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 회생결정 됐지만…아파트 신축 현장 ‘후폭풍’
입주 예정자들 “외벽 파손·주차장 누수 등 공동시공사 부실 시공” 지적
철저한 안전진단 후 준공 승인 촉구…공동시공사 “문제없이 시공할 것”
광주 4곳 HUG 보증사고 사업장 지정…유찰 반복에 사업 재개 불투명
2024년 08월 25일(일) 20:30
최근 광주시 서구의 한 신축아파트 고층부 외벽 석재 타일이 떨어져 나와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다. 현재 시공사는 떨어져나간 타일을 보수 조치한 상태다.
광주시 서구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고층 외벽이 떨어져 나가는 등 부실 시공이 의심되는 하자가 발생해 주민들이 정밀 조사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법인회생 결정을 받은 한국건설이 시공했으며, 공동 시공사가 잔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은 건설사의 ‘유동성 자금 위기’ 여파가 자신들에게 전가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25일 광주시 서구의 A 신축아파트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입주예정자들은 최근 서구에 철저한 하자점검과 안전 진단 후 아파트 준공 승인을 내 줄 것을 촉구했다. A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20층 규모의 건물 2개 동으로 구성됐으며 총 144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A 아파트는 고층부 외벽 타일이 군데군데 떨어져나가 구멍처럼 뚫렸으며, 저층부 상가에는 대리석이 파손된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측에서는 떨어져 나간 외벽에 패널을 채워넣는 등의 조치를 했으나, 입주예정자들은 “패널이 떨어져나간 지점에서 ‘꽃음촉’ 등 기계적 고정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접착제로 고정한 정황이 확인돼 사고 재발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달 초 같은 아파트 저층부 외벽에 폭우로 인해 토사가 흘러내리고 석재 외벽이 무너져 있다. <독자 제공>
입주예정자들은 이달 초 A아파트 저층부 외벽 석재 패널은 최근 폭우로 밀려온 토사 무게를 못 이기고 건물 내부 쪽으로 밀려들어가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지하주차장에는 누수로 천장에 곰팡이가 피었으며 주차장 벽면에 20여㎝ 흙탕물이 차올랐던 흔적이 남기도 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하 발전실 바닥에 물이 고이면서 감전 위험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입주예정자들은 기존 시공사인 한국건설이 법인 회생신청을 낸 뒤, 공동 시공사였던 B 회사가 잔여 공사를 맡으면서 문제가 악화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B사는 입주시기를 두고도 주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B사는 지난달 8일 관할구청인 광주시 서구에 사용승인(준공)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입주자 사전 점검일을 지난달 13~14일로 예고했다. 하지만 뚜렷한 이유를 고지하지 않고 점검일을 20~21일, 27~28일로 잇따라 미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은 공정률이 부족한데도 사용승인 신청을 하고 입주 절차를 강행하다 보니 문제가 불거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내놓고 있다.

광주시 서구는 “해당 아파트는 주상복합 300세대 미만이어서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현행법상 입주자 사전 방문 일정을 사전 통보해야 하거나 관할구청에 공정률을 제출하는 등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입주예정자는 “석재가 지속적으로 떨어져 주변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은 안전에 큰 위협을 끼치는 중대한 하자다”며 “광주시 서구가 이같은 하자가 고쳐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준공 승인을 내 주는 것은 말도 안된다. 하자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회사 관계자는 “일부 입주예정자들의 민원 사항에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회사 측에서는 중대한 하자가 발생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며 “하자는 어느 아파트를 짓더라도 생기게 마련이며, 보완을 거쳐 문제 없게 시공할 방침이다”고 해명했다.

광주시의 다른 한국건설 사업장 또한 문제를 겪고 있다. 한국건설은 지난해부터 유동성 위기에 허덕이다 28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갚지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려 지난 6월 29일 법원회생을 신청했다.

광주에서는 북구 신안동, 동구 궁동·수기동·산수동 등 4곳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임대 보증사고 사업장으로 지정됐다.

궁동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계획 공정률은 42.3%, 실제 공정률은 37.4%로 예정 공정률이 한참 모자란 상태로 사업이 멈춰섰다. 신안동의 경우에도 계획공정률은 87.2%, 실제 공정률은 61.5%로 역시 보증사고 처리되는 등 다른 사업장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들 사업장은 모두 분양사고 사업장으로 지정된 데 따라 입주예정자들에게 분양금 등을 환급해 주는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궁동·산수동·수기동 사업장은 HUG 공매를 통해 새로운 사업자를 찾고 있으나 유찰을 반복하고 있어 사업 재개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알려왔습니다]

본보는 ‘한국건설 회생결정 됐지만…아파트는 신축 현장 ’후폭풍‘<8월 26일자 6면>이라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부실시공 의혹을 받는 시공사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시공사 관계자는 “고층부 외벽 석재가 군데군데 비어 있는 것은 가설작업대(swc)를 설치하기 위해 고정 장치를 장착했던 자리로, 입주민들이 사진을 촬영할 당시 미시공 상태였을 뿐 석재가 떨어져나간 사실이 없다”면서 “저층부 외벽 석재가 파손된 것은 폭우, 토사와 무관하게 시공 과정에서 장비에 의해 발생한 파손이며, 지하주차장에 공기 정체로 결로가 생긴 바는 있으나 침수가 발생한 적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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