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폭염에…해수욕장 ‘텅텅’·상인 한숨 ‘가득’
긴 장마 이어 폭염특보 계속되며
전남 해수욕장 피서객 발길 뚝
“올 여름 장사 망쳤다” 망연자실
계곡·워터파크는 인파 몰려 ‘대조’
전남 해수욕장 피서객 발길 뚝
“올 여름 장사 망쳤다” 망연자실
계곡·워터파크는 인파 몰려 ‘대조’
![]() 한낮 최고기온이 34.1도에 달한 지난 10일 신안군 임자면 대광해수욕장이 휴가철임에도 피서객들이 찾지 않아 썰렁한 모습이다. /신안=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
연일 낮 최고체감온도가 36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휴가철 피서객으로 가득차야할 전남지역 일부 해수욕장에는 방문객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긴 장마에 이어 너무나 더운 무더위 탓에 피서객들이 해수욕장으로 향할 발길을 실내나 계곡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해수욕장 인근 자영업자들은 물건너간 피서철 특수에 울상을 짓고 있다.
◇ 지독한 폭염에 전남 해수욕장 ‘썰렁’= 한낮 최고기온이 34.1도에 달한 지난 10일 신안군 임자면 대광해수욕장은 썰렁하기만 했다.
해수욕장이라면 으레 있어야 할 파라솔은 눈에 띄지 않고, 피서객은 손 꼽을 정도였다. 바나나보트와 플라이피쉬 등 수상레저시설도 찾는 손님이 없어 바다에 둥둥 떠있었다. 해수욕장 주차장에는 5대의 차량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같은날 오후 무안군 망운면 톱머리해수욕장도 한산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보다 모래사장 뒷편의 나무그늘에 자리를 펴고 누워 있는 피서객이 오히려 더 많았다.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전남 지역 해수욕장 58곳을 찾은 이용객 수는 지난 8일까지 41만 68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만 7517명에 비해 2.5% 감소했다.
올해 유달리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의 발길이 줄고 있는 이유로는 역대급 폭염이 꼽히고 있다. 극한 폭염에 해수욕은커녕 야외 활동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해수욕장을 찾은 일부 피서객은 “도저히 안되겠다”며 모래사장의 더위를 피해 차량으로 들어가 더위를 피하기도 했다.
충북 제천에서 신안 대광해수욕장을 찾았다는 김모(60)씨는 “고향이 신안이라 매년 이곳에 온다. 원래 이 시기면 주차장이 꽉 차서 차 댈 곳이 없고, 가게마다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올해는 썰렁하다”며 “올해 유난히 덥고 습해서 사람들이 해수욕장보다는 워터파크 같은 곳으로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광주에서 왔다는 박소미(51)씨 역시 “재작년까지 불꽃놀이, 맥주파티 등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했었는데 올해는 그런 떠들썩함이 없는 것 같다”며 “폭염 때문에 부모님과 아이들 건강에 혹시 무리가 갈까 고민을 많이 하다 바다를 찾았지만 괜히 왔나 싶다”고 토로했다.
무안 톱머리 해수욕장을 찾은 김윤호(38)씨는 “피서 삼아 드라이브를 나왔지만 물놀이를 하기엔 아이 건강도 걱정되고 너무 피곤할 듯해 차 안에서 구경만 하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도심의 물놀이시설이나 구례 수락폭포 등 전남지역 계곡을 찾는 지역민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전남도 관계는 “전남 해수욕장 개장기간이 18일까지로 아직 남아있어 이용객이 줄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를 것 같다”면서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 해수욕장 인근 자영업자 ‘한숨’= “여름 한철 장사인데 사람들이 이렇게 안와서야 막막하네요.”
휴가철을 맞아 전남지역 해수욕장을 찾아야 할 피서객들이 바닷가가 아닌 워터파크나 계곡 등으로 몰리면서 휴가철만 바라보던 해수욕장 인근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신안 대광해수욕장의 경우 2022년 3만3246명이 찾을 정도로 각광받았으나 2023년 5174명이 찾으며 이용객이 84.4% 급감한데 이어 올해 이용객은 2592명(7월 19일~8월 8일)에 그쳤다.
이날 신안 대광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한 김미옥(여·63)씨의 식당은 한창 점심 시간인데도 텅 비어있었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20년째 장사 중인데 원래 맛집으로 소문나 이즈음 손님들이 줄을 섰었다”며 “혹시나 하고 미리 비닐식탁보를 모두 깔아놨는데 허무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오인숙(여·32)씨 역시 “작년까진 사람도 많았고, 주말뿐 아니라 평일과 밤에도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 올해는 사람이 너무 없다”며 “대여해주는 튜브도 원래 없어서 못줬데 올해는 남아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씨는 “동해안 해수욕장에 해파리가 나왔다는 소식도 피서객 감소에 영향을 끼친것 같다”고 덧붙였다. 무안군 망운면 톱머리해수욕장에 올해 방문객은 2341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30%(3279명) 가량 줄었다.
