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작가들의 꿈과 희망 피어오르다
광주장애인미술협회 영·호남 장애작가 미술교류전
광주예술의전당서 ‘피어오르다’전 오는 15일까지
2024년 09월 02일(월) 10:35
광주장애인미술협회는 영·호남 장애작가 미술교류전을 오는 15일까지 광주예술의전당 갤러리에서 진행한다.
장애를 딛고 자신만의 창작 세계를 열어가는 작가들이 있다. 장애인작가들은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아야만 창작의 결실을 거둘 수 있다.

호남과 영남의 장애 화가들이 작품을 매개로 미술교류전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광주장애인미술협회(회장 문경양)는 영·호남 장애작가 미술교류전을 광주예술의전당 갤러리에서 진행 중이다.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교류전 주제는 ‘피어오르다’.

꽃봉오리가 맺혀 벌어지려는 순간을 ‘피어오르다’라고 말한다. 인고의 시간 이후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을 나타낼 때 쓰는 표현이다.

지난 1992년 5월 창립된 광주장애인미술협회는 장애가 있는 작가들의 권익 보호와 예술 활동의 기회를 보장하고자 설립됐다. 현재 협회에는 모두 150명의 장애인 작가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광주장애인미술협회는 영·호남 장애작가 미술교류전을 오는 15일까지 광주예술의전당 갤러리에서 진행한다.
올해로 3번째를 맞이한 영·호남 교류전은 광주장애인미술협회와 대구장애인미술협회, 전북하나창작지원센터 회원들이 참여했다. 작가 51명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장르 또한 서양화를 비롯해 한국화, 목공예, 금속공예, 나전칠기 등 다양하다.

문경양 회장은 “이번 전시는 장애를 예술로 승화시킨 영남·호남 작가들이 작품을 매개로 예술적 소통과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저마다 개성적인 세계를 일궈온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저마다 작가들의 심미안으로 구현한 다채로운 작품을 볼 수 있다. 소재도 다채롭다. 일상의 소소한 장면부터 계절의 변화, 꿈과 비전에, 아름다운 풍광, 고향에 대한 추억 등이 개성적인 붓질로 표현돼 있다.

송진현 작 ‘비오는 날’
송진현 작가의 ‘비오는 날’은 이색적이다. 작가는 차창 너머로 보이는 비 오는 날의 풍경을 사실적이면서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유리창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로 인해 저편의 풍경은 다소 몽롱하다. 빗물의 번짐을 시적으로 묘사한 효과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익숙한 장면이지만 작품을 통해 구현한 점이 낯선 감흥으로 다가온다. 유리창과 빗물이라는 두 개의 객체를 통과해 보여지는 장면은 모티브를 잡아내는 작가의 영감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류성실 작가의 ‘깊어가는 가을에… ’
류성실 작가의 ‘깊어가는 가을에… ’는 곧 언제인가 싶게 다가온 가을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한다. 올 여름 유난히 무더웠던 시간은 은은하게 불타오르는 가을 속으로 진입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가까이보다 조금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면 보다 더 깊이 가을의 서정을 느낄 수 있다.

김수광 작가의 ‘배부른 악어’는 수초를 배경으로 반쯤 입을 벌린 악어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노란색의 이빨과 진초의 피부가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캐리커처 같은 느낌과 귀여운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단순화한 형태이지만 특징이 잘 구현된 악어는 배부른 포식자의 여유를 드러낸다. 평범해 보이는 겉모습이지만 어쩌면 우리들 저마다의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탐욕과 욕망을 상징화한 것 같다.

또한 백선희 작가의 ‘정겨움’, 김민정 작가의 ‘따스함 담긴 바다’, 고오주 작가의 ‘골고다 언덕’, 윤은숙 작가의 ‘그리움만’ 등도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밖에 이귀원 작가의 목공예 ‘콘솔’을 비롯해 고경주 작가의 금속공예 ‘망향 쌍월몽’와 강성미 작가의 ‘6월의 탄생석 진주’ 등도 볼 수 있다

문경양 회장은 “저마다 개성과 세계관을 표현한 작품들은 저마다 예술적 가치를 발한다”며 “장애 예술인들의 꿈과 희망이 피어오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무료,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다. 저녁 공연 있는 날은 오후 7시 30분까지 연장 운영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725240900773159007
프린트 시간 : 2025년 07월 07일 14:5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