럽 리에종’을 펼쳐 보인다. 관객은 작품 내부의 커뮤니티로 초대받으며 매체, 협업자, 맥락 간의 관계를 혼성적으로 사유하게 된다.
작품은 참여와 만남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내밀한 공간을 형성하고, 퍼포먼스와 휴식 등 역할을 갖던 전시장 내 섹션들의 역할 구분을 모호하게 한다. 이강하미술관,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주세웅, 이선, 김설아 ‘간조로 들어난 현지 해안’ |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과 캐나다 극지에서 선전하는 여섯 이누이트 작가들이 쌓아온 관계를 기록했다. 캐나다 북극은 생존에 쉽지 않은 환경이며 고립된 공간이다. 한국에서 이누이트 미술을 선보인 작가들은 큐레이터, 지역 작가들과 자신들이 바라본 창조적 사유, 서사적 관심사를 비교한다. 공간 전체를 감싸듯한 대형 벽화는 캐나다 극지대에서의 창조적 삶에 대해 미학적 주제를 투영한 시각적 경관으로 작용한다. 양림미술관,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 야마우치 테루에 ‘신작을 위한 비주얼 스케치’ |
후쿠오카시는 두 장소를 무대로 야마모토히로키가 큐레이션을 맡은 전시 ‘우리는 (아직) 기억해야 할 것이있다’를 선보인다.
우츠미 아키코는 시간성을 포용하는 이미지 공간을 창출한다. 우츠미는 관객의 인식과 경험을 교란시키고 현재와 연결된 과거와 미래의 순간을 회상하게 하는 풍경을 구현한다. ‘소리’와 ‘체인’에 집중해 다양한 길이의 금속 막대가 회전하고 체인에 엮여 공명음이 공간에 퍼지도록 설치한 것. 야마우치 테루에는 소리없는 목소리에 초점을 맞춘다. 갤러리 오브 람·갤러리 혜윰,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 휴관.
![]() 플로렌시아 레비 ‘이 형태들을 위해 수십억 년’ |
작가의 최신작 ‘이 형태들을 위해 수십억 년’은 13채널 비디오 설치물로, 고대 그리스 비극의 합창단을 떠올리게 한다. 전시는 기술적 복합체를 전복하고 자체를 전환시키는 것을 조명한다. 인간과 비인간, 현실과 디지털, ‘진보’ 이미지와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는 모호하다. 그러나 착취적 폭력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 상호작용 및 성향의 새롭고 복잡한 네트워크가 등장하게 된다.
레비는 지질학적 시간을 연결하는 것은 물론 폭풍 같은 바다의힘, 인간과 비인간을 상기하게 하는 세계의 모습을그린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매주 월요일, 추석 당일 휴관.
![]() 유네스 바바 알리 ‘모로코의 국가’ |
페미니즘을 강의하고 있는 흑인 교수 은조키 웨인은 이번 작품에서 아프리카 르네상스를 위해 유사성, 차이 개념을 탐구한다. 그는 디지털 행동주의, 음악을 통해 인간과 공간, 주체들의 ‘화합’을 상상한다.
‘드림스케이프’ 내부의 역동성은 작품의 온전한 화합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다양한 유사성과 역동성, 공동체에 내존하는 긴장은 끝없는 움직임으로 환원하고, 소비사회와 기후 문제, 사물과 기억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하고 재맥락화한다. 광주예술의전당 별관동,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바이핑 ‘달빛’ |
공자는 ‘그림은 바탕을 깨끗이 한 후에 그리는 법(繪事後素)’이라 언급했다. 공자가 제시했던 아름다움의 외상과 그 알맹이에 대한 담론을 화폭에 담았다. 중국 회화전시 ‘회사후소’는 현대미술의 전형적인 특질을 벗어나 새 시선을 모색한다. 개방된 중국 사회가 당면한 현실적 이슈들을 조형적으로 형태를 생략하거나 단순화, 또는 변형해 표현한다. 아카데미즘 미학에 기반을 둔 ‘현실태의 충실한 재현’은 작가들의 관심사 밖에 두고 새로운 구현을 추구한다. 금봉미술관,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넬레 카 ‘무제’ |
광주역사민속박물관에서 펼쳐지는 파빌리온은 기존의 전시 형식을 초월한 공간을 소개한다. 문화적 교류를 상징하는 국제적 그룹 론제가는 예술을 박물관이라는 경계로부터 해방시켜, 창조를 위한 활기찬 포럼으로 변화시킨다. 돌로미티 지방에 위치한 론제가 프로젝트는 이를 위한 알레고리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예술가들에게 자연 그대로 접촉할 공간을 선사한다. 이들 프로그램 ‘연례 레지던시’는 문화적 대화와 상호분과적 협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광주역사민속발물관,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날 휴관.
![]() 이강하 ‘무등산의 봄’ |
‘무등’이라는 의미가 지닌 광주의 지역성과 과거 시간들을 대변하는 파빌리온이다. 광주가 겪었던 5월의 아픔을 보듬고, 이를 현재적 의의로 계승하기 위해 방법을 탐구한다. ‘무등’으로 표상되는 광주의 의미를 하나의 도시나 과거 사건에 지엽적으로 한정하지 않고, 세계 도처에 존재하는 공동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유의미한 언어로 확대한다.
5월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에게도 무등의 통시적·공시적 가능성을 살피며 급변하는 사회 요구에 질문을 던진다. 광주시립미술관 3, 4, 6관,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루카츠 & 브루어슨 ‘나도 너처럼 되고 싶어’ |
사너커 하위스만과 테우스 즈바칼스가 큐레이션 한 ‘두 개의 노래’ 전은 2002년부터 해온 마르히트 루카츠, 페르세인 브루어슨이 공동 작업해 온 신작을 선보인다.
작품들 속에 표현된 ‘자연’은 하나의 주인공이 되어, 기술에 의해 지배당하는 사회의 권력 구조와 위계를 표상한다. 폐허의 형상이거나 다 부서져 가는 골자 위에 피어나는 자연의 모습은, 인류의 흥망성쇠를 표상하는 하나의 장치로 기능한다. 광주시립미술관 5관, 매주 월요일, 추석 당일 휴관.
![]() 레베카 모치아 ‘외로움의 지정학’ |
동곡미술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작가 레베카 모치아가 2021년부터 지속하고 있는 장소 특정적, 문화 특정적 프로젝트인 ‘외로움 부’의 연장선상에 있다. ‘외로움 부’란 2018년 영국, 캐나다와 일본에서 설립된 행정 기구로 인류가 느끼는 외로움이 단순히 개인적 감정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는 사실을 주지한다. 정소익이 큐레이터를 맡았으며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동참했다. 동곡미술관, 매주 월요일 및 추석 당일 휴관.
![]() 엘리야 메사이어 ‘신탁’ |
덴마크에서 청년 작가 에스벤 바일레 키예르, 엘리야 메사이어, 필립 붸스트 등은 공통적으로 ‘퍼포먼스’에 관심을 두고 이를 예술관에 접목해 왔다. 작가들은 자신의 몸이나 타인의 몸을 통해 21세기에 중요한 화두인 정체성, 영성, 성소수자, 보살핌, 고통, 자본주의 등의 주제를 다룬다. 출품작들은 모두 아트 허브 코펜하겐의 커미션으로 제작된 조각들이다. 관객은 작품은 더 큰 주제인 공연예술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떠올리도록 유도한다. 남구 씨움, 매주 월요일 휴관.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