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숙 기념사업회’ 광주서 출범
‘민중문학 거목’ 남도 대표 작가…이사장에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의로운 삶과 문학세계 조명…연구위원회 등 주축 사업 준비 박차
2024년 08월 20일(화) 19:35
‘행동하는 지식인 송기숙기념사업회’ 법인 등록이 최근 완료돼 기념사업회가 본격 출범했다. 사진은 지난 2023년 국립5·18민주묘지 민주관에서 열린 창립총회 모습. <기념사업회 제공>
지난 2021년 별세한 송기숙 소설가는 남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한국 소설문단에 큰 족적을 남긴 문단의 큰 어른이었다. 고인은 민족 문학에 뿌리를 내린 우리시대의 마지막 리얼리스트라 평가될 만큼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일궜다.

특히 대하소설 ‘녹두장군’은 민중해방의 선구자, 녹두장군 전봉준의 삶을 그린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작가는 민초들의 힘을 결집해 부패한 봉건사회를 개혁하고자 했던 녹두장군의 열망과 사상을 핍진한 문체로 그렸다. 전라도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는 물론 아름다운 풍광을 작품 속에 녹여내 독자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행동하는 지식인 송기숙선생기념사업회(이사장 임헌영, 기념사업회)가 광주에서 정식 출범했다.

20일 기념사업회 전용호 운영위원장에 따르면 최근 기념사업회 사단법인 등록이 완료됐다. 법인명의의 통장도 발급되고 운영위원회, 연구위원회도 꾸려졌다.

전 위워장은 “기념사업회가 정식으로 발족된 만큼 하반기 추진사업 등에 대한 중지를 모아보자는 취지에서 20일 저녁 광주에서 부이사장단이 모였다”며 “회보 발행 등을 포함해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2022년 12월 5일 광주 민주의 집에서 열린 창립 추진모임이 모태가 됐다. 이날 문학인들과 사회운동가들은 문학인이자 지식인으로 독재시대에 맞서 정의롭게 실천하는 삶을 살아온 고인을 어떻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것인가 논의 끝에 기념사업회를 발족할 것을 결정했다.

이후 지난해 7월 13일 5·18기록관 다목적강당에서 기념사업회 발기인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기념사업회 준비위원장에 박석무 이사장, 부위원장 김상윤 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 집행위원장은 전용호 소설가 등이 선임됐다.

발기인대회에는 김경일 신부, 장헌권 목사 등을 비롯해 전남대 민교협 김병인 교수, 전남대 5·18연구소장 민병로 교수, 문학계 나종영 시인, 채희윤 소설가, 작가회의 정양주 회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어 창립총회는 지난해 12월 2일 국립5·18민주묘지 민주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됐다. 위원장에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이 선임됐다.

기념사업회 광주 출범에 앞서 지난 2022년에는 고인의 고향인 장흥에서 기념사업회가 꾸려진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송기숙 문학제, 송기숙 기념 전라남도 청소년 백일장. 송기숙 기념제 등이 추진됐다.

1936년 장흥에서 태어난 송기숙 작가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유신체제, 5·18민주화운동 등 격동의 현대사를 온 몸으로 겪은 산증인이었다. 선생의 창작활동은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연속선상에서 진행됐다.

특히 1978년 6월 27일 송기숙 교수 등 11명이 주축이 돼 발표한 ‘우리의 교육지표’는 학원의 민주화를 주장했던 선언이었다. 전남대 인문대학 건너편에는 당시를 기념하는 교육지표마당과 ‘우리의 교육지표’를 새긴 비석이 세워져 있다.

기념사업회 출범과 맞물려 활동이 기대되는 것은 연구위원회의 활동이다.

지난 3월에 발족한 연구위원회에는 김선출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으로 조은숙, 이영송, 하성흡, 김만성 총 5명이 선임됐다. 이들은 장단기 기념사업 전반적인 의견을 나누고 사업들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송기숙 소설 관련 논문 등을 발표한 조은숙 박사는 “선생님은 근현대사의 질곡을 펜 하나로 헤쳐 왔으며 무엇보다 독재의 폭압에 굴하지 않은 ‘행동하는 지식인’의 삶을 사셨다”며 “연구위원회 발족과 기념사업회 출범을 계기로 선생님의 의로운 삶과 문학세계 등이 다양한 사업을 토대로 조명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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