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의 리듬과 사유가 발하는 재생의 의미
주안미술관 ‘재생 Re:play’전 22일부터 9월 24일까지
권수연, 박한빛, 조선아, 한아름 작가 등 4인 출품
2024년 08월 20일(화) 14:55
박한빛 작 ‘밤’
요즘 들어 자주 듣는 말 가운데 ‘재생’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적 의미의 재생은 낡거나 버리게 된 물건을 가공해 다시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또는 생물체의 경우는 상실된 일부가 다시 자라나는 일을 일컫기도 한다.

예술적 의미에서의 재생은 특정한 패턴이 동일하게 반복되는 것을 의미한다. 고유의 리듬과 작가의 사유가 발하는 특유의 미를 감상할 수 있는 묘미가 있다.

권수연, 박한빛, 조선아, 한아름 작가 4인이 ‘재생 Re:play’를 주제로 전시를 연다. 주안미술관서 오는 22일부터 9월 24일까지. 작가들의 작업세계를 한 자리에서 보다 친밀하게 느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작업라운지 4rd’로 기획된 이번 전시에는 반복과 운율을 작가 저마다의 관점으로 구현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박한빛 작가의 ‘밤’은 무수히 많은 네모의 칸을 배경으로 구현됐다. 청색의 바다 너머 노랗게 반짝이는 마을들, 항구를 안온하게 감싸 안은 산들은 일견 평범한 풍경이다. 그러나 한지에 끊임없이 덧칠한 색과 선은 밤의 이미지를 두터우면서도 따스하게 보이게 한다. ‘새벽’을 기다린다는 것은 반복과 중단 없는 정진 외에는 없음을 묵직하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한아름 작 ‘network13’
한아름 작가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축이 돼버린 네트워크를 모티브로 작품을 선보이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은 하나의 그룹을 만들고, 또 다른 그룹과 연대하고, 네트워킹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확장한다. ‘network13’은 무수한 조각처럼 나뉘고 구획된 네트워크의 다채로운 양상을 보여준다. 복잡하면서도 도회적인 패턴은 그만큼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단순하지 않고 다양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권수연 작가는 의자라는 모티브를 매개로 집단에서 살아가는 나를 표현했으며, 조선아 작가는 자연이 주는 반복적인 순환과 질서를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한편 송진주 학예사는 “이번 전시에서는 네 명의 작가들이 자신만의 미학적 방식으로 ‘재생’의 의미를 구현했다”며 “다양한 상황과 관계에서 발생하는 재생은 오늘의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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