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 불교를 말하다=방외자의 삶을 살았던 김시습은 아홉 살 무렵 대궐로 나아갈 정도로 천재였다. 그는 시문에 능통했으나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 소식을 듣고 두문불출한다. 이후 책을 모두 불살라버리고 뛰쳐나와 똥통에 빠지는 ‘양광’의 삶을 산다. 양광이란 거짓으로 미친 척 행하는 것으로, 지식과 현실이 극단적으로 대립할 때 택하는 행위 양식이다. 이를 통해 명저 ‘금오신화’를 집필한 이야기 등을 알려준다. <돌베개·3만5000원>
▲은퇴 부부의 42일 자유여행=남편과 은퇴한 뒤 떠난 자유여행에서 펼쳐진 이야기를 담았다. 부부는 가우디의 일생이 담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부터 산세바스티안, 포르투를 거쳐 도착한 리스본과 파두의 향기 등 세계 곳곳의 아름다움을 마주한다. 그라나다를 만끽한 뒤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세비야 대성당에서 이슬람 문화를 체험하고, 알람브라 궁전에서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노래를 듣는다. <크레파스북·1만8000원>
▲점거당한 집=한 남매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공공 공간을 ‘점거’한다. 이들은 자신이 거주하던 빈 집을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기존의 전시 공간은 오히려 거처로 변모시키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기존 고정관념을 부수고 미술관에서 먹고 마시며 자는 시도는 ‘자신만의 미술관’을 만들어가는 시도다. 영화관이나 도서관, 감각에 따라 전시된 그 모든 공간에서 ‘제도’를 넘어서는 예술 미학을 발견해 간다. <사계절·1만5000원>
▲앤서=대전쟁 이후 황폐화된 2086년 미래, 인간들은 생체병기인 ‘아르굴’을 피해 방벽 ‘셸터’ 안에 모여 산다. 자원, 식량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함을 느끼며 인류는 갈등과 격차 속에서 고통을 받는다. 유이는 동아시아 국가 연합의 셸터인 ‘앤서’에서 18년을 살아왔다. 그는 공적 포인트를 쌓아 정식 시민이 됐으나, 홀로 남는 밤마다 과거의 아픔에 시달린다. 그는 생사를 알 수 없는 연인 킨과 공습으로 인해 살해당한 아버지 등 우울했던 과거를 딛고 미래로 진전한다. <김영사·1만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