무안톱머리 인근에서 리조트 매니저로 일하는 박춘영(55)씨는 “다들 올해 가장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꽉 차던 평상도 텅 비어있다”며 “수시로 폭염이라고, 외출하지말라고 문자가 오니 놀러나오려 했던 사람도 안나오겠다”고 우려했다.
박씨는 “전남 지역 해수욕장 인근 자영업자들은 여름 한철 보고 장사하는데, 점점 더 더워지고 사람들이 해수욕장에 안나오면 어떻게 해야할지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호소했다.
/신안·무안=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긴 장마에 이어 너무나 더운 무더위 탓에 피서객들이 해수욕장으로 향할 발길을 실내나 계곡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해수욕장 인근 자영업자들은 물건너간 피서철 특수에 울상을 짓고 있다.
해수욕장이라면 으레 있어야 할 파라솔은 눈에 띄지 않고, 피서객은 손 꼽을 정도였다. 바나나보트와 플라이피쉬 등 수상레저시설도 찾는 손님이 없어 바다에 둥둥 떠있었다. 해수욕장 주차장에는 5대의 차량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같은날 오후 무안군 망운면 톱머리해수욕장도 한산한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보다 모래사장 뒷편의 나무그늘에 자리를 펴고 누워 있는 피서객이 오히려 더 많았다.
올해 유달리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의 발길이 줄고 있는 이유로는 역대급 폭염이 꼽히고 있다. 극한 폭염에 해수욕은커녕 야외 활동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해수욕장을 찾은 일부 피서객은 “도저히 안되겠다”며 모래사장의 더위를 피해 차량으로 들어가 더위를 피하기도 했다.
충북 제천에서 신안 대광해수욕장을 찾았다는 김모(60)씨는 “고향이 신안이라 매년 이곳에 온다. 원래 이 시기면 주차장이 꽉 차서 차 댈 곳이 없고, 가게마다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올해는 썰렁하다”며 “올해 유난히 덥고 습해서 사람들이 해수욕장보다는 워터파크 같은 곳으로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광주에서 왔다는 박소미(51)씨 역시 “재작년까지 불꽃놀이, 맥주파티 등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했었는데 올해는 그런 떠들썩함이 없는 것 같다”며 “폭염 때문에 부모님과 아이들 건강에 혹시 무리가 갈까 고민을 많이 하다 바다를 찾았지만 괜히 왔나 싶다”고 토로했다.
무안 톱머리 해수욕장을 찾은 김윤호(38)씨는 “피서 삼아 드라이브를 나왔지만 물놀이를 하기엔 아이 건강도 걱정되고 너무 피곤할 듯해 차 안에서 구경만 하려 한다”고 말했다.
![]() 휴일이자 폭염이 계속된 11일 구례군 수락폭포 계곡을 찾은 피서객들이 시원스레 떨어지는 계곡물에 몸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구례=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 해수욕장 인근 자영업자 ‘한숨’= “여름 한철 장사인데 사람들이 이렇게 안와서야 막막하네요.”
휴가철을 맞아 전남지역 해수욕장을 찾아야 할 피서객들이 바닷가가 아닌 워터파크나 계곡 등으로 몰리면서 휴가철만 바라보던 해수욕장 인근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신안 대광해수욕장의 경우 2022년 3만3246명이 찾을 정도로 각광받았으나 2023년 5174명이 찾으며 이용객이 84.4% 급감한데 이어 올해 이용객은 2592명(7월 19일~8월 8일)에 그쳤다.
이날 신안 대광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한 김미옥(여·63)씨의 식당은 한창 점심 시간인데도 텅 비어있었다. 김씨는 “이 자리에서 20년째 장사 중인데 원래 맛집으로 소문나 이즈음 손님들이 줄을 섰었다”며 “혹시나 하고 미리 비닐식탁보를 모두 깔아놨는데 허무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오인숙(여·32)씨 역시 “작년까진 사람도 많았고, 주말뿐 아니라 평일과 밤에도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 올해는 사람이 너무 없다”며 “대여해주는 튜브도 원래 없어서 못줬데 올해는 남아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씨는 “동해안 해수욕장에 해파리가 나왔다는 소식도 피서객 감소에 영향을 끼친것 같다”고 덧붙였다. 무안군 망운면 톱머리해수욕장에 올해 방문객은 2341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30%(3279명) 가량 줄었다.
무안톱머리 인근에서 리조트 매니저로 일하는 박춘영(55)씨는 “다들 올해 가장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꽉 차던 평상도 텅 비어있다”며 “수시로 폭염이라고, 외출하지말라고 문자가 오니 놀러나오려 했던 사람도 안나오겠다”고 우려했다.
박씨는 “전남 지역 해수욕장 인근 자영업자들은 여름 한철 보고 장사하는데, 점점 더 더워지고 사람들이 해수욕장에 안나오면 어떻게 해야할지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호소했다.
/신안·무안=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