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공포’ 확산 … 광주시, 청사 지하에 주차 금지
13일 차관급 전기차 화재대책회의
배터리제조사 공개·완충제 등 논의
광주시, 정부방침 맞춰 대응책 마련
2024년 08월 12일(월) 19:50
12일 광주시 청사 지하 1층 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 주차공간이 주차 금지 조치에 따라 텅 비어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인천 아파트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공포가 확산하면서, 광주시 등 자치단체들도 청사 내 관용 전기차 주차 공간을 지상으로 옮기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입주자 대표회의 등에서도 전기차 지상 주차 여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등 전기차 지하 주차 금지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일보 8월8일자 6면 보도>

광주시 서구는 전기차 화재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했고, 광주 동구의회도 조례 제정에 나설 예정이다.

전기차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도 13일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각 부처 차관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열고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1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일부터 본청에서 운용 중인 관용 전기차를 모두 지상에 주차하도록 조치했다. 광주시 관용 전기차는 모두 58대이며 14대는 청사 지하, 나머지 44대는 청사 지상 지정 주차구역을 이용해 왔다. 광주시는 특히 전기차 충전 시설 35기 가운데 지하에 설치된 4기도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시는 또 직원 개인 소유 전기차 현황도 파악해 지하 주차장 이용 금지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내구연한(10년)이 지나거나 임박한 관용 전기차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점검하고 수리 또는 불용 처리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타 자치단체에서도 지하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상으로 옮기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정부 방침이 확정되는대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날 오전 환경부 차관 주재로 전기차 관련 관계부처와 전문가 참여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13일에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각 부처 차관이 참석하는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다양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내달 초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대책은 ‘전기차 본체’와 ‘충전기 등 전기차 관련 기반시설’로 나뉜다.

우선 논의되는 방안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공개’다. 국토교통부는 전기차 제원 안내에 배터리 제조사를 반드시 포함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대자동차는 지난 9일 홈페이지에 차종별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기아도 이날 홈페이지에 자사 전기차 7종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밝혔다.

다만 배터리 제조사 정보는 영업비밀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수입차의 경우 통상문제 비화 우려 등이 제기된다.

정부는 또 화재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100% 충전’, 이른바 완충을 제한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일단 서울시는 다음 달 말까지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에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출입할 수 있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충전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은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적용할 수 있어 비교적 시행이 쉽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자체가 줄어든다는 단점도 상존한다.

이와 함께 전기차 충전기와 관련해서는 과충전 방지를 위해 전기차와 통신할 수 있는 ‘전력선통신(PLC) 모뎀’ 장착 기기를 확대하는 방안도 대책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현재 급속충전기엔 대부분 PLC 모뎀이 장착돼있으나, 완속충전기엔 거의 없는 상황이다.환경부는 올해부터 PLC 모뎀을 장착한 ‘화재 예방형 완속충전기’ 보급을 위해 보조금을 40만원 더 지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불이 났을 때 소방력 투입이 어려운 지하에는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최근 지어진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만 있는 곳이 많은 데다, 지상에서는 아예 차량 운행이 불가능한 곳도 많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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