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와 규제에 흑산 홍어 명성 퇴색
2024년 08월 09일(금) 00:00
전북 군산이 국내 홍어의 주산지로 떠오르면서 신안과 목포를 중심으로 한 흑산 홍어의 명성이 위협받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군산이 국내 최대 홍어 산지로 떠오른 것은 지난 2021년부터다. 군산의 홍어 위판량은 2017년 4t, 2018년 36t에 불과했으나 2019년 224t, 2020년 637t으로 급증한 뒤 2021년 1417t으로 전국 1위로 올라섰다. 올해도 1489t을 위판해 전국 위판량(3303t)의 절반에 가까운 45.1%를 차지하고 있다.

어획량 증가에 따라 정부가 시·도에 배정하는 총허용어획량(TAC)도 올해 전북이 전체(3668t)의 37%인 1365t으로 가장 많다. 반면 2위인 전남은 817t에 불과해 홍어 주산지 명성이 사실상 군산으로 넘어갔다. 가장 큰 원인은 수온 상승에 따른 홍어의 서식지 북상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지 이동이야 어쩔수 없다지만 남획을 방치하고 포획량을 제한하는 TAC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신안을 비롯해 전남에선 주로 미끼가 없는 주낙방식으로 홍어를 잡는 반면 군산 등지에서는 촘촘한 그물을 사용하는 유자망 조업을 하고 있다. 낚시로 잡는 것과 그물로 잡는 것은 차이가 클 수밖에 없는데 이를 방치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 게임이다. 더구나 군산에는 1년 전에야 TAC 제도를 적용했는데 아직까지 단속 실적이 전무한 것도 정부가 강 건너 불구경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

흑산 홍어잡이는 2020년 국가 중요 어업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공인된 조업 방식을 인정받고 있다. 신안군도 흑산 홍어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2009년부터 수산물이력제를 실시하는 등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불법 어구까지 사용해 유통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방치해서야 될 일인가. 조업방식 규제 강화와 불법 어구가 근절되도록 시급히 TAC 제도를 보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